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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시장에 불어 닥친 勞使 갈등…‘태풍이냐 미풍이냐’

CJ대한통운 VS 택배노조…올해 택배시장 최대 이슈 될 듯 오병근 기자l승인2018.04.2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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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로그 = 오병근 기자] 올해 택배시장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노사관계’라 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가 택배노조를 법적으로 인정해 준 후, 올해 노조가 노동자의 목소리를 내는 첫 해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올해 ‘택배노조’가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할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라 할 수 있다. 일단 업계는 본사 차원의 대응을 철저하게 기피하고 있다. 특수직 노동자 신분인 택배노조 조합원들과 택배업체가 직접 상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업계는 택배노조원이 소속돼 있는 대리점주가 그들의 고용인이며, 현행법상 노사협상은 ‘대리점주와 노조의 관계’라고 일축하고 있다. 반면, 노조측은 본사가 대리점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개별 대리점과의 협상은 의미가 없으며, 반드시 본사를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겠다는 심산이다. 이에 본지는 올해 택배시장의 가장 큰 이슈가 될 택배 노사관계의 쟁점에 대해 알아보고, 향후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망해 본다. <편집자 주>

 

“택배요금을 인상하게 되면, 현장에서 고생하는 택배기사님들에게 그 이익이 돌아갈 것입니다.”

대다수 택배업체는 택배요금 인상의 근거와 필요성으로 택배기사들의 수익을 거론해 왔다. 하지만, 시장에서의 업체 간 경쟁은 끝이 없었고, 택배 박스당 평균단가는 매년 하락했다. 때문에 택배기사들은 오늘보다 내일 더 많은 택배박스를 배달해야 기존의 수입을 유지할 수 있었고, 이러한 흐름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지난 십 수 년 간 택배업계의 수익성(영업이익률)은 3%를 중심으로 수익성이 좋은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로 구분돼 왔다. 수익성 3%를 기준으로 이 보다 이익률이 높으면 ‘장사를 잘한 업체’로, 낮으면 ‘분발해야 할 업체’로 평가받는다. 물론, 로젠과 같이 개인택배(C2C) 비중이 높은 업체는 이보다 수익률이 높다. 개인택배의 평균단가가 기업택배(B2B, B2C)보다 2배 가량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이 같이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체 시장 물량의 90% 이상이 기업물량을 위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수익률 3%는 택배업계가 반드시 지키고 싶은 마지노선이라 할 수 있다.

국내 택배시장에서 점유율을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업체는 CJ대한통운이다. 이 회사는 전체시장에서 45.5%를 점유하고 있다. 2, 3위 업체가 12~13% 내외라는 점에 비춰보면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매출 1조 9,900억원, 영업이익 677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3.4%. 반면, 2위권인 한진(1.5%)과 롯데글로벌로지스(적자)는 ‘3%’를 넘지 못했다. ‘3%’룰을 적용하면 CJ대한통운이 가장 장사를 잘했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이 장사를 잘한 CJ대한통운은 아마도 올해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적수를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 적수는 경쟁업체가 아닌 자사 택배기사들이다.

- 세(勢) 불리는 노조…CJ대한통운을 협상테이블로
   
 

전국택배연대노조(이하 택배노조)는 지난해 11월 정부로부터 노조설립을 인증받았다. 따라서 올해 합법적인 노조활동을 할 수 있는 첫 걸음을 내딛게 됐다. 노동3권(단결권ㆍ단체교섭권ㆍ단체행동권)을 보장받은 노조는 올해 협상테이블로 CJ대한통운 본사(원청)를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CJ대한통운이 노조를 협상파트너로 인정하게 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택배노조측은 CJ대한통운의 대리점이 아닌 본사를 협상파트너로 삼기 위해 올해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일단 택배기사들을 노조에 좀 더 많이 참여시켜 세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300명이었던 조합원 수가 올 들어 1,000명으로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아직 조합원 수가 적기 때문인지, CJ대한통운측은 우리를 협상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CJ측은 대리점주를 내세우고 있지만, 우리의 목표는 원청(본사)과 협상하는 것입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올해가 끝날 때까지 반드시 원청 사람들이 협상장에 나오게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힘도 세져야 합니다. 노조는 조합원이 힘입니다. 조합원을 확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점점 확산추세에 있습니다.” 김태완 택배노조위원장의 말이다.

