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부터 본사 차원 ‘H/L프로젝트’ 가동

- 한진·로젠 등 2개사 거래처 및 영업소 무차별 공략

 
[데일리로그 = 오병근 기자] “차주부터 H/L프로젝트 실적관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성과 창출을 위한 첫 과제이므로 전 구성원이 직접 참여하도록 영업팀에서 직접 이끌어…”

CJ대한통운이 지난해 12월부터 택배시장에서 추진하고 있는 ‘저단가 타깃 영업’은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2월 대표이사 및 경영진의 승인을 받은 후, 본사 차원에서 ‘HL프로젝트’ 추진을 직접 지시했다.

‘HL프로젝트’는 본지가 지난달 25일 보도한 ‘타깃업체 집중공략’ 관련 기사의 실체로, 한진과 로젠 등 두 경쟁사의 물량은 물론, 우수영업소와 택배기사까지 영입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어 택배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가져올 전망이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HL프로젝트’ 관련 내부자료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HL프로젝트를 ‘2016년 3.3.3프로젝트 영업부문 TF 9대 추진과제’ 중 첫 번째 과제로 정하고, 한진과 로젠의 물량은 물론, 우수영업소 및 택배기사까지 대거 영입할 것을 지시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Ready 2016 3·3·3 프로젝트 영업부문 TF 9대 추진과제 중 하나인 HL프로젝트(한진/로젠 집중공략)에 대해 대표님 및 경영진까지 12월 11일(금) 보고 완료하여 차주부터(12월 14일) 실적관리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히고는, “HL프로젝트의 주요 내용은 한진/로젠 집중공략을 위한 6대 수행과제 추진으로 세부 내용은 아래와 같으며, 대표님이 한진/로젠 공략에 대해 실적 보고를 지시하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이어 구체적으로 두 회사를 어떻게 공략할지 그 방법에 대해서도 각 사별로 3가지씩, 총 6개 수행과제로 나눠 구체적으로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한진에 대해서는 우수대리점 및 SM(택배기사)을 영입하고, 대형 전략고객사를 적극 유치할 것을 지시했으며, 홈쇼핑 벤더(물품 공급업체, 화주)도 집중 공략하라고 명시했다.

또 로젠의 경우, 전국 60개 강세지역을 집중 공략하고, 시즌성 지역특산물 M/S 확대 및 택배기사 중 월 5,000만 원 집하하는 우수직원은 인센티브 지급해 유치할 것을 주문했다.

해당 자료는 각 지사 및 영업소를 독려하는 내용으로 마무리됐다.

CJ대한통운은 “(HL프로젝트는)3·3·3 프로젝트 조기 성과 창출을 위한 첫 과제이므로, 전 구성원이 직접 참여하도록 영업팀에서 이끌어 주시기 바라며, 지점장 및 주무사원에게도 내용 공유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독려했다.

CJ대한통운 옥천택배터미널. 
이러한 내용은 CJ대한통운 본사 영업파트는 물론, 각 지점 및 영업소에 곧바로 지시사항으로 전달됐으며, 현장 영업라인에서는 실제로 12월 14일부터 타깃업체로 찍힌 한진과 로젠의 물량과 영업소를 집중 공략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주로 타깃업체의 물량은 저단가영업으로 확보했다. 또 우수영업소 및 택배기사를 영입한 자사 직원 및 지점장들에게는 인센티브를 지급했으며, 영입된 영업소 및 택배기사에는 수수료 인상과 함께 물량도 기존보다 많이 확보해 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CJ대한통운은 한진과 로젠의 거래처에 대해서는 소량화주의 경우, 기존 단가보다 적게는 500원, 심할 경우 1,000원까지 낮춰 영업을 진행하고 있어 이 업체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실제로 로젠 H지점(영업소)의 경우, 해당 영업소가 S앨범이라는 거래처와 개당 2,500원에 거래해 왔지만, CJ 측이 이보다 900원 싼 1,600원에 채간 것으로 확인됐다.

로젠의 한 지점장은 “(같은 지역의) CJ대한통운 지점장과도 전화통화를 해 봤지만, 본사 지침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만 들었다”며, “CJ가 이런 식의 영업을 언제 끝낼지 모르겠지만, 이대로 당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J대한통운이 HL프로젝트 효과는 물량의 수직상승으로 나타났다. HL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됐던 1분기(1~3월), 이 회사의 택배 물동량은 2억 1,000만 개로 전 분기 대비 무려 23.2%나 상승했다. 이는 이 기간 시장증가율보다 10%나 높은 수치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