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해운 선원들 “믿기 어렵고 당혹스럽다”

-회사측은 “사실 무근” 주장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국내 해기사 승선 선호 1순위인 SK해운의 매각설로 직원들과 소속 선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노조측은 소속 조합원들에게 사측의 매각에 대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의 공문을 발송했지만, 소속 해기사들과 직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SK해운 선원노조인 SK해운연합노동조합은 SK해운 매각설이 불거지고 CEO 면담을 진행 이후 조합원들에게 ‘SK해운 매각(합병)설에 관한 건’이라는 제하로 공문을 발송했다.

해당 공문에는 “장기간 운임하락을 비롯한 부정적 대내외 여건으로 인해 회사의 재무구조 개편이 필요하게 돼,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투자유치를 진행 중인 상황으로 언론지상에 보도된 내용은 하나의 가설로 투자유치에 대한 어떠한 결론도 난 것이 없다고 했다”고 적시돼 있다.

이어 “향후 최고경영자로서 회사 구성원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투자유치에 관심이 있는 회사와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했다”고 전하고는, “우리 노조에서 구성원의 고용안정에 변화가 생길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앞으로 투자유치 진행상황 및 결과에 대해 적극 대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조 집행부측 공문에도 불구, 소속 선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특히, 현재 승선을 하고 있는 선원들과 휴가차 국내에 있는 선원들 간 정보교환도 늦어 회사측의 매각 진행사항을 접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언론보도를 통해서만 소식을 접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SK해운 선박에 승선 중인 한 선원은 “해당 공문을 받고 매각설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돼 기사를 찾아보게 됐다”며, “배에서 내려서 쉬고 있는 선원들은 다른 직원들을 만나기도 어려워 해당 내용을 모르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이어 “해상에 있는 선원들이나 휴가 중인 선원들 모두 매각설에 대해 믿기 어렵다는 입장들이다”며, “그렇지만, 다들 진짜 매각이 되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걱정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SK 선박에 승선했던 한 선원도 “다들 어렵게 입사한 회사가 다른 곳도 아닌 사모펀드로 넘어간다는 소식에 당혹스러워 한다”며, “한진해운 파산 및 폴라리스쉬핑 사고와 현대상선 구조조정 등으로 이제 갈만한 선사라고는 SK해운밖에 없는데, 다들 매각설이 ‘설’에서 그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해상직(선원)뿐만 아니라 육상직도 구조조정 우려감 때문에 불안감에 떨기는 마찬가지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선원들이야 회사가 넘어가도 선박이 옮겨가기 때문에 당장 구조조정 우려는 없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육상직들은 업무범위가 H라인해운과 겹치는데다, H라인 직원들이 하던 업무에서 선박 몇척만 더 관리하는 수준이라서 SK해운 육상인력을 많이 받을 필요가 없어 현 육상 직원 3분의 1도 넘어가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A선사 관계자도 “SK해운이 비상장사라서 경영진이 결정만 하면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구조인데, 회사측에서 매각설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어도 갑작스레 매각이 추진될 가능성도 높아 직원들이 서로 불안해하고 있다고 한다”며, “현재로서는 SK그룹이 국가 기간산업의 주축을 이끌고 있다는 자부심을 스스로 버리지 않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SK해운측은 노조와 황의균 대표 간 면담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측의 공문 발송이나 대표이사 면담과 관련해 “모두 사실무근이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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