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업계, “허치슨과 신선대 매각 협상 시점에 왜?”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부산 신선대 부두 지분매각을 추진 중인 CJ대한통운이 광양항에서 운영 중인 터미널의 지분은 100%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CJ대한통운의 광양터미널 법인은 대주주가 팬오션이지만, 경영권과 주식 우선매수청구권은 CJ대한통운이 갖고 있었는데, 올 상반기 느닷없이 이 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팬오션과 CJ대한통운에 따르면, 팬오션은 지난 6월 CJ대한통운과 합작투자해 만든 광양항 터미널 법인인 ‘광양항서부컨테이너터미널’ 주식 80%를 CJ대한통운의 요청에 의해 전량 매각했다. 매각가는 4억 4,000만 원이며 주식 우선매수청구권이 있었던 CJ대한통운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지난 8월말 매각이 최종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광양항서부컨테이너터미널은 광양항 터미널을 운영하기 위해 2006년 팬오션과 CJ대한통운이 총 자본금 6억 원가량을 투자해 만든 합작법인으로 팬오션이 80%, CJ대한통운이 20%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명목상으로는 팬오션이 대주주임에 따라, 해당 법인도 팬오션이 운영했어야 했지만 팬오션이 하역면허가 없었던 탓에 20% 지분밖에 투자하지 않았던 CJ대한통운이 해당 법인을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팬오션 관계자는 “대주주는 우리였지만 하역면허도 없고 해서 경영권을 CJ대한통운이 가지고 있게 됐다”며, “이 때문에 우리측에서 광양항서부컨테이너터미널은 투자회사로, CJ대한통운은 계열사로 잡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설립때부터 주식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에 대해 CJ대한통운이 가지고 있어 우리 회사가 법정관리 등으로 불필요 지분을 정리할 당시에도 해당 법인의 지분매각은 검토되지 않았었다”며, “그런데 올해 갑자기 CJ대한통운이 이 옵션을 행사해 우리쪽에서 전량 지분을 매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항만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의아해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이 허치슨과 부산항의 신선대 지분 매각을 협의하는 도중에 무슨 이유로 광양항의 터미널 지분을 100% 확보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6월이면 신선대 지분 매각과 관련해 허치슨과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던 시기 아니냐”면서, “그러던 중 장사가 잘 안되는 광양터미널의 지분을 100% 확보했다는 점이 여러면에서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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