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로그 = 오병근, 김수란 기자] 2018년 해운시장은 정부가 개입하는 구조조정이 본격화 된만큼 다사다난한 했지만, 물류시장은 그다지 큰 이슈가 많지 않았다. 우선 해운시장은 한창 구조조정 중인 12월 초 느닷없이 공정위가 현대상선을 비롯한 3개 해운사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펼쳐 해운업계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3개사는 현재 운임담합 혐의를 받고 있으며, 관련 조사는 내년으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또 현대상선은 2조원이 넘는 정부지원금이 투입됐음에도 1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경영실적이 바닥을 헤매고 있으며, SK해운은 시장에서 전격 철수하는 등 국내 해운시장의 암울한 현실을 드러내 보였다. 다만, SM상선이 미주시장에서 흑자로 전환한 점은 그나마 위안거리로 남았다. 물류시장은 지난해 11월 초 정부가 특수직 근로자인 택배노조에 노조설립필증을 발급, 합법해 줌에 따라 예상대로 한 해 내내 CJ대한통운과의 힘 겨루기가 이뤄졌다. 데일리로그는 2018년 한 해 동안 해운·물류산업에서 있었던 이슈를 종합, ‘10대 뉴스’로 정리했다. <편집자 주>

 

 

- 실망스러운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정부가 지난 4월 해운산업 구조조정안인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했지만, 해운업계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해운재건 계획의 주요내용은 현대상선을 통한 초대형선 발주로 2022년까지 선복량을 늘린다는 내용 외에 별다른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아 해운업계를 실망시켰다.

또 한국 해운산업 지원을 진두지휘할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난 7월 출범했지만, 조직 규모가 작고 운영 또한 원활치 않아 과연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일고 있다.

해양진흥공사는 이번 정권의 지지 속에서 당초 자본금 5조원 규모로 출범키로 했지만, 이보다 2조원 가량 줄어든 3조 1,000억원으로 출발해 자본금 부족 논란이 일고 있다. 조직 또한 101명으로 소규모인데다 출범 초기부터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갈피를 못잡는 등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여 업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대변하듯 ‘부산항을사랑하는시민모임’은 이달 초 성명서를 통해 공사의 활성화를 위해 자본금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성명서에서 “한국해양진흥공사가 해운·조선업을 재건하기 위한 당초 설립취지를 살리려면 자본금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사가 출범 반년도 안 돼 자금부족을 호소하며 국회에 예산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며, “법정 자본금 5조 원에 훨씬 못미치는 3조 1,000억 원 규모로 성급하게 출범하는 등 정부의 해운업 재건 정책 부실 설계에 다른 예견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 외에도 공사는 앞으로 선박발주가 없는 불황기에 대비해 자생능력을 키워야 하는 숙제까지 안고 있어, 내년부터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되고 있다.

- 공정위, 해운 3사 압수수색…운임담합 조사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달 초 현대상선을 비롯한 컨테이너 선사 2곳과 동남아항로협의회를 동시에 압수수색함에 따라 해운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이번 공정위의 조사는 목재수입업계가 선사들의 운임담합 의혹을 제기하면서 전격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정위 조사는 현대상선, 흥아해운, 장금상선 등 3개 사에 대한 압수수색 이후 한 달 내내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등 향후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당초 타 컨테이너 선사들까지 조사가 확대될 것이라는 의견과 달리 이들 3개 선사 외에 추가적인 조사가 이뤄지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운업계는 조사 대상기업이 확대되지 않은데 안도하고 있지만,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이 불가능해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주무부처인 해수부 역시, ‘해운 재건’이 이뤄지고 있는 중차대한 시점에서 공정위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 택배노조·CJ대한통운 노사갈등 표면화

올 한해 택배시장은 전국택배연대노조와 CJ대한통운 간 갈등이 가장 큰 이슈라 할 수 있다.
택배노조는 지난해 11월 정부로부터 노조설립필증을 교부받는 등 노조로서 정식 인가를 받았지만, 정작 택배업계로부터는 외면을 받는 현실에 부딪혀야 했다. 노조는 올초부터 CJ대한통운측과 단체교섭을 두고 1년 내내 팽팽한 기싸움을 벌여왔다. 우체국노조를 제외한 노조원의 90%가 CJ대한통운 소속이기 때문에 노조측은 CJ대한통운과의 협상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CJ대한통운측은 노조와의 만남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노조와의 협상에 임하라는 노동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초강경 대응으로 맞섰다. CJ대한통운측은 택배연대 노조원이 CJ대한통운측과 직접 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라 자사와 계약관계인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노사협상은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노조는 11월 21일부터 8일 간 파업을 벌이는 등 총력전을 펼쳤지만, CJ대한통운을 협상테이블로 이끌어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파업을 전후해 노조측은 수차례에 걸쳐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조합법을 위반한 불법행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CJ대한통운측이 교섭거부를 위해 파업지역의 택배접수를 중단하는 등 택배노동자에 대한 해고 위협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CJ대한통운측은 꿈쩍도 하지 않는 등 평행선을 이어갔다.

