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경력 전무한데다, 물류전문가도 아닌데 이해불가”

-글로벌 20위 선사 CEO 중 비해운 출신 없어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현대상선 신임 대표에 해운업과 관련이 없는 인물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운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5일 차기 현대상선 사장 후보 4명에 대한 면접을 진행, 신임 대표이사에 전 범한판토스(현 판토스) 대표 출신인 배재훈 씨를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오는 12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배재훈 씨를 차기 현대상선 대표이사로 안건에 올려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사장 후보 면접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오늘 오후께 신임 사장 후보를 공표할 것이라고 들었다”며, “면접때 이미 특정인물을 염두에 두고 진행된 것 같았고, 이미 내정자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련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해운업계 출신인 유창근 현 대표도 견디지 못하고 사퇴하는 현 상황에서 해운업을 전혀 모르는 CEO가 가당키나 하냐는 것이다. 특히,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달 말 “현대상선의 새 CEO는 IT출신 인사가 후보에 있었으며 좋겠다”는 발언을 한 직후, 실제로 IT업체에서 잔뼈가 굵은 배재훈 씨가 신임 대표로 내정됐기 때문이다.

이번 인터뷰 대상자는 배재훈 씨 이외에 현직 2자물류 자회사의 대표이사인 M씨, 벌크선사 부회장 출신인 L 씨, 또 다른 벌크선사 사장 출신인 P씨 등 총 4명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 해운 전문가는 “일각에서 후보 4인이 모두 컨테이너선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인물들이고, 연관도 없어 4명 후보 모두 현대상선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을 여러차례 산은에 전달했으나 선임을 강행할 예정인가 보다”며, “현대상선을 하루라도 빨리 정상화 시켜서 민영화해야 하는게 목적일텐데, 이해할 수 없는 처사이다”고 전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도 “글로벌 20위권 컨테이너선사 수장에 비해운출신 인물은 단 한명도 없다”며, “4명으로 압축된 후보에도 컨테이너 전문가가 없는 것이 이상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해운업계는 현대상선 차기 수장으로 조직을 장악할 수 있으면서 글로벌 해운 네트워킹을 갖춘 적임자를 찾아 선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해운 전문가는 “현대상선은 현재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문제를 바로잡고 글로벌 메이져 컨테이너선사 수장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킹을 갖춘 인물이 와야 한다”며, “당장 내년에 끝나는 2M과 협력 종료 후 글로벌 얼라이언스에 현대상선을 가입시켜 글로벌 선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현대상선의 최대 목표임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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