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파손 걱정 ‘뚝’…완벽한 ULD 서비스 제공

- 24시간 365일 불이 꺼지지 않는 물류센터

 인천공항 물류단지 내에 자리잡은 판토스 인천공항센터 전경

[데일리로그 = 오병근 기자] 판토스 인천공항센터를 찾은 16일 오후, 봄이라고 하기에는 햇살이 조금은 따갑게 느껴졌다.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 공항물류단지 내에 자리 잡은 판토스 인천공항센터 도크에는 11t 윙바디 차량과 롤러베드 차량 서너 대가 햇살을 받으며 항공기에 탑재할 화물을 싣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센터 내부에서는 차량에 실을 화물들을 포장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는데, ‘워크 스테이션(work station)’이라는 조금 생소한 기기가 눈에 띄었다. 직원들은 이 기기를 통해 중량이 5t에 달하는 화물을 자유자재로 이동시키며 포장을 한 후, 보턴 하나 만으로 가볍게 차량으로 옮겨 싣고 있었다. 박승철 인천공항센터 센터장은 “워크 스테이션을 활용하면 화물을 포장하는 ULD 작업을 반자동화 함으로써 작업자의 능률을 높여주고, 물류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는, “회사에서 기기 도입에 꽤 많은 돈을 투자했는데, 항공사를 제외하면 물류업체로서는 유일하게 판토스에만 있다”고 자랑(?)했다. <편집자 주>

 
판토스 인천공항센터는 인천공항 물류단지에 총 3만 1,842㎡(약 9,632평) 부지에 연면적 7,945㎡(약 2,403평)의 1센터(2005년 조성)와 7,972㎡(약 2,412평) 규모의 2센터(2012년 조성) 등 총 1만 5,917㎡(약 4,815평)로 조성돼 있다.

물류센터에는 워크스테이션(Work Station), 바이패스라인(By-Pass Line), 스토리지라인(Storage Line) 등 첨단 물류시설을 갖추고, 항공수출, 항공수입, 국제특송, 시앤드에어(Sea and Air) 복합운송, 통관, 보관 등 최상의 맞춤형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날(16일) 물류센터에서는 스페인으로 수출하는 L사의 전자제품에 대한 ULD 작업이 한창이었다. 약 2m 높이로 화물을 쌓은 후, 무너지지 않게 비닐로 겹겹이 감싼 다음 합판을 이용해 탄탄하게 포장을 하고 있었다. 이 작업에는 판토스가 자랑하는 워크 스테이션이 유용하게 활용됐다. 화물을 높게 쌓으면 작업원이 포장하기 힘들다. 때문에 박스를 켜켜이 쌓은 화물더미를 이 기기를 이용해 사람의 키 높이 보다 낮게 내려 윗 부문을 포장한 후 다시 화물더미를 올려 아래 부문을 포장했다. 포장 후에는 그물과 같은 네트를 이용해 또 한 번 꼼꼼히 묶었다.

 센터 내부 전경

박승철 센터장은 “워크 스테이션이 별것 아닌 것 같아 보여도 ULD 작업을 하는데 없어서는 안된 매우 유용한 기기”라며, “작업 속도도 끌어 올리고, 큰 힘 들이지 않고도 엄청난 무게와 부피의 화물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ULD는 선박에 싣는 컨테이너와 같이 항공기용 컨테이너를 말하지만, 화물의 특성에 맞게 항공기에 실리도록 일정한 사이즈로 비닐이나 합판을 이용해 박싱작업을 한 화물더미를 말하기도 한다. 알루미늄 박스 형태에 여러 가지 물건을 싣는 방법도 있지만, 화물 박스를 켜켜이 쌓은 후 비늘로 감고 합판과 네트, 특수 스티로폼 등을 이용한 ULD도 많이 활용된다.

작업이 마무리 된 ULD는 롤러베드가 탑재된 차량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포장 후에는 ULD를 화물차가 있는 도크까지 약 5m 정도를 옮겨야 하는데, 바닥이 롤러로 돼 있는 워크 스테이션을 이용해 5t에 달하는 화물을 간단하게 이동시켰다. 이후 차량으로 적재하기 까지 어떻게 화물을 들어 올리는지 궁금했는데, 화물차량 바로 앞에서 워크스테이션이 ULD를 들어 올려 화물차에 실었다.

5t의 덩치를 손쉽게 움직여 차량의 적재함에 실을 수 있도록 화물차 바닥에도 롤러가 있었다. 이를 롤러베드 차량이라 하는데, 중량물 운송에 제격이라고 한다. 이렇게 작업이 끝난 화물은 공항으로 이동, 이날 저녁 동남아로 향하는 항공기에 적재돼 수출될 것이라고 했다.

