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지난달 말 2년여 넘게 이사장 직무대행이라는 비상경영체제에 있었던 한국해운조합에 신임 이사장이 선임됐다. 새로운 수장이 오면서 해운조합의 경영정상화가 기대됐지만, 아직까지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아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문제의 가장 큰 핵심은 지난해 말로 임기가 끝난 경영본부장이 여전히 해운조합에 출근하고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해당 본부장은 지난 12월 이미 연임을 위해 경영본부장에 공모했지만, 최종 이사회 투표에서 탈락하는 등 해운조합의 이사들에게 불신임을 받았다.

그럼에도 후임 이사장 인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임기 종료 후 반년넘게 경영본부장직을 유지했었다. 해당 본부장 자리는 지속적으로 상위기관인 해양수산부에서 퇴직인사를 내려보낸 자리이다. 조합 회원사들은 해수부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낙하산 인사’를 허용했다. 조합 회원사들이 해수부 업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해수부와의 교감을 위한 자리라는 것이다.

해운조합의 한 회원사 관계자는 “밖에서 낙하산 인사가 나쁘다고 하지만, 조합 입장에서는 이사장이 2년 넘게 공석으로 있으면서도 해수부의 입만 쳐다볼 정도로 해수부를 의지한다”며, “해수부와의 원활한 소통이 개별 조합원 회원사들의 사업 추진에 있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다들 낙하산인사가 더 낫다고 보고 또 해수부 출신보다 더 적합한 적임자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해수부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자리임에도 해당 경영본부장은 올해 두차례 실시됐던 이사장 선거를 통해 해수부와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올초 진행됐던 이사장 선거에서 오 모씨 불승인과 지난달 진행됐던 전 모씨 낙마가 바로 그것이다. 두 사례는 모두 경영본부장의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현 경영본부장은 자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합 회원사들은 새 이사장이 선임됐음에도 임기가 끝난 경영본부장을 그대로 두고 있는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심지어 신임 이사장이 현 경영본부장 거취에 대해 결단을 내리지 못하면 조합의 이사회에서라도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회원사 관계자는 “조합 이사장이 2년 넘게 공석이 된 이유나 이사장 선거를 두 번이나 치르게 한 모든 원인이 솔직히 현 경영본부장에게 있는 것 아니냐”면서, “임기도 다했고 이사회에서 불신임 받은 인물인데 아직까지 후임 경영본부장 공모도 내지 않고 그대로 두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이사장이 결단을 못 내리면 이사회에서라도 나서야지 이렇게 문제가 있는 경영본부장을 아직까지 그대로 두는게 맞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거친 파도를 헤치고 나가야 할 선장에게는 선장을 도와 잘 이끌어줄 항해사와 기관사가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조합이 올바른 방향으로 항해하기 위해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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