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로그 = 오병근 국장] CJ대한통운이 지난해말 중국기업인 차이나쉬핑에 CJKBCT(부산신선대부두 운영사) 지분 20%를 54만 6,000원에 매각했다. 또 이 회사가 보유했던 지분 66.92% 중 20%를 제외한 나머지 46.92%는 97억 원에 CJ주식회사의 자회사인 KX홀딩스에 매각했다.

본지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이 비슷한 시기에 신선대부두 지분을 양사에 매각했지만, 그 성격은 판이하게 다르다. KX홀딩스에 매각한 주식은 지분법에 따른 것이지만, 차이나쉬핑에 매각한 것은 명백히 국부(國富) 유출이다.

또 KX홀딩스에 매각한 지분 46.92% 중 40% 가량은 홍콩의 글로벌항만운영사인 허치슨에 매각할 것이 유력하다고 한다. 따라서 KX홀딩스에 매각한 것은 지분법상 어쩔 수 없이 잠시 맡겨둔 것이라 보면 될 것이다.

관련업계의 우려에도 불구, CJ는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부두운영권을 국내 기업이 아닌 외국기업에 매각했거나, 또는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CJ의 부두운영권 매각작업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냉랭하다. 차이나쉬핑이나 허치슨 모두 국내 기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설탕이나 밀가루를 판매하는 것과는 달리, 부두를 운영한다는 것은 특수한 면이 있다. 부두는 한 국가의 수출입물량을 처리하는 심장과 같은 업무를 책임지는 것으로, 민간기업이 일반 물품을 판매하는 것과는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부두는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국가의 재산이기 때문에 누가 운영하느냐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본지는 그동안 대한민국의 최대 수출입관문인 부산항 부두운영권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으며, 왜 외국기업에 매각되어서는 안 되는지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해 왔다.

그럼에도 CJ측은 마치 보란 듯이 외국기업에 항만운영권 매각을 시도해 왔으며, 이를 관리감독 해야 할 해양수산부는 모르쇠로 일관해 왔다. 그 사이 신선대부두 운영권 20%가 차이나쉬핑에 넘어갔으며, 나머지 40%는 허치슨으로의 매각이 유력하다. 허치슨으로의 매각은 본지가 수 차례에 걸쳐 보도하는 동안 CJ측이 단 한 차례도 “사실이 아니다”는 반박을 하지 못했으니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CJ가 이처럼 왜 하필이면 외국기업에 굳이 부두운영권을 매각하려 애쓰는지, 그 이유에 대해 본지는 잘 알지 못한다.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신선대부두 지분을 매입하려는 기업이 외국기업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때문에 그 의도에 대해 짐작만 할 뿐이다.

CJ가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신선대부두 임대료를 연체하는 등 사실상 철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부두관리업체인 부산항만공사(BPA)는 밀린 임대료 수백억 원을 지분전환 형태로 매입하겠다는 의향을 CJ측에 전달했지만, 거절당했다. 결국 ‘돈’을 조금이라도 더 받아내겠다는 것 외에 다른 의중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그 ‘돈’. 다시 말해 허치슨이나 차이나쉬핑에서 지불하겠다는 금액은 BPA가 제시한 금액과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업계는 이번 CJ와 외국기업간 딜(Deal)을 국부유출로 인식한다.

CJ는 현 정부의 경제기조가 ‘창조경제’임을 의식해서인지 최근 몇 년 간 각 계열사의 홍보문구로 유난히 ‘창조’를 강조해 왔다. 지난해 7월에는 CJ그룹이 전담하는 ‘서울 창조경제혁신센터’도 개장했으며,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그룹의 경역철학 또한 ‘창조’, ‘상생’, ‘나눔’으로 창조를 으뜸으로 하고 있다.

그들이 지향하는 창조경제가 물류사업에서는 국부유출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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