부피가 작은 화물은 지게차나 팔렛 트럭, 자키 등의 물류기기를 이용해 윙바디 차량에 적재하는데, 선박으로 들어온 컨테이너 내에 적재된 화물의 하차에도 이러한 기기들이 이용된다.

박 센터장은 “화물을 안전하게 수출하기 위해서는 포장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며, “항공기가 난기류를 만나기라도 한다면 화물 상태가 많이 안 좋아지고, 또 해당 공항에 내린 후 도난의 우려도 있기 때문에 ULD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워크 스테이션을 이용하면 항공사의 컷 오프타임(cut-off time) 적용 1시간 전에 입고가 가능하다”며, “항공사의 컷 오프타임을 준수하지 않으면 항공기에 화물을 실을 수 없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ULD작업을 마치고 스페인으로 향하는 L사의 전자제품이 워크스테이션을 통해 롤러베드 차량에 옮겨지는 모습

컷 오프타임은 항공사별로 상이한데, 항공기가 이륙하기 전 2시간에서 4시간 전에 화물의 입고를 끝내야 한다.

이날 센터 내부 한 켠에는 흰색의 스티로폼이 쌓여 있었는데,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 스티로폼이 ULD 작업에 큰 역할을 한다고 했다. 박 센터장은 “싱가폴공항에 견학을 갔었는데, 특수 제작한 스티로폼을 박스와 박스 사이에 넣어 화물을 보호하는 완충재로 사용하는 것을 보고는 우리 센터에도 이를 적용한 것”이라며, “ULD 작업 시, 화물 무게 외에 포장재나 완충재의 무게를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특수 제작된 스티로폼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공기에도 1ULD 당 최대 중량을 한정하고 있다. 1ULD 최대 6.08t까지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평균 5t이 넘지 않게 한다고 한다.

- 24시간 연중무휴 쉼 없이 가동되는 인천공항센터

인천공항센터에서 처리하는 전체 수출입 화물의 30%가 환적화물인데, 이를 처리하기 위한 리포워딩 서비스도 판토스의 강점이다.

리포워딩 서비스는 항공운송 과정에서 하역했던 화물을 다시 비행기에 실어 목적지 또는 필요 장소까지 운송하거나, 선박에서 내린 화물을 공항센터로 이동해 각 목적지별로 ULD작업을 해 항공기에 싣는 서비스이다. 리포워딩 서비스는 광범한 해외 네트워크와 풍부한 경험 등의 확보 여부가 서비스 질을 결정한다고 볼 수 있다. 판토스는 인천공항을 통해 연간 약 1만 5,000t~2만t의 리포워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X레이 투시기기가 화물의 무게와 부피를 측정하는 모습

센터 내 워크 스테이션이 설치돼 있는 반대편에는 화주로부터 인수받은 물량의 중량이나 부피를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기기가 설치돼 있었다. 이 기기는 항공기에 적재될 화물이 센터에 들어오면 제품을 분리하지 않고 X레이 투시를 통해 컴퓨터가 무게와 부피를 측정해 준다. 항공기에 적재될 화물을 분리함에 있어 불필요한 작업을 줄여주기 때문에 작업시간이 대폭 단축된다고 한다. 박 센터장은 “센터에 입고되는 화물을 일일이 분리해 각각의 비행기에 적재하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전용기기를 활용하는 것”이라며, “화물의 전체적인 부피와 무게를 거의 정확히 측정해 주기 때문에 화주들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IT부문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공항센터는 지난 2013년부터 ‘Pantos GSI(Global Single Instance)’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Pantos GSI는 2010년부터 추진해온 글로벌 통합 물류시스템으로, 전세계 349개에 달하는 네트워크에서 사용하는 표준화된 프로세스 및 데이터 기반의 글로벌 단일 시스템이다.

판토스가 진출해 있는 각국의 법인, 지사, 물류센터가 공히 이 시스템을 사용하고, 물류업무 계약에서부터 국제운송, 창고관리, 포워딩 등 물류관련 업무 일체를 GSI 시스템 환경에서 통합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고객이 물류서비스를 주문하고 그 경과와 최종 결과를 확인하고 정산을 하는 과정을 고객이 원하는 화면에서 원스탑으로 처리하고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고객의 화물이 어디에 있는지 언제 어디서든 정확하게 알 수 있어 꽤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이날 입고된 L사의 전자제품은 판토스 인천공항센터에서 재분류 및 라벨링, ULD 작업 등을 거쳐 스페인으로 향하는 항공기에 적재돼 도착지까지 안전하게 배송됐다고 한다. 이 모든 내용은 GSI시스템을 통해 화주에게 전달됐다.

