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과 PSA HPNT 지분 30% 인수 협상

- 항만·해운업계, “현 시점에서 왜…혈세만 낭비” 강력 비판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현대상선이 지난 2014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매각했던 부산신항(PSA HPNT, 전 현대상선부산신항터미널) 지분 90% 중 30%를 되사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운영사인 PSA측은 HPNT 지분 매각계획이 없으며, IMM측은 투자 원금 회수를 위해 최소 2,000억 원 이상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해당 터미널은 현대상선이 지난해 PSA측에 지분 40%를 800억 원에 매각했으며, 1년 만에 동 터미널 지분 30%를 2,000억 원이 넘는 돈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알려져 혈세 낭비 논란까지 일고 있다.

항만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 2014년 IMM에 매각했던 PSA HPNT(부산신항 4부두) 지분 50% 중 30%를 되사기 위해 협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상선이 IMM으로부터 지분을 인수하게 되면 현대상선과 PSA는 각각 40%씩, IMM은 20%로 지분구조가 재구성된다. 현대상선은 자금난을 겪자 지난 2014년 IMM에 50%, 지난해 PSA에 40%를 각각 매각, 현재 해당터미널 지분 10%만 보유하고 있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HPNT의 IMM 지분 30%를 매입해 운영사인 PSA 지분과 동등하게 40%로 맞추려고 한다”며, “추석전부터 IMM측과 계속 협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PSA 관계자도 “PSA가 보유 중인 HPNT 지분을 현대상선에 매각할 계획이 전혀 없으며, 그럴 이유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대상선이 IMM의 지분 30%를 확보하려는 이유는 지난해 PSA에 지분을 매각한 후 하역료 부담이 커져 이를 상쇄시키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4월 PSA에 HPNT 지분 40%를 매각하면서 2023년까지 연간 최소 70만TEU 이상을 의무적으로 처리키로 했으며, 동시에 하역요율은 타 터미널보다 TEU당 1~2만 원 이상 높게 계약을 맺었다. 때문에 현대상선측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PSA와 요율협상을 진행했지만, 번번히 결렬됐었다.

문제는 현대상선이 IMM의 지분 30%를 확보해 PSA와 동등한 지분율을 갖더라도 현실적으로 요율을 인하하기 쉽지 않고, 터미널 운영권도 확보하지 못한다는데 있다.

PSA는 HPNT 지분 40%를 확보하고 있음과 동시에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IMM이 구성한 PE에 후순위 펀드 주주로 600억 원을 출자했다. 때문에 PE 참여 주주들이 경영에 간섭할 수 없지만, PSA의 영향력을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언이다. 실제로 지난해 HPNT의 PSA 지분 10% 인수를 추진했었던 부산항만공사(BPA)측도 이 같은 내용을 두고 상당한 고민을 했었다.

BPA 관계자도 “PSA의 지분 10% 인수를 추진할 당시, 기존 PE 주주 구성원에 테마섹(PSA 모기업)이 포함돼 있어 PSA의 영향력에 대해 고민했었다”고 밝혔다.

IMM측이 제시한 매각가도 너무 높다는 지적이다. IMM은 지난해 PSA로 운영사가 변경되면서 기존 금융의 리파이낸싱을 추진하고 PSA도 후순위 출자자로 참여하면서 HPNT의 지분 50%에 대한 가치가 3,400억 원으로 올랐다. 해당금액의 일부는 향후 10년간(2026년) 상환하는 론을 일으켜 조달됐다.

이에 따라, IMM이 지분 30%를 현대상선측에 매각한다면 이에 해당하는 자금을 금융기관에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 2,000억 원 이상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이 지난해 PSA측에 이보다 많은 지분(40%)을 매각하면서 800억 원을 받았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금액 차이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정부로부터 자금지원을 받고 있는 현대상선이 굳이 현 시점에서 해당 터미널의 지분을 살 이유가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항만업체인 A사 관계자는 “IMM측은 투자 원금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최소 2,000억 원 이상은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하고는,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상선이 HPNT 지분을 꼭 인수를 해야하는 것인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관련업계는 현대상선이 한진해운 해외 터미널 인수 명목으로 정부로부터 거액을 지원받고도 인수 터미널 절반 이상이 문제가 생겼음에도 자성은 커녕, 또 다시 터미널을 인수하기 위해 혈세를 투입하는 것이 옳은지 따져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현대상선은 최근 투자설명서를 통해 유상증자 금액 6,216억 원 중 시설 자금으로 1순위에 선박투자 2,000억 원, 2순위로 터미널 인수 2,000억 원을 활용하고 나머지는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터미널 인수 대상으로 부산, 미국 동안, 싱가포르, 베트남 등을 명시한바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해외터미널을 인수한다며 국민들의 혈세를 엉뚱한 곳에 마구 써댄 것도 부족해 이제는 부산신항 HPNT 재인수를 위해 수 천 억원을 가져다 쓰겠다고 하는데 정부와 산은이 정신이 올바로 박혔다면 이런 식으로 지원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꼬집고는, “지금 현대상선은 터미널 확보보다 이탈한 화주들을 다시 돌아오게하는 영업력을 회복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왜 선사가 자꾸 터미널만 욕심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A사 관계자도 “PSA가 사온 금액과 IMM이 내놓기로한 가격 차이가 너무 큰데도 이를 무리하게 사려고 하는 것은 자기 돈이 아니기 때문인 것 아니냐”면서, “국민들의 세금을 가져다가 해외 터미널에 죄다 퍼 줘놓고 또 혈세를 가져다 터미널을 인수하겠다는 것은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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