택배노조원 1,000여 명 중 CJ대한통운 택배기사는 800명이 넘는다. 업계는 나머지 200명도 조합에 가입하기 전 CJ측 기사였다가 어쩔 수없이 타 택배사로 옮긴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있다. 때문에 이들의 목표는 CJ대한통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 한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단순히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라고 한다.

“전체 조합원의 80%가 CJ측 택배기사들로 구성된 것은 맞지만, 이 때문에 CJ를 (협상대상자로) 선택한 것만은 아닙니다. CJ가 시장의 절반 가량을 장악했으며, 업계의 대표성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무엇보다도 이 회사가 노조에 가장 적대적이라는 것입니다. 타 택배업체는 그렇지 않은데, CJ는 우리를 아예 인정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대리점주들 뒤에서 원청이 조정하고 있는데, 대리점주들과 무슨 얘기를 하라는 말입니까. 대리점연합회, 물류협회 모두 CJ의 사조직이 된지 오래입니다.”


- 노조와의 직접 협상 거부하는 CJ대한통운

CJ측이 싫든 좋든 택배노조는 협상파트너로 CJ대한통운 본사를 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타 택배업체들은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한진과 롯데, 로젠 등 주요 업체들은 자신들이 노조의 타겟이 되지 않은 것에 안심하면서도 일단 CJ측 대응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일단 노조측이 우리 회사에는 단 한 번의 협상도 요구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들 조합원 중 대다수가 CJ 사람들이니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회사에 적을 두고 있는 조합원이 없는데, 어떻게 우리와 협상을 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노조와 CJ간 협상의 움직임은 굉장히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노조가 CJ에 요구하는 것이 관철되면 우리에게도 요구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택배시장 전체적인 측면에서 노조문제는 올해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A사 임원의 말이다.
   
 

자연스럽게 CJ대한통운과 택배노조 간 향후 관계가 택배시장 전체의 노사관계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CJ대한통운이 어떤 스탠스를 유지하느냐는 향후 시장 전체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CJ측은 절대로 택배노조를 협상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으로 CJ는 그룹 차원에서 노조와는 거리를 두려고 하고 있는 측면도 있지만,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기 시작하면 CJ대한통운이 수익면에서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택배업체의 영업이익률이 오르기 위해서는 단가인상 밖에 없다. 하지만, 단가를 인상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지난 20여년 간 하락해 온 단가가 어느순간 갑자기 오를순 없기 때문이다. 단가인상은 대형화주와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택배업계는 이들을 설득시킬 자신이 없다. CJ대한통운은 이러한 흐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때문에 택배기사들이 같은 시간에 최대한 많은 물품을 배송시키는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외부(화주)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내부(택배기사)에서 이를 최대한 억누르고 있는 것이다.

CJ측은 공식적으로 “택배노조의 협상파트너는 대리점주들이지, 본사가 아니다. 본사가 고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노조는 그들을 직접 고용한 대리점주들과 상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와의 직접적인 협상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는 것이다.
   
 

노조는 어떤 전략을 택할까. 노조는 일단 국민들의 여론을 등에 업겠다는 계산이다. 택배기사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을 아는 국민들이 자신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다만 현재 전체 택배기사들의 2.5% 밖에 되지 않는 조합원 수를 최소한 5%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택배는 전형적인 네트워크산업으로, 대체 수송이 불가한 상황에서 어느 한 지역이라도 장기적으로 배송이 되지 않으면 택배업체는 본사 차원에서 대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조는 올 들어 CJ대한통운 사업장에서 꾸준히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인정한 노조의 교섭 요청에 CJ가 나서야 하며, CJ대한통운과의 교섭을 통해 택배현장의 문제들을 바꿔낼 것이라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

