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비상사무실 확보 등 고군분투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해운·항만업계가 재택근무와 비상사무실 확보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만약의 사태에 적극 대비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일시적인 건물폐쇄에 대비해 본사 사무실 근처에 비상 수용인원 80명 가량이 근무할 수 있는 사무실을 확보했다. 사무실 폐쇄 등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선하증권(B/L) 발급이나 긴급 송무, 자금 업무 등 근무 필수 인력에 대한 장소를 구해 본사 인원의 10% 가량이 비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놓은 것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선하증권 발급이나 급한 업무에 대해선 중단되지 않게끔 조치를 취해 놓았고, 확진자 발생으로 건물이 일시 폐쇄될 경우, 필수 인력은 추가로 확보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나머지 인력은 재택근무하도록 노트북을 지급했다”며, “총무팀에서 마스크를 확보해 전 직원에게 나눠주고 구내식당의 식사시간을 구분하고 외출과 출장, 타 사업장 방문을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장금상선과 흥아해운, 흥아라인도 이와 유사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내부 위생과 외부활동 자제를 요청하고 건물 폐쇄와 같은 비상상황에 대비해 원격시스템을 준비했다. 대면회의가 꼭 필요한 경우, 1층 커피숍을 이용하고 비상연락망도 가동하고 있다.

유코카캐리어스는 이미 지난달 27일부터 한 달동안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다만, 긴급 지원 업무를 위해 직원의 절반씩 순번제로 돌아가며 사무실 출근을 병행하고 있다.

유코카캐리어스 관계자는 “절반은 출근하고 절반은 재택근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회사에서 출근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하고 있다”며, “내부 시스템 구비가 잘 돼 있는 편이라 내부 툴을 활용해 화상회의나 공용시스템을 통해 업무지시를 하고 대면보고를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만업계의 경우 터미널 근무인력이 많고 외국인 선원 등의 유입도 있어 극도로 조심하는 분위기이다. 일단 사무실 폐쇄로 인해 국가 수출입관문이 막힐 경우에 대비해 부산항만공사(BPA)와 인천항만공사(IPA)는 인력을 분리해 별도 사무실에 출근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BPA는 지난달 26일부터 본사 인력의 3분의 1 가량을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내에 별도로 마련된 사무실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BPA 관계자는 “확진자 발생으로 건물 폐쇄가 되더라도 다른 곳에 출근하는 직원이 업무를 커버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2일 오후 인천내항에서 작업자들이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선박에 올라 작업을 하고 있다.  

또 기저질환자 등 지병이 있거나 임신부 및 영유아 양육자 등 감염이 취약한 직원에 대해서는 연차 또는 공가를 쓰거나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으며, 본사 출입구에는 열감지기를 설치하고 외부 방문객과 민원인은 1층 대강당에서만 만나도록 조치했다.

점심식사의 경우 20분간격으로 팀별로 식사시간을 정해놓고 마주보지 않고 대화를 하지 않으며, 일렬로 앉아 한방향으로만 먹는다는 방침을 세워 실시하고 있다. BPA 관계자는 “마스크 품귀로 별도 구비해놓은 공업용 마스크까지 직원들에게 풀어서 나눠주고 있다”며, “일반 보건용 마스크보다 답답하긴 하지만,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하기 위해 전직원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 다들 이해하는 분위기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IPA도 갑문을 비롯한 본사 직원을 별도의 사무실로 나누어 출근시키기로 했다. 옛 연안여객터미널을 리모델링해 사옥으로 사용하는 BPA와 달리 IPA는 정석빌딩에 입주해 있기 때문에 입주기업 한 곳에서라도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IPA 관계자는 “현재로선 건물폐쇄가 가장 문제가 되기 때문에 직원들을 분산 배치시킬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밖에 선박과 선원, 화물 차주 등 외부 인력 유입이 가장 많은 부산항 터미널들은 터미널내 구내식당을 모두 폐쇄하고 근무 인력에게 도시락을 지급하고 있다. 또 출입구에 열화상 감지카메라를 설치하고 확진자 발생시 항만이 가동될 수 있도록 근무조를 편성하고 퇴직자 등 유휴인력을 확보해 놓은 상태이다. 한 부산항 터미널 운영사 관계자는 “일반 사무직군은 재택근무 중이며, 부산항 전체 터미널이 공동으로 대응 중이라 운영사별로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며, “혹시 모를 또다른 돌발 상황에 대비해 계속 비상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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