내달 27일까지 재상장 후 법정관리 졸업할 듯

-해운업계, “법정관리로 손실부담 털어내 저운임에도 이익낼 것”
-금융권, “대한해운 등 해운업 무지 오너라는 점은 우려”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지난 12일 관계인집회에서 변경회생계획안이 가결되면서 하림이 사실상 팬오션을 인수했다. 팬오션은 기존 주주들에 대한 무상감자와 새로운 주인 하림의 유상증자 작업을 위해 한 달 가량 주식거래를 정지시키고 법정관리 졸업 및 새주인을 맞을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팬오션에 따르면, 팬오션은 오는 17일부터 내달 27일까지 무상감자와 하림의 유상증자 작업을 위해 주식거래를 정지시킬 예정이다. 이 작업이 마무리돼 팬오션이 재상장하면 법정관리도 졸업하고 새 주인인 하림을 맞게 된다.

팬오션 관계자는 “감자와 증자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내달 27일까지 거래를 정지할 예정이다”며, “법정관리 졸업은 재상장하면서 바로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지만, 요건은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해운업계는 일단 팬오션이 법정관리로 대규모 손실부담을 털어냄과 동시에 거액의 회생채무를 조기변제하면서 신규 투자나 장기운송계약 체결이 가능해짐에 따라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회사에 거액 손실을 안게 했던 고가의 용선료는 출자전환 하고, 2007~2008년 당시 고가에 발주했던 선박들은 감액 손실처리 했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 선가가 발주 당시보다 두 배 이상 낮아 졌는데, 이 고가 발주 선박을 현 선가대로 감액처리하면서 감가상각을 털어내면, 장부 상으로는 감가상각이 줄어들게 되면서 적은 운임으로도 이익이 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 졌다”며, “여기다 현 선대의 3분의 1 가량이 장기운송계약임에 따라, 시황이 지금보다 약간만 개선되더라도 팬오션은 엄청난 이익을 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림의 곡물 물량에 대한 수송과 함께 법정관리 졸업 후 해외 우량화주들과 장기운송계약 체결이 가능해진데다, 하림의 의지만 있다면 적기 선박확보나 신규 투자로 인해 단기간내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하림 오너가 해운업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당장 하림이 팬오션을 인수했던 이유가 하림이 보유한 해외농장을 통해 들여오는 곡물 수송에 따른 용선료 절감때문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융권에서는 선박금융 구조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기업들이 자금을 다른 곳에 사용할 우려도 무시하지 못한다는 전언이다.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대한해운이 SM그룹의 건설사에 자금을 지원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같은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벌크선사인 A사 관계자는 “업계가 해운을 잘 모르는 기업이 해운업체를 인수하거나 설립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이유는 과거 비자금 관리라든지 좋지 않은 방향으로 해운사를 활용한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현대글로비스의 경우는 다른 목적이 있어 급속도로 성장했지만, 대부분 화주가 운송사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물류비 절감이 목적이기 때문에 하림이 팬오션을 얼마나 키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해운업체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선박금융에 대한 상환은 3개월이 되는 시점의 마지막 날에 은행에 일시 지급하게 되고 해당 선박에 대한 SPC에 운임이 쌓이는 구조다”고 설명하고는, “이 때문에 실제 장부상에는 거액의 현금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 은행이나 연료유 비용 등으로 지급돼 선사는 약간의 마진만 챙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선사들이 화주에게서 운임이 나중에 지급되거나 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기본적으로 해당 SPC에 3~5% 가량 여유자금을 쌓아둔다”며, “하지만, 이러한 구조를 모를 경우, 장부상에 있는 현금을 보고 다른 곳에 사용했던 전례가 있었던 탓에 해운업에 무지한 오너에 대해 업계가 경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도 “해운업은 전통적으로 부침이 굉장히 심한 업종이라서 항상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하는데, 지난해 대한해운이 그룹 건설사 자금 지원으로 금융권에서도 상당히 대한해운에 대해 걱정스러워 했었다”며, “하림그룹도 해운업에 대해 무지하다는 점 때문에 팬오션에 대해 우려의 시각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전했다.

이 같은 업계의 우려에 대해 하림측은 팬오션에 대해 완벽하게 인수된 후 구체적인 계획이나 비전을 오픈하겠다는 입장이다.

하림 관계자는 “아직까지 팬오션이 완벽하게 인수완료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업계의 우려에 대해)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 말씀을 못 드리겠다”며, “팬오션에 대한 부분은 실제 인수 완료 후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오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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