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쿄항만당국, 내년 개장 예정 도쿄신항 임대계약 해지

- 신항 운영승계 목적으로 도쿄터미널 인수 추진했으나 무산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한진해운의 핵심 자산 중 하나였던 '도쿄신항 운영권'을 인수해 일본항로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려 했던 현대상선측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현대상선은 한진해운 도쿄터미널(아오미 3번 터미널)을 인수해 내년 개장 예정인 도쿄신항 터미널에 대한 운영권을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도쿄항만 당국측에서 신항 운영권에 대해 계약 해지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일본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도쿄도 항만국과 도쿄항부두주식회사는 지난 8일 한진해운이 운영키로 했던 도쿄신항 Y-2선석에 대한 임대차 재공모를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도쿄항부두는 지난달 30일 한진해운 파산법인측에 도쿄신항 Y-2 임대계약 해지 통보를 송부했으며, 이르면 내년 봄께 해당부두 운영사 선정에 대한 재공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기존 한진해운 도쿄터미널을 인수함으로써 도쿄신항에 자리를 잡으려던 현대상선측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

해당 언론은 “(도쿄신항) 임대계약은 한진해운 파산 이후에도 계속됐지만, 도쿄도와 도쿄항부두가 터미널 운영업무를 담당할 능력을 파산법인이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해 계약해지를 통지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한진해운이 운영키로 했던 도쿄신항 Y-2선석은 내년 11월 개장 후 기존에 운영했던 도쿄터미널(아오미 3번 선석) 계약이 종료되고 신항으로 선석을 이동해 운영될 계획이었다. 현대상선이 도쿄터미널과 카오슝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는 한진퍼시픽(현 현대상선퍼시픽)을 인수한 주된 목적이 내년 개장 예정인 도쿄신항 운영권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현대상선측의 해외터미널 운영에 상당부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 한진해운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2010년 이미 내년 11월 아오미부두를 반납하고 신항으로 이전키로 계약이 돼 있었다”며, “한진해운이 어려웠던 시기에도 끝까지 아오미 부두 계약을 유지하고 버텼던 이유도 신항 운영권 때문이었고, 현대상선이 해당 부두 인수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던 것도 같은 이유였다”고 전했다.

이어 “진짜 핵심은 아오미부두와 같은 작은 선석 운영권이 아니라 내년에 개항 예정인 신항이었고, 현대상선도 이를 노렸지만, 이번 계약해지로 한진해운 자산 가운데 알짜 중의 알짜를 날린 셈”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한진해운에 운영 승계 계약이 돼 있었던 도쿄신항 선석은 수심 16m에 최신형 22열 갠트리크레인까지 배치되는 최신형 터미널로 개장될 예정이다. 현대상선이 기존 도쿄터미널(아오미 3선석)에 대한 계약 승계가 이뤄졌다면 이 같은 최신형 부두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현대상선은 한진해운 파산법인을 통해 기존 도쿄터미널의 계약 승계 무효에 대한 중재신청까지 진행하는 등 무리수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일본측 소식통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지난 2010년 계약을 통해 '2018년 한진해운이 새로 개장하는 신항으로 이전하고 기존 터미널(아오미 3선석)은 계약을 해지, 공용부두로 전환키로 한다'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혹여 현대상선측이 기존 도쿄터미널을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내년 11월에는 공용부두로 전환돼 현대상선이 계속 운영할 수 없게 된다. 결국 도쿄항부두측이 현대상선이 한진해운 파산법인을 통해 계약해지 무효에 불복해 중재신청 절차가 종료됐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도 내년 11월 공용부두 전환이 확정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도쿄항부두가 중재 절차 종료 이후 특별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은 공용부두 전환이 이미 오래 전에 확정됐기 때문이다”며, “현재 도쿄항부두는 해당 부두를 지금처럼 한진해운 파산법인이 운영하게 하고 한진해운과 계약종료 기간인 내년 11월께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내년 봄 도쿄신항 해당 선석에 대한 운영권 공모가 새로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현대상선이 참여해 운영권을 얻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현지 항운노조격인 항운협회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데다, 한진해운 도쿄터미널 계약해지 통보에 반발해 현대상선측(한진해운 파산법인)이 중재를 신청함으로써 신항 개발을 의도적으로 지연시켰다는 의심까지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항만업계에서 항운협회가 한번 반발하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할수 없는 것이 현실인데, 선사들이 터미널을 함부러 옮기지 못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가 크기 때문이다”며, “현대상선에 도쿄터미널을 넘기는 것을 반대했던 항운협회가 신항 운영권을 준다고 결정되면 또다른 단체행동을 할 것이 우려되기 때문에 공모에서부터 현대상선을 배제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전 한진해운 관계자도 “현대상선이 불필요한 중재신청으로 도쿄항부두측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는데, 그들이 현대상선에 새로 개장하는 신항 운영권을 주고 싶겠냐”며, “도쿄항부두측이 현대상선이 중재신청으로 신항개발을 지연시켰다고 생각하고 있어 공모에 참여해도 운영사로 선정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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