CJ와 노조, 노조와 CJ 양측 모두 강경하다. 때문에 양측은 끝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달 노조와의 협상을 거부하고 있는 CJ측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CJ는 이러한 명령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양측 간 갈등이 태풍으로 확산될지 미풍에 그칠지, 아니면 극적 합의점을 찾을지, 그 어떤 예상도 할순 없지만 올해 노사갈등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미니 인터뷰]

김태완 노조위원장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 CJ대한통운이 노조와의 협상테이블에 나오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CJ대한통운 본사에서는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우리와의 교섭에 임하지 않고 있다. 첫 번째가 노동자로 인정을 하지 않는 것이고, 두 번째가 택배업체 본사가 실질적 사용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CJ대한통운 본사는 계약을 맺은 대리점과 대화를 하라고 하는데, 택배업체의 대리점을 대표하는 대리점연합회에서도 우리를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대리점연합회라는 조직을 CJ가 주도해 만들었기 때문에 이들은 원청(CJ대한통운 본사)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현재 CJ본사에 교섭요구를 해 놓고는 있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조가 교섭해야 할 상대가 사실상 없는 것이다. 정부가 노조설립 필증을 발급했는데, 기업에서는 이를 인정해 주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답답하다. 특히, 이 문제에 대해 지난달 중앙노동위원회가 CJ측에 시정명령을 내렸음에도 불구, 원청(CJ대한통운)측이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사법부로 이 문제를 끌고 가고 있다. 원청측이 이러한 문제들을 사법부로 끌고 가 최대한 시간을 벌어볼 심산인 것 같은데,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국민적 공감대를 높여 여론을 모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 본사가 대리점연합회를 조정한다는 근거는 있는지.

▲ CJ대한통운의 법무 대리인이 ‘태평양’이라는 대형 로펌인데, 이 곳에서 법률적인 조언을 하고 있으며, 대리점연합회 또한 이 로펌으로부터 조언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CJ의 전국 대리점주나 지점장들은 현장에서 벌어지는 노조와의 문제에 대해 대리점연합회에 의견을 구하고 있다. 또 연합회가 이들에 대한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결국 CJ가 컨트롤을 하고 있는 것이다.

- 택배터미널에서의 분류작업에 대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 이 문제에 대해서도 원청측이 우리를 상대하지 않고 있다. 분류작업에 대한 임금 지급부문은 모든 문제의 시발점이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할 것이다. 일단 단위 사업장별로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같은 쟁의행위를 전국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다.

- 전국 5만 명의 택배기사 중 택배노조에 가입한 조합원은 1,000여 명 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중 80% 가량이 CJ대한통운 소속이어서 택배노동자 전체에 대한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우리도 이 부문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 400여 명이었던 조합원이 최근 1,000명이 넘는 등 빠르게 조직이 커져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노조필증을 받은 이후 약 4개월여 만에 600명이 넘게 추가로 가입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믿는다.

- 조합원이 CJ대한통운 소속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쟁의행위도 CJ대한통운 사업장 위주로 진행되는 것인가.

▲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타 택배사들은 노조에 그렇게 배타적이지 않은데, 유독 CJ만 (협조가)잘 안된다. 때문에 CJ를 중점으로 쟁의행위를 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한 꺼번에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노조활동을)시작하진 않았다. 지금도 현장에서는 조합원을 협박하는 등 노조활동을 방해하고 있다. 관건은 원청업체가 우리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올해 내에 CJ가 협상테이블에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노조가 자리를 잡기에는 1~2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이 문제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 하는지.

▲ 국토부의 정책이 택배현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분류작업 문제나 표준계약서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국토부가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국토부가 택배산업과 관련해서는 사업용 번호판에만 적극 관여하고 있는데, 노조문제 등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잘 관여하지 않는다. 택배가 하나의 산업으로 정착하려면 정책적인 부문이 많이 보완되어야 하는데, 이 부문이 아쉽다.

 
오병근 기자  bkfree@dailylo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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