이 같이 올 한 해동안 이어진 노조와 CJ대한통운 간 기 싸움은 일단 CJ대한통운측의 판정승으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노조측도 ‘생존권의 문제’라며 배수의 진을 치고 있어 노조와 CJ대한통운 간 갈등은 내년에도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 현대상선, 수조원대 정부 지원에도 14분기 연속 적자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경영성과가 보이지 않고 있는 현대상선이 올 한해도 다양한(?) 논란거리를 일으켰다.

현대상선은 지난 3분기까지 총 1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데다, 4분기 실적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관련 업계로부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경영실적이 바닥을 헤매고 있다. 특히, 정부지원책으로 총 2조원을 투입해 초대형선 20척을 발주했으나, 향후 경영실적 개선이 불분명해 질타를 받았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 영업적자가 예상됐었던 상황에서 실적 발표 직전 직원들에게 상여금을 지불해 논란을 자초하는 등 도덕적 해이 문제도 야기하기도 했다.

게다가 양대 근해선사인 흥아해운과 장금상선의 컨테이너 부문 통합에 정부는 현대상선의 역내아시아 항로 부문에 대한 부분 통합을 유도했으나,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었다.

이 외에도 국정감사 증인출석 요구에 해외 출장을 이유로 대표이사가 불참하고 전무가 출석해 수조원에 달하는 국가 자금을 수혈받고 있는 기업으로서 책임을 회피하는듯한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이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쌀독의 쥐’라는 원색적인 표현까지 써가면서 현대상선을 맹비난 하는 등 현대상선은 올해 수

난의 한 해를 보냈다 할 수 있다.

- SK그룹, 해운시장서 철수…주요 선대 ‘한앤컴퍼니’에 매각

SK그룹이 실적악화로 해운 계열사인 SK해운을 매각하면서 해운시장에서 완전 철수했다.

SK해운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영국법인의 거액의 적자가 발생하면서 이후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자금을 유입하고 벙커링(B&T) 사업을 분할하는 등 경영 회복을 위해 노력해 왔었다. 특히, 최후의 수단으로 물적분할을 단행해 회사의 부실을 지주사인 SK(주)가 떠안았으나, 여전히 실적이 회복되지 않으면서 결국 매각 수순을 밟게 됐다.

SK그룹은 매각 작업을 진행하면서 비전용선대의 부분매각과 전체매각을 놓고 저울질하다 결국 전체매각으로 가닥을 잡고 지난 10월 약 1조 5,000억 원에 SK해운을 한앤컴퍼니측에 매각했다. 한앤컴퍼니는 한진해운의 전용선대와 현대상선 벌크전용선 사업부문을 인수해 설립한 H라인해운을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SK해운과 합병해 상장(IPO)할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쿠팡, 물류시장서 약진

쿠팡이 물류센터 확대 및 택배인력 직영화를 통해 물류시장에서 강자로 급부상한 한 해였다. 쿠팡은 특히, 지난 11월 21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2조 2,500억 원)의 투자를 추가로 유치하면서 물류비즈니스를 더욱 확대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서 9월에는 유통업체로는 처음으로 ‘택배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택배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또 일반인도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직접 배송을 할 수 있는 ‘쿠팡 플렉스’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 2개월 만에 지원자가 10만명 가까이 몰리는 인기를 끌었다.

쿠팡은 현재 1억 2,000만 종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400만 종은 로켓배송을 통해 주문 다음날 바로 고객에게 배달해 주고 있다. 9월 기준 로켓배송의 누적 배송량은 10억 개를 넘어섰으며, 직간접 고용 인원 또한 올해 2만 4,000명 수준으로 늘렸다. 또 전국에 축구장 151개 규모에 달하는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이를 두 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 인천내항 통합법인 출범…신항도 통합 논의

말 많고 탈 많았던 인천내항 통합법인이 진통 끝에 지난 5월 공식 출범했다. 당초 4월을 목표로 통합을 추진했으나, 법인 설립에 앞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가 지연되면서 계획보다 한 달 늦게 설립됐다.

통합법인은 인천내항 10개사 중 지분매각 후 철수한 대주중공업을 제외한 9개 법인이 출자해 설립됐으며, 당초 대주주 지위를 놓고 선광과 CJ대한통운이 경쟁을 벌여 인천 향토기업인 선광이 19.59%로 대주주가 됐다.