 화물을 싣기 위해 도크에 대기중인 롤러베드 차량

이러한 작업은 공항센터에서 매일 하루도 쉼 없이 진행된다. 박 센터장에 따르면, 센터는 지난 13년 간 단 하루도 멈추지 않고 가동돼 왔다. 연중 무휴로 운영되기 때문에 명절에도 직원들은 로테이션으로 쉬고 있다고 한다. 박 센터장은 “수출입에 밤낮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직원들이 3교대로 나눠 24시간 근무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제품이 수출하는데 상당부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에 직원들 모두 열심히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토스'는 어떤 회사

1977년 설립된 판토스는 지난 2015년 LG그룹 계열사인 LG상사로 편입됐다. 편입 당해 매출이 2조 1,887억원 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이보다 45% 성장한 3조 6,159억 원을 기록했다.

판토스는 해상, 항공화물 국제운송을 기반으로 세계 각국 현지에서 통관, 보관, 내륙운송, 철도운송, 국제특송, SCM 컨설팅 등 물류 프로세스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자, 기계, 화학 등 다양한 산업군 2,500여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종합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일반 화주의 물류(3자물류) 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있다. 특히, 전세계 349곳에 거미줄과 같은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운영중인 물류센터 면적이 210만㎡에 달한다.

또 IT부문에서는 국내 물류업계 최초로 GSI 시스템으로 통합, 글로벌 물류업체로서 SCM 전 영역에 걸쳐 맞춤형 물류정보와 공급망 가시성을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해상 물동량 130만TEU와 항공 물동량 11만t을 처리했으며, 특히 항공 포워딩시장에서 지난 2008년부터 10년간 처리 실적 1위를 지켜오고 있다.

 

[미니 인터뷰]

박승철 인천공항센터장

“‘상용화주제’, 실효성 높여야 항공물류 발전”

박승철 판토스 인천공항센터장은 지난 2001년 입사 이후 인천공항센터 건설 계획부터 참여해 2005년 완공된 후부터는 줄곧 센터를 지켜 왔다. 때문에 공항센터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고 한다. “이 생활을 27년째 하고 있는데, 판토스에서만 올해로 만 16년째 됩니다. 특히, 이 물류센터는 셋업(set up)할 당시 내 집을 짓는다는 생각으로 지었습니다. 제게는 집 같은 곳입니다.” 인천공항센터에 대해 설명해 주는 그의 얼굴에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 판토스 인천공항센터를 소개한다면.

- 판토스 인천공항센터에서는 연간 수출물량 6만t, 수입물량 5,000t 가량 처리한다. 이는 단일 물류기업으로는 국내 최대 항공화물 처리량으로, 수년째 국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환적화물(리포워딩)은 이중 30% 정도 된다. 특히, 인천공항 내에서 항공사를 제외한 물류업체로서는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워크스테이션’ 6기를 통해 센터 내에서 자체 ULD(Unit Load Device, 경량 항공화물 컨테이너) 작업을 진행함으로써 고객사의 화물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항공기에 탑재하고 있다. 이는 고객사의 물류비용과 시간을 줄이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 지난해 국토부장관상을 받는 등 항공화물 물류 선진화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 사실 정부가 보안능력을 인정한 지정화주(또는 포워더)가 자체적으로 보안 검색 시, 화물터미널에서 항공사가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보안 검색을 면제해 주는 제도(상용화주제)가 10여년 전에 도입됐지만, 비용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아직 현장에 도입되지 못하고 있다. 신속한 물류흐름을 위해 상용화주제의 활성화가 필수적이지만, 현재 상용화주가 보안검색을 하더라도 항공사가 또다시 보안검색을 하기 때문에 이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상용화주의 화물은 이중 보안검색 없이 항공기에 탑재할 수 있도록 해야 제도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제도가 활성화 되면 화물터미널 내에서 보안검색이 간소화 돼 화물처리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된다. 또 포워더들은 항공기의 기종에 맞도록 자체적으로 ULD 작업이 가능해 지는 등 전체적으로 물류업무가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과 같이 항공화물에 대한 보안 주체가 포워더가 되어야 한다.

▲ 세관과의 업무협력은 잘 되는지.

- 세관 행정 자체가 예전과는 다르게 많이 좋아졌다. 공무원들과 업체 사람들 간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고 있다. 예를 들면 ‘찾아가는 서비스’라고 해서 순찰인력들이 업체를 찾아와 불편함이 없는지 등을 물어보곤 한다. 필요하다 싶으면 제도개선을 위한 간담회도 진행하는 등 공항 내에서 물류업무를 원활히 하기 위해 많은 도움을 주려고 애를 쓰고 있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 센터장으로서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 올해로 27년째 항공포워딩 업무를 하고 있다. 그동안 좋은 일과 그렇지 못한 일 등 여러 가지 일들도 많았지만, 어느덧 직장생활을 마무리해야 하는 단계에 와 있는 것 같다. 제 나름대로는 후배들에게 무언가 하나는 남겨 줘야 한다는 고민을 하고 있다. 후배들이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떠났으면 하는데, 상용화주제의 안정적 도입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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