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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유창근 사장에 얼마나 더 기회를 줘야 하나

오병근 기자l승인2019.01.22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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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로그 = 오병근 국장] Q. 재임기간 2년 동안 총 1조 971억 원 적자를 기록한 CEO가 있다. 이 기간 정부에서 공적자금 3조 원을 투입했지만, 회사의 적자행진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해당업체 CEO는 2020년 하반기까지 자신을 믿고 꾸준히 자금지원을 해 준다면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 자신한다. 당신이 대주주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대한민국 원양컨테이너선사의 유일한 희망인 현대상선의 누적적자가 산더미처럼 불어나고 있다. 정부의 해운산업 ‘빅1’ 정책에 따라 2년여 동안 3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이 회사에 투입됐지만, 오히려 회사 사정은 악화되고 있다.

유창근 사장은 지난 2016년 9월 현대상선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2개월 앞선 7월, 산업은행이 출자전환을 통해 현대상선의 1대 주주로 자리했다. 유 사장은 산업은행이 대주주로서 처음으로 선임한 CEO이다. 그는 2018년 3월 재선임 되면서 CEO로써 롱런을 예고했다. 하지만, 그가 받아든 성적표는 그를 어두운 구렁텅이로 밀어 넣고 있다.

유 사장이 CEO로 선임된 이후, 현대상선은 2016년 4분기 1,861억 적자를 기록하더니, 2017년 한 해 동안 4,181억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급기야 지난해에는 3분기 누적 영업손실 4,929억을 기록했다. 8분기 동안 영업손실만 1조 971억 원에 달한다. 아직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나오진 않았지만, 적자가 확실시 된다. 그가 재임하는 동안 단 한 번의 흑자도 없었다. 지난해 삼일회계법인이 실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이자비용만 2018년 1,656억 원에서 2022년에는 3,175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이대로 라면 원금 상환은커녕 이자를 내기에도 버거워 보인다.

비슷한 시기 재선임 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실적은 이와는 대비된다. 대우조선은 정 사장 재선임 이후 지난해에만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 영업이익만 7,05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조선 3사 중 가장 좋은 실적이다. 정 사장은 지난해 6월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 3분기까지 물량이 확보돼 있고, 연말까지 수주활동을 한다면 2021년 상반기 물량도 확보할 수 있어 당분간 물량 걱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재무구조가 안정권에 접어들었음을 대내외에 알렸다. 구조조정중인 두 회사의 명암이 극명히 엇갈린 것이다.

현대상선은 연일 실적이 곤두박질 치다보니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이 회사는 2016년 7월 채권단 출자전환 이후 5,000%에 달했던 부채비율이 200% 수준으로 대폭 낮아졌었다. 이 같이 채권단의 힘으로 떨어뜨려놓은 부채비율은 잠시뿐이었다. 유 사장이 선임되기 전인 2016년 3분기까지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186.4% 였지만, 2년 후인 지난해 3분기 부채비율은 915.8%에 달한다. 재무구조에 다시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현대상선의 실적이 암흑 속을 헤매자 산업은행측은 해답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듯하다. 이동걸 산은 회장이 현대상선 임직원에 대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현상을 지적하면서 조직에 메스를 댈 것임을 시사했지만, 아직 달라진 건 없다. 오히려 직원들의 사기만 떨어뜨렸다는 볼멘소리가 간간히 흘러나오고 있다. 해운업계 한 인사는 “전투에서 패하면 장수에게 책임을 물어야지, 병사들에게 이를 전가해선 안된다”며, “적자폭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진에 대한 교체가 없다는 것은 직원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 일반 기업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현대상선을 위해 초대형 선박 20척을 발주했으며, 이를 위해 3조 1,541억 원이라는 정책자금을 추가로 지원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해운업계 대다수 인사들은 ‘현대상선에 대한 특혜’라고 마뜩치 않아 한다.

‘해운산업 재건’이라는 대명제 아래 현대상선에 대한 특혜는 ‘어쩔 수 없는 특혜’라고 애써 자위할 수 있다. 하지만, 2년 동안 3조에 달하는 수혈을 받았음에도 1조가 넘는 적자를 기록한 경영진. 향후에도 적어도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는 경영진에 책임을 묻지 않는 현 상황을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상황이 이러니 일각에선 ‘경영진을 교체하려해도 마땅한 사람이 없어 교체가 어렵다’는 웃지 못 할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것 아닌가.

유창근 사장은 지난 2017년 11월 기자회견에서 “내년(2018년) 3분기에는 흑자전환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유 사장이 흑자전환을 약속했던 시점인 지난해 3분기까지 현대상선은 4,929억 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이제는 더 이상 기다려줄 여유도, 이유도 없다.

 
오병근 기자  bkfree@dailylo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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