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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해수부 집단감염사태’ 앞으로가 중요하다

오병근 기자l승인2020.03.1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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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로그 = 오병근 편집국장] 코로나19로 해양수산부가 초유의 업무공백 위기에 놓였다. 보건당국이 해수부 직원 795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착수한 결과, 현재까지 27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중 확진자는 32명이다. 확진판정을 받은 공무원 중 대다수가 해수부 소속인 것이다. 해수부로서는 비상이 아닐 수 없다.

문성혁 해수부장관은 이미 지난 13일부터 세종청사가 아닌 관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검진결과 음성판정을 받았지만, 세종시 보건당국이 문 장관을 ‘밀접 접촉자’로 분류해 오는 24일까지 자가격리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해수부 직원 300여 명도 사무실로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16일 이후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아 한시름 놓았지만, 보건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렇듯 유독 해수부 직원들이 무더기로 확진판정을 받자, 이곳저곳에서 감염원인을 따지며 이런저런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모든 정부부처가 비상이 걸려있는 상황에서 해수부 공무원들이 안일하게 행동한 것 아니냐는 따가운 질책도 나온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은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해운·항만 분야를 총괄 관리 및 지원하는 해수부가 휘청거리면 여러 중차대한 업무 공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금은 왜 해수부 직원들만 유독 확진자가 많은지를 따질 때가 아니다. 전세계 해운시장은 십수 년째 운임하락과 물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그야말로 패닉 직전이다. 이미 거의 모든 국가가 카페리선박들에 대한 입항을 금지하고 있으며, 수출입화물을 실은 컨테이너 및 벌크 선박에 대해서도 항만 출입 검사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코로나19에 따른 물동량 감소대책을 세워야 하고, 아직 결론내지 못한 ‘안전운임제 문제’도 해소해야 하는 등 여러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수출입이 막히면 우리나라 경제는 주저앉는다.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가 아닌 것이다.

해수부는 자택에서도 중요업무를 원격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놓고 있다. 때문에 자가격리 조치가 되더라도 그다지 큰 업무공백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아직 해수부 직원들의 집단 감염으로 업무공백이 크게 드러나진 않고 있다.

문 장관은 자가격리 중에도 최근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에 서한을 보내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확산으로 선원의 교대 및 최대 승무기간 준수 등 해사노동협약 이행에 어려움이 많다”며, ILO 사무국의 신속한 검토를 요청했다고 한다. 또 17일에는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간 CEO 부재로 업무공백 상태였던 인천항만공사에 새 사장을 임명하는 등 관련 조치를 빠르게 취하고 있다. 관사에 비대면 전자시스템이 비치돼 있어, 청사가 아니더라도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사태 장기화 시 직원의 절반 가량이 자택근무 중인 해수부의 행정업무 파행은 조금씩 드러날 것으로 우려된다. 집에 PC가 없는 직원에게 원격업무시스템은 ‘그림의 떡’이고, 또 다른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면 집단공황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추가 확진 사태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

처음 확진자가 나오고 이후 격리에 들어가 26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어쩔 수 없었다고 하지만, 앞으로가 중요하다. 중앙부처 공무원은 산업현장 근로자들은 물론, 관련업계 임직원들과의 만남 또한 필수적이다. 따라서 이들이 감염된다면 관련산업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그 어느 때보다 감염 예방활동에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

또 한 가지, 확진자가 수주의 격리기간을 마치고 업무에 복귀했을 시, 동료들의 따뜻한 시선도 요구된다. 최근 우리 사회는 감염자가 마치 범죄자라도 되는 양, 따가운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물론, 보건당국의 합당한 지시를 어길 시에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로부터 감염됐는데, 직장에 복귀하니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것은 좀 억울하지 않겠는가.
오병근 기자  bkfree@dailylo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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