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NIT에 쌓인 한진 공‘컨’ 으로 장치율 급상승

- 항만업계, “BPA가 정상영업 망치며 2차 물류대란 자초”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한진해운신항만을 제외한 부산신항 터미널들이 한진해운 선박을 더는 못받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 터미널운영사는 현재까지 추가로 배당받은 선박은 없지만, 한진해운의 미하역 선박이 아직 남아 있는데다, 부산신항에서 작업예정인 선박들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다. 설상가상 지난달 강제배당 받아 한진해운 선박을 작업하고 4,000TEU 이상 공컨테이너를 받은 PNIT가 현재까지도 해당 화물을 반출시키지 못하고 야드에 쌓아놓고 있어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12일 오후 기준 신항 터미널 장치율은 67.5%이다. 이중 한진해운신항만이 84%, PNIT가 76.7%, PNC가 67.4%, 현대부산신항만이 64.4%, BNCT가 47.2%이다.

한진해운신항만을 제외하고 나머지 터미널들이 이처럼 장치율에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한진해운 선박에서 내린 화물에서 공컨테이너와 선복교환, 환적화물 등의 비율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부산항만공사(BPA)는 9월말께 한진해운신항만에서 한진해운 선박을 처리할 수 없어 부득이 이들 4개 터미널사에 강제배당을 시켰고, PNIT가 8,000TEU, 현대부산신항만이 4,500TEU, BNCT가 4,000TEU, PNC가 1,000TEU씩 각각 양하작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작업한지 2주가 지난 현 시점에서 이들 터미널 중 PNIT를 제외하고는 장치율이 평소수준으로 회복됐지만, 한진해운 공‘컨’이 유독 많았던 PNIT만 아직까지 장치율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부산신항 한 터미널 관계자는 “한진해운 선박 강제배당 중 유독 PNIT에만 화물이 많았는데, 이중 터미널에서 빠지지 않는 한진해운 공‘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 아직까지도 터미널에 적재돼 있다”며, “PNC나 현대부산신항만 등은 공‘컨’보다 타 선사 화물들이 대부분이라 화물을 찾아가면서 화물이 빠져 장치율이 원상태로 회복됐지만, PNIT만 아직까지도 공‘컨’이 터미널 밖으로 빠지지 않아 장치율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BPA가 지난주 PNIT에 추가로 '한진부다페스트호'를 받으라고 통보해 터미널에서 처음에 못하겠다고 했지만, 양하하는 화물보다 적하하는 화물량이 많다고 해 장치율 해소를 위해 수용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히고는, “그런데 부다페스트호가 당초 통보했던 것보다 적하화물은 별로 없고 양하화물들이 더 많으면서 화물이 더 쌓여버려 PNIT만 또 피해를 입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PNIT가 한진해운 공‘컨’으로 장치율이 해소되지 않자, 타 터미널에서도 우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현재 화물을 하역해야 하는 한진해운 선박들이 20여 척 가량 남은 것으로 알려진데다, 현대상선이 미국 롱비치항에서 공‘컨’ 1만 5,000TEU 가량을 단계적으로 운송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BPA에 따르면, 한진해운 선박 중 총 14척이 부산신항에 입항예정으로 이중 한진해운신항만에서 처리하기로 확정지은 선박은 8척이다. 현재 한진해운신항만에서 '한진샤먼호'가 11일 접안해 2,817TEU를 양하 중에 있다. 이어 13일 '한진그디니아호' 1,800TEU, 14일 '한진수호호' 1,865TEU, 15일 '한진몬테비데오호' 980TEU, 16일 '한진뒤셀도르프호' 1,200TEU, 18일 '한진인디고호'와 '한진뉴욕호'가 718TEU, 1,400TEU 양하하기로 예정돼 있다.

또 '한진피레우스호'와 '한진블루오션호'만 한진해운신항만에 접안을 확정하고 부산신항에 들어올 예정인 한진해운 선박 6척에 대해서는 터미널 배정과 일정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BPA 자료에서는 '블루오션호'의 경우 4,500TEU 양하할 계획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한진해운신항만의 총 터미널 적재율이 약 6만 7,000TEU 가량인데, 이중 5만 7,000TEU 가량이 적재돼 있다. 100% 적재한다고 해도 1만TEU 정도밖에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부산신항 관계자는 “한진해운 선박이 아직도 20여 척이나 남은데다, 부산신항에 기항예정인 선박들이 한진터미널에서 소화가 가능할지 잘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타 터미널에 또 강제배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BPA가 한진터미널에서 우선적으로 공‘컨’을 빼주고 있는 상황이지만 외부 장치장 여유도 마땅치 않고 속도도 더뎌 장치율이 좀처럼 줄고 있지 않는데 대책도 없이 배만 불러들여 제2 물류대란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진이야 그룹사이고 사태에 대해 책임이 있으니 어쩔수 없겠지만 한진해운과 아무 연관도 없는 PNIT에 쌓인 공‘컨’은 처리를 해줘야할 것 아니냐”며, “더 이상 여유도 없고 PNIT와 같이 되지 않으려면 BPA가 한진해운 선박을 강제배당 한다면 강력하게 못 받겠다고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항만업계 관계자도 “PNIT내의 한진해운 공‘컨’을 2주가 지났는데 아직도 그대로 곳곳에 쌓여있고 BPA에서도 해결해줄 생각도 안하고 있다”며, “PNIT가 운이 나빠 화물을 많이 받았는데, 나머지 터미널사들도 한진해운 배 잘못받았다가 PNIT처럼 공‘컨’을 기약없이 쌓아놓을 가능성이 있어 모두 추가적으로 한진해운 선박을 받지 않겠다는 의견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이어 “멀쩡히 기항하던 선박까지 한진해운 때문에 못받을 수 있는데 어느 누가 그걸 하겠느냐”며, “돈이 문제가 아니라 쌓여있는 공‘컨’에 대한 처리만 가능하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인데, BPA가 문제의 핵심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항만업계에서는 정상기항하던 선사들까지 한진해운 화물들 때문에 피해를 입지 않게하기 위해서는 한진해운의 공‘컨’을 하루라도 빨리 외부로 빼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하역비는 회생채권으로 받기로 했으니 문제될게 없는 상황이라 공‘컨’만 터미널에서 빼내 준다면 부산신항 터미널들도 극구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PNIT 상황보고 타 터미널에서 겁을 집어먹고 한진해운 선박을 못받겠다고 그러는 건데, 일단 하루라도 빨리 공‘컨’문제를 해결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륙물류기지는 장치장이 남아돈다는데 왜 부산신항에만 화물을 쌓아 놓아야 되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BPA가 법원에 공‘컨’수송 운송사에 대금 우선 지급만 요청해 해결된다면 충분히 공‘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BPA의 어느 누구도 이 문제를 해결하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신항 관계자도 “공‘컨’이 한진해운 자사 박스와 리스사의 리스 박스로 나눠져 있어 이를 해결하는데 몇 달이 걸려 웅동에 계속 쌓아놓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BPA도 라싱업체 6억 원 지급외에 한진해운 사태 해결을 위해 한게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제2물류대란이 일어나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법원에 요청을 해 공‘컨’을 내륙물류기지로 옮겨줘 논란을 해소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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