인천내항은 그동안 물동량 감소와 하역사 간 과당경쟁으로 누적적자가 192억 원에 달했으며, 하역사들 정리 및 TOC 계약 종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통합이 결정됐었다. 이후 통합방식에 대한 여러 진통 끝에 통합법인에 대한 지분정리를 마쳐 5월 법인이 설립되고 7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한편, 해수부는 인천내항 통합에 이어 인천신항 터미널 운영사 2곳도 통합키로 결정했지만, 한진과 선광 양사 간 통합이 원활치 않아 현재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양사 모두 터미널 대형화와 신항 개장 이후 요율 하락 등의 이유로 터미널 운영이 어렵다는데 공감하고 있어 내년부터 조율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 SM그룹, 해운계열 3사 해운시장서 약진

대한해운 매입으로 해운업에 진출한 SM그룹에게 올 한해는 의미있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한진해운 미주노선을 인수해 출범한 SM상선은 계속된 적자에서 벗어나 올 하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 초 현대상선과 협업 거부로 곤혹을 치르기도 했었지만 8월 둘째 주부터 북미노선에서 주간 약 10만 달러 규모의 영업이익을 시작으로 미주노선에서 흑자를 거두기 시작했다. 특히, 이는 서비스 개시 1년 4개월 만에 이뤄낸 것으로 ‘신생 컨테이너 선사는 실패한다’는 업계의 관행을 깨기도 했다. 이 회사는 당초 올해 수백억 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건설부문의 실적과 합산하면 흑자로 전환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또 다른 계열사인 대한해운도 SM그룹 편입 후 처음으로 해외 대형화주인 발레사와 장기계약을 따낸데 이어, GS칼텍스와도 VLCC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등 회사 창립 최초로 원유운반시장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달에는 2008년 해운위기로 명맥이 끊겼던 자사주를 매입하고 뒤이어 경영진들도 추가 매입을 단행해 기업 가치에 대한 인식 제고에 나서기도 했다.

이 외에 대한상선도 중부발전이 새로 가동하는 신서천화력발전소 운영을 위한 유연탄 운송과 관련해 25년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결국 간판 내린 ‘드림택배’

동부택배, 동원택배, 옐로우캡택배 등 3개사 통합 브랜드였던 KG택배가 지속된 경영난으로 대리점연합체에 사업권을 넘겼지만, 결국 뿔뿔이 흩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지난해 말, KG택배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은 대리점주연합법인은 이후 브랜드를 ‘드림택배’로 명명하고, 올 1월부터 본격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드림택배는 지속되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출범 7개월 여만인 지난 8월 8일 영업을 중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당시 최형규 드림택배 대표는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드림을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봤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으며, 결국 8월 8일 18시를 기해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드림택배는 결국 지속되는 경영악화를 버티지 못하고 사라졌으며, 누적 적자만 400억원 대에 이르는 것을 알려졌다.

이 같은 드림택배의 실패는 재무구조가 약한 중소업체가 살아남기 힘든 현 택배시장 구조를 잘 보여준 사례로 기억될 전망이다.

- 3대 PA, 대표이사 등 주요 임원 일제히 교체

올해 부산항만공사(BPA)를 비롯, 3대 항만공사(PA)의 주요 임원 대다수가 교체되거나 공모가 진행 중이다.

BPA는 8월 우예종 사장 임기가 종료됨에 따라 남기찬 사장을 새로 선임했다. 남 사장은 취임 후 조직병폐를 개선하기 위해 강도 높은 조직개편을 단행, 실·부장을 수평배치하고 19개의 부를 9개로 줄이는 등 획기적인 경영혁신을 단행했다.

또 이에 앞서 지난 3월 선임된 이진걸 BPA 부사장은 인선 당시 뚜렷한 항만관련 이력이 없어 초창기에는 인사 논란이 다소 있었으나, 뚜렷한 주관과 확고한 신념으로 운영본부 업무를 무리없이 소화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추연우 경영본부장(부사장)도 지난 11월 임기가 종료되면서 현재 후임 본부장에 대한 공모절차가 진행 중이다.

인천항만공사(IPA)는 2월 경영 및 운영본부장에 대한 공모절차를 진행했으며, 경영본부장에 홍경선 씨, 운영본부장에 이정행 씨를 선임했다.

여수항만공사(YGPA)는 방희석 사장이 1년여 만에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후임에 차민식 씨가 선임됐다. YGPA는 방 전 사장이 지난 4월 해수부 감사 진행 중 사의를 표명해 후임 사장 선임 절차에 들어갔었다. 이 과정에서 공모작업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기존 최종후보 3명이 모두 탈락하고, 재공모 작업이 이뤄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진통 끝에 YGPA는 지난 11월 차민식 전 BPA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최종 선임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