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 현대상선 초대형선 발주 두고 “미친 짓” 분노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미국 유수의 경제지가 현대상선(HMM)의 정식 얼라이언스 가입이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현대상선의 초대형선 발주를 두고 2M측이 “미친 짓(Nothing less than crazy)”이라고 평가한데다, 현대측이 2M에 특별한 협상안조차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배재훈 신임 현대상선 사장이 2M 협상을 위해 유럽으로 출장을 갔지만, 해운 얼라이언스 참여를 확정하는 거래를 성사시키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WSJ는 “현대상선 신임 사장이 된 배재훈 씨가 이번 주 세계 컨테이너시장의 3분의 1을 점유하는 머스크와 MSC의 경영진을 만날 것”이라고 밝히면서, “배 사장은 내년에도 HMM이 2M의 멤버가 되길 원하나, 그가 원하는 것은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2017년부터 2M과 전략적 협력을 통해 준회원 자격으로 선복서비스를 활용하고 있지만, 내년 4월 해당 서비스가 종료된다.

현대상선이 2M과의 계약 연장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WSJ는 한진해운 파산 이후 대형화주들이 한국선박에 화물 선적을 원하지 않고, 세계시장을 좌지우지하는 2M의 시장점유율에 비해 현대상선의 시장 점유율은 1.8%로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HMM의 초대형선 발주로 2M 경영진이 강하게 분노했다는 점을 꼽았다.

WSJ는 “2M은 현대상선이 지난해 4월 초대형선박 20척 발주로 2M의 경영진을 분노케 했다”며, “2M의 고위간부는 (현대상선의) 선박 발주를 ‘미친 짓(Nothing less than crazy)’이라고 비유했다”고 밝혔다.

해운업계 관계자도 “2M 멤버들이 이미 초대형선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타 선사들의 초대형선 발주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며, “현대상선에도 2M의 준회원 자격으로 가입시키면서 초대형선 발주를 자제해달라고 했음에도, 20척이나 발주를 했으니 격하게 반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현대상선이 2M과의 얼라이언스에서 점진적으로 소외데고 있는데다, 타 얼라이언스에 가입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2M은 지난해 이스라엘 짐라인(Zim Line)과 미국 노선을 위한 파트너쉽을 체결한데 이어 1월에는 협력관계를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스옌센 씨인텔리전스컨설팅 CEO도 “현대상선이 불필요한 낮은 선복 임차료와 대형선박 외에 협상에서 특별한 것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대형선박은 역내 운송에 사용할 수 없는데다, 현대상선이 해운 얼라이언스를 떠나면 아시아역내 운송에는 너무 크고 세계 해운 서비스에는 규모가 작다”고 설명했다.

라스옌센은 머스크의 수석애널리스트 출신으로 머스크를 다각도로 분석한 바 있는 정기선(컨테이너선) 전문가이다.

WSJ는 “2M 이외에 다른 얼라이언스인 오션 얼라이언스는 이미 현대상선이 두각을 나타낸 태평양항로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다른 파트너사를 필요로 하고 있지 않다”며, “디 얼라이언스도 직항서비스에만 점차 집중하고 있어 다른 파트너와 선박을 공유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상, 사실상 타 얼라이언스에도 현대상선이 가입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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