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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담합으로 얼룩진 CJ대한통운의 90년 업력

오병근 기자l승인2020.01.3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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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로그 오병근 편집국장] 지난 십수 년간 암암리에 진행해온 운송업계의 담합행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순차적으로 발표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내륙운송시장 조사 4건 중 이른바 ‘재경 6개사’ 중 리더격인 CJ대한통운을 비롯해 세방, 동방 등 3개사는 4건 모두 담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부익스프레스, 한진, KCTC 등 나머지 3개사는 두 건씩 적발됐다.

담합한 기간은 짧게는 6년에서 길게는 18년 동안 장기간 이어져 왔으며, 입찰 물량도 곡물에서부터 철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지난해 9월초 한전 등의 유연탄운송 입찰부터 시작해 지난 27일 포스코 철강운송까지 공정위가 조사한 거의 모든 내륙운송관련 입찰에서 담합이 드러난 것이다.

공정위의 운송시장 조사는 멈추지 않았으며 아직 진행형이다.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조사에서도 이들 6개사 중 다수가 포함돼 있다고 한다.

공정위에서 조사 중이라고 하니 어떤 기업이 담합을 했는지 곧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관계자에 따르면, 타 건을 조사하다 우연히 운송시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한 건을 조사하니 다른 건이, 해당 건이 또 다른 건으로 이어져 있다고 한다. 캐면 캘수록 고구마줄기와 같이 불법행위가 줄줄이 엮어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여러 운송사들이 담합행위를 십수 년간 자행해 왔음에도 그 어떤 기업도 반성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냥 지금까지 해온 ‘관행’으로만 치부하는 듯하다. 한 마디로 재수가 없어 걸렸다는 것이다.

특히, 연매출 10조가 넘는 대형 물류기업인 CJ대한통운은 통렬한 반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930년 창업한 이 회사는 올해로 90년을 맞는다. 오래된 업력으로 국내 물류업계에서는 ‘맏형’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이러한 기업이 그동안 불법행위를 밥 먹듯 자행해 온 것이다.

CJ대한통운은 공기업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부두하역 및 내륙운송시장에서 정부로부터 수십년간 각종 특혜를 받으며 성장해 왔다. 특수운송장비를 필요로 하는 중량물 운송시장의 특성상 사실상 해당 운송시장에서 독점적 역할을 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륙운송은 CJ대한통운의 뿌리이자, 회사의 강점을 최대로 살릴 수 있는 시장인 것이다. 이러한 시장에서 지난 수십 년간 담합을 해 온 것이 적발됐다면 최소한 공개사과라도 하고, 방지책을 내놓아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침묵하고 있다. 축복받아야 할 90년 업력을 스스로 망치고 있는 것이다.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기업이 반성하지 않는 이유는 무얼까. 정부가 수수방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큰 잘못을 해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로 그때그때 솜방망이 처벌만 내렸기 때문이다. 똑 같은 불법행위가 장기간 여러 차례에 걸쳐 적발됐음에도 가중처벌은 없다. 이번에도 ‘과거의 행위’라는 이유로 가중처벌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SOC를 활용해 사업을 영위하는 물류기업은 정부와의 협력관계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부두 운영 및 육상운송 부분에 있어 덩치가 큰 기업일수록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불법으로 영업을 하다 적발이 되더라도 정부가 주도하는 사업에서 불이익은 거의 없다. 기존에 정부로부터 부여받는 각종 혜택도 여전하다.

정부가 주도하는 각종 운송프로젝트나 TOC 부두 운영과 같은 사업에서 혜택을 입는 물류기업이 불법행위에 가담했다면 반드시 가중처벌을 해야 한다. 추상(秋霜) 같은 처벌이 없으니 각종 담합이 이뤄지는 ‘그들만의 리그’가 통용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류운송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때문에 그들이 담합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줘서는 안된다. 기업들이 ‘안 걸리면 좋고, 걸려도 벌금만 조금…’이라는 생각을 갖지 않도록 정부가 강력한 대응책을 내놓아야 한다.
오병근 기자  bkfree@dailylo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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