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로그 = 오병근 국장] 현대상선과 데일리로그 간 민사소송과 관련, 최근 현대상선측이 항소를 포기함에 따라 지난달 법원이 판결한 1심 내용이 최종 확정됐다.

현대상선은 지난 2017년 12월 본지가 보도한 내용이 허위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한바 있다. 이에 서울남부지법은 지난달 19일 현대상선측이 허위라고 주장한 기사 총 6건 중 5건에 대해 기각했으며, 나머지 1건도 정정보도가 아닌 현대상선측 주장이 담긴 ‘반론보도’를 내 줄 것을 명령했다. 소송비용 또한 현대상선측이 대부분 부담하라고 판결했다.<본지 2월 25일자 보도기사 참조> 사실상 본지가 완승을 거둔 것이나 다름없다.

판결 결과에 상관없이 아직도 작은 언론사를 길들이려는 이러한 소송이 벌어지고 있다는 현실에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언론사도 보도에 신중을 기해야 하겠지만, 자사에 비판적 보도를 한 중소언론사에 재갈을 물리기 위해 대형 로펌을 동원해 소송부터 제기하는 이 같은 행위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이번 소송결과에 따라 그들이 고용한 화려한 변호인단에 지급해야할 만만치 않은 소송비용 또한 ‘국민의 혈세’라는 점을 그들은 되새겨야 한다.

현대상선은 정부로부터 무려 3조원이라는 자금을 지원받았고, 이 회사에는 앞으로 이보다 더 많은 지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때문에 경영에 있어 그 어떤 기업보다 투명해야 하며, 하루라도 빨리 경영상태가 호전돼야 한다. 현대상선이 구조조정에 실패하면 천문학적인 지원자금은 허공으로 날아가고 국내 해운산업은 끝 모를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산업은행도 이 같은 경영실패를 의식해서인지 현대상선의 경영진을 교체한다고 한다. 부디 새로운 경영진은 흔들리는 현대상선을 다잡고 현재 처해있는 모든 상황을 호전시키길 간절히 바란다.

본지도 이번 소송을 통해 반성하고자 한다.

본지는 지난 1년 2개월여에 걸친 소송기간 중 수조원의 혈세가 투입된 현대상선에 대한 감시의 펜 끝이 무뎌졌음을 고백한다. 이번 소송은 본지에 어떤 식으로든 압박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인정한다. 만약, 현대상선측이 이러한 점을 노렸다면 그들로서는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자괴감이 밀려온다. 왜 더 당당하고 날카롭지 못했는지.

이번 싸움에서 본지가 얻은 것은 명예도 돈도 아닌 언론사가 지향해야 할 가치이다. 혹자는 이번 소송을 두고 ‘다윗이 골리앗을 무너뜨렸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줬다는 것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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