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업계, “현실적 문제로 분할매각 유력할 듯”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SK해운에 대한 분할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그룹이 SK해운에서 운항하는 그룹 계열사 전용선대는 그대로 둔 채, 한전이나 가스공사 등 외부 전용선 부문만 사모펀드에 매각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가 SK해운이 운항하는 SK그룹 계열사 선대를 제외한 나머지 전용선대를 매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SK해운에 대한 매각설이 불거진 이후 '계열사의 전용선대 확보'라는 현실적인 문제와 겹쳐 분할 매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과거 한진해운의 가스공사 및 한전 등 벌크선대를 인수해 H라인해운을 설립했다. 이후 H라인해운은 현대상선이 운항하는 가스공사의 LNG선을 제외한 벌크 전용선대를 인수해 현재 50여 척의 전용선대를 운용 중이다.

▲ SK해운 소속 멤브레인 타입 LNG선인 SK서밋호.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측은 H라인의 해운선대를 확대하기 위해 SK해운이 운항하는 전용선대 중 SK그룹 계열사인 SK에너지와 SK가스 등과 계약한 그룹 물량을 전담하는 선대를 제외한 나머지 선대를 인수한다는 것이다. 현재 SK해운과 H라인해운의 전용선대는 한전을 비롯해 가스공사, 포스코, 현대글로비스 등으로 대형화주들이 같다.

SK그룹 입장에서도 그룹 계열사 중 실적이 좋지 못한 SK해운을 털어버리고, 그룹 물량을 전담하는 선대만 남겨둔 채 실적이 미미한 선대를 매각함으로써 해운업에서 손을 떼겠다는 의도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SK해운의 비그룹 물량 전용선대는 H라인해운의 운항선대와 화주들이 대부분 겹치기 때문에 선대 규모를 늘리기에 적합하다”며, “SK그룹 입장에서도 자사 물량을 안정적으로 운항해줄 선대는 필요하니, 자체 물량 처리를 위한 선대만 남긴채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 SK해운의 물적분할로 주주로 등극한 삼성증권과의 여러 금융약정 및 SK B&T와 금융계약 등으로 SK해운 전체를 매각하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도 분할매각설에 힘을 싣고 있다.

다만, 한전이나, 가스공사 등 대형화주들이 전용선대의 사모펀드 매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고, 삼성증권의 SK해운 지분 참여 등으로 인해 향후 분할매각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SK해운 소속 LNG선인 SK스플렌더호.
한앤컴퍼니는 과거 H라인해운의 성장가능성에 대한 한계로 H라인해운을 사업영역이 비슷한 SK해운에 매각을 검토했으나, SK그룹의 부정적인 입장으로 중단됐었다. SK그룹은 SK해운의 지속적인 실적악화로 지난해 물적분할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삼성증권이 참여해 SK해운의 지분을 인수하는 등 금융약정을 체결했다.

또 KC-1 탑재 LNG선 소송은 SK해운이 삼성중공업과 컨소시엄으로 해당 계약을 낙찰 받았지만, 운항 중 문제가 생기면서 해당 선박은 운항이 중지되고 대체선을 투입시키면서 삼성중공업과 소송을 진행 중이다.

또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물적분할 등 여러 금융약정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전체 매각이 어렵기 때문에 분할 매각이 유력할 것으로 본다”고 밝히고는, “그렇지만, 한전이나 가스공사가 과거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자사의 전용선대를 사모펀드에 매각하면서 자금을 유동화하는 데에만 활용하고, 이를 인수한 사모펀드도 다른 곳에 매각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춰 해운의 성장가능성 한계 등의 문제로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이라 매각에 대해 해당 화주들이 승인을 해줄지는 의문이다”고 전했다.

 
A사 관계자는 “화주들이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하나 어차피 H라인해운 직원들도 같은 사람들이 넘어가서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끝까지 반대하진 않을 것”이라며, “KC-1 소송이나, 여러 가지 금융약정 등도 결국 매각을 결심하는 순간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이 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여러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SK그룹도 자사 운영선대만 필요하고 한앤컴퍼니도 H라인해운의 화주와 겹치는 전용선대만 필요하는 등,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분할매각으로 갈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SK해운 측은 관련 내용을 부인했다. 

SK해운 관계자는 해당 내용에 대해 “사실무근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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