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욱 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

- “내항재개발, 특정 주체가 사업 이끌어선 안돼”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인천내항 TOC 부두 통합운영법인 출범에 대한 기본 합의서가 체결은 됐지만, 여전히 갈길은 멀기만하다. 인위적 구조조정없이 항운노조원들과 통합법인에 소속될 사무인력들의 고용승계를 우선하면서 10여개 운영사간 합의가 이뤄져야만 정식 출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통합법인이 내년 상반기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합의서 체결 이후의 상황은 여전히 ‘협의 중’이다. 인천항을 둘러싼 문제는 내항 통합뿐만 아니다. 인천신항 개장에 따른 남항의 기능 조정 문제와 일반화물 부두 기능에 대한 평택항의 기능 재분배 등 정부가 조정해줘야 할 행정적 숙제가 산적해 있다. 지난 11월 취임한 최준욱 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은 내항 통합에 있어 “일방적으로 한 업체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는 것은 협의가 아니다”며, “운영사들과 대화와 타협으로 서로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남항과 일반부두 기능 재배치 등에 대해서는 “신항 개장 후 남항 기능 조정에 대해서는 고민스럽지만,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며, “항만시설의 경쟁력은 같은 항만내에서도 다르기 때문에 정부가 인위적으로 기능 조정을 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취임 직후 낚시어선 사고로 안전관리 재정비와 사고 뒷수습에 나서면서 바쁜 일정 중에 최준욱 청장을 만나 인천항의 현안 과제와 비전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인천신항 개장과 한진해운 파산 등의 영향으로 인천항이 급부상하고 있는데.
- 인천항은 수도권이 배후에 있고 중국과의 접근성이 좋아 해운물류, 해양관광 등 해양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등 잠재력이 매우 크다. 단기적으로는 내항 1,8부두 재개발로 바다 접근성을 높이고 항만별로 점차적인 기능조정과 강화 등을 통해 수도권 물류 지원과 중국 교역 기능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컨테이너는 장기적으로 신항으로 이전하고 북항은 배후산업 지원항으로, 남항은 신항개발 상황과 연계해 기능을 재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남항은 기능재조정에 앞서 크루즈나 카페리,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는 골든하버 개발과 골프장, 특급호텔이 들어서는 영종 한상드림아일랜드 등 인프라 사업도 병행해 진행할 예정이다.

▲ 인천신항 개장 전부터 남항의 물량 처리 부분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인데.
- 남항 기능 조정문제는 정부나 우리 청에서 고민하고 있는 숙제이다. 현재 추진 중인 내항 TOC통합 문제와 향후 물동량추이, 업계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필요가 있다. 이 부분은 관련업계와 긴밀하게 소통해 방향을 잡아 나가도록 할 예정이다.

▲ 신항 개장 이후 신항을 미주나 동남아 등 원양항로로 특화시키고 기존 남항을 중국항로 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제안되기도 했는데.
- 개인적으로 항만별 목적지를 특화해 기능을 조정하는 문제는 시설운영에 있어 그다지 효율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 남항 활용방안을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남항은 현재 추진 중인 국제여객터미널과 아암물류단지 개발사업 등과 연계해 검토하면 앞으로도 충분히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본다.

▲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내항 재개발과 운영사 통합에 대해서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은데.
- 내항 TOC 통합은 지난 9월 1일 노사정이 TOC 통합 기본합의서를 체결해 통합 참여사 구성원과 항운노조원의 권익보장 등 10개 항목에 대해 합의했고, 지금까지 세부논의가 진행 중이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합의결과가 도출되리라 기대한다.

▲ 향후 내항 통합 이후 항운노조 고용 문제와 통합법인 운영은.
- 현재 노사간 협의가 진행 중에 있고, 이달 중 임시통합법인을 설립해 내년 상반기 중 통합법인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내항 통합은 내항 재개발을 위한 전단계로 알려져 있는데, 통합에서부터 재개발 부분까지 인천항 전체를 관리운영하는 인천항만공사(IPA)가 특별한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당장 1,8부두만 우선적으로 재개발한다고 하는데, 개발부터 수익까지 부담이 크다며 참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 현재 내항 1,8부두 재개발을 위한 용역이 진행 중에 있고, 연말에 내항전체에 대한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이 시작될 예정이다. 인천 내항 재개발사업의 경우는 어느 주체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이끌어가기 보다 각 주체들이 맡은바 역할에 충실하면서 지자체, 지역주민, 관련 업·단체 등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인천해수청도 내항 재개발사업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현장에서 적극 지원할 것이다.

 

▲ 내항재개발은 부산북항 재개발과 달리 일반 부두의 우선적 개방으로 시작돼 부산과 같이 큰 틀에서 재개발의 밑그림을 그리지 못한채 추진된다는 지적이 있는데.
- 이론적으로 보자면 내항전체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그 일부분으로 1,8부두 재개발 계획을 수립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선후 관계가 조금 뒤바뀐 느낌은 있으나, 두가지 계획을 동시에 진행해 나가면서도 최대한 조화를 이뤄 나가도록 해야할 것이다.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결과를 보고자 하는 지역적인 열망이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 재개발에 있어 부산의 경우 부산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예산을 반영하는 등 참여가 상당한데, 인천시는 그렇지 못하다는 시각이 크다.
- 인천시에서도 내항 재개발 사업이 인천시의 도시기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고, 적극적으로 협력해 주고 있다. 재개발 계획 수립과정에서 충분히 소통하면서 의견을 잘 교환하고, 예산확보 등 구체적인 추진동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충분히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 국내 2위 컨테이너 항만인 인천항은 일반화물에 대한 처리 물동량도 상당함에도 불구, 인근 평택항으로 인해 일반부두 기능에 대한 지속성이 의문스럽다는 의견이 많은데.
- 인천항과 평택항이 가까운 것은 사실이지만, 항만시설의 경쟁력은 같은 항만내에서도 다르다. 최인접 지역에서 수도권 경제를 지원하는 철재, 모래, 유류, 시멘트, 원목, 양곡 등 인천항의 일반화물 처리기능에 인위적 조정을 가할 경우 당장에 원가상승 부담 등 부작용도 상당히 우려된다.

▲ 인천이 전통적으로 정치적인 상황이 많이 반영되면서 정부 개발 계획이 수차례 수정되는 등 기본적인 틀이 잡히지 않다보니, 부산항이나 광양항처럼 항만운영에 대한 장기 로드맵이 없다는 비판이 많은데.
- 인천항은 단기적으로 내항 1,8부두 재개발을 통해 바다 접근성을 높이고, 항만별로 점차적인 기능조정과 강화를 통해 수도권 물류 지원 및 중국 교역 기능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내항, 골든하버, 송도신도시, 인천공항, 국립해양박물관을 연계하는 해양관광벨트를 형성한다면 지금 수도권 관문항에 국한된 인천항이 물류를 넘어 해양문화와 관광을 아우르는 강력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끝으로 인천항의 비전 제시와 업계에 당부할 내용이 있다면.
- 인천항의 가장 강한 경쟁력은 배후에 버티고 있는 2,600만 명의 수도권이다. 이것은 부산항도 갖지 못한 것이다. 장기적으로 인천항의 물류기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도시기능과 조화를 이뤄나가면서 영종 매립지, 아암물류단지, 남항 골든하버 등 인프라 개발사업 등이 차질없이 추진된다면 매우 경쟁력 있는 항만이 될 것이다. 올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가경제를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 인천항에 기반한 우리 해운물류기업인들의 노고를 치하드리고 신년에는 더욱더 발전하시기를 기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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