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테르담항에 저유황유 전용 터미널도 건설

▲ 머스크의 1만 8,000TEU 선박.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2020년 황산화물 규제에 맞춰 저유황유 공급 확대를 압박하고 있는 머스크가 자사 선박 중 1만 8,000TEU급 대형선박에 탈황장치(스크러버)를 일부 시범 장착키로 했다.

해운업계 및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머스크는 2020년부터 적용되는 IMO(국제해사기구) 규정에 따라 현재 운영 중인 1만 8,000TEU 컨테이너 선박에 스크러버를 일부 시범 장착할 예정이다.

KMI는 정기간행물인 '해운시장포커스'를 통해 “머스크의 스크러버 장착 선박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머스크는 “황산화물 규제에 맞춰 저유황유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IMO에 간접적으로 저유황유 공급 확대를 압박한 바 있다. IMO도 황산화물 규제 시행을 2020년으로 확정지으면서 저유황유 공급확대를 약속했지만, 공급처가 현재까지 대폭 확대되지 않은 상황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스크러버 장착 비용이 비싼데다 IMO도 규제 시행시기를 발표하면서 시행시기에 맞춰 저유황유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했었다”며, “전임 사무총장이 약속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규제시행에 맞춰 저유황유 공급 확대는 해야 하는 것인데, 현재까지는 공급 확대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글로벌 항만업계 관계자도 “머스크가 자사 선박의 대부분을 저유황유로 활용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이 IMO를 상대로 저유황유 공급처를 늘리겠다는 약속을 지키라는 압박으로 보고 있다”며, “모든 선박에 스크러버를 장착할 순 없는 노릇이고 저유황유 공급만 늘리면 어느정도 해결이 될 문제인데, 머스크로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입장이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해운업계는 머스크가 1만 8,000TEU 시리즈에 스크러버를 시범 장착하기로 했으나, 저유황유 사용 위주 정책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머스크는 로테르담항에 네덜란드 탱크터미널 운영사인 보팍(Vopak)과 공동으로 저유황유 전용 터미널을 짓고 있다.

KMI는 “지난해 머스크의 유류비가 총 34억 달러로 현재 운영 중인 700여 척 이상의 선박을 모두 저유황유로 사용 전환할 경우 약 20억 달러가 추가 소요될 전망이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보팍과 공동으로 건설하고 있는 전용 터미널에서는 머스크에서 사용하는 전체 연료 수요의 20%를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선사 관계자도 “머스크가 스크러버를 시범 장착했다고 해도 저유황유 사용 위주로 규제를 대응하겠다는 정책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선사들도 스크러버 보다는 저유황유 위주로 사용하게 될텐데 정부가 뜬금없이 스크러버 장착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해서 황당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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