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주년 특집] ④ 항만특집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국가 간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모든 무역 장벽을 제거하는 협정인 FTA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무관세나 낮은 관세로 무역시장의 활성화를 불러왔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9년 12월 칠레와 첫 FTA 협정을 맺은 이후 싱가포르, 인도, 페루 등 총 8건의 협정으로 45개국과 자유로운 무역을 진행할 수 있다. 이중 지난해 7월과 지난달 15일 각각 발효된 EU와 미국 FTA는 아시아 국가 최초로 거대 경제권인 미국과 유럽 FTA를 동시에 시행하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거대 경제권의 FTA로 무역증대가 예상됨에 따라 무역의 관문 역할을 하는 항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국내 대형항만인 부산항을 비롯해 광양항과 인천항이 연이은 FTA 개방에 따라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각 항만공사에서 거대경제권 개방에 따른 국내 주요 항만의 대응방안을 살펴봤다.<편집자 주>

-한·미, 한·EU FTA로 무역증대 및 부산항 역할 대두될 것

-시설개선과 교역량 불균형 해소에 초점맞춘 미주마케팅 우선

부산항만공사(사장 노기태, BPA)는 한·미, 한·EU FTA 체결에 따른 양국가(지역)간 무역증대 및 부산항 역할의 중용성이 대두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역별 주요 물류기업 및 화주를 대상으로 부산항 투자유치 활동을 다각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벨기에의 Anotech, Alphamin, 네덜란드 Boon Edam, 독일 Rickmers에 직접 방문해 주요 물류기업 및 화주를 찾아가 방문마케팅을 펼쳤다.

또 지난해 3월과 올해 3월 미국의 주요 물류기업과 화주인 Forever 21, Sunkist, Dole, Vida, US Food International 등을 찾아 적극 마케팅활동을 진행했다.

특히, 이번 미국 방문은 부산시와 코트라 등과 함께 3일에 걸쳐 미국 뉴욕과 LA, 마이애미 등의 글로벌 기업을 방문해 부상항을 물류기지로 이용해 줄 것을 요청해 그 의미가 깊었다.

이번 방문에서는 부산신항 배후물류단지에서 활발히 물류사업을 하고 있는 범한판토스도 함께 동행해 현지에서 부산항 비즈니스 사례를 설명키도 했다.

또,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크루즈 전시회인 ‘크루즈 쉬핑 마이애미(Cruise Shipping Miami) 2012’에 참가, 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한국 홍보관’을 운영하며 세계 주요 크루즈선사와 여행사 관계자들을 만나 부산항을 알리고 크루즈선 유치에 힘썼다.

아울러, 미국에서 가장 많은 컨테이너를 처리하는 항만이 있는 로스엔젤레스에서도 선키스트 등 150여개 물류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항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 설명회에서는 신항 배후물류단지에 아시아물류허브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암웨이 등이 부산항을 이용한 성공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BPA는 특히, 거대경제권인 미국과 EU 지역에서 부산항 마케팅 활동을 통해 지역별 주요기업을 대상으로 부산항의 성장 잠재력을 알리고 부산항으로의 투자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또 한·미 및 한·EU FTA 체결에 따른 파급효과는 체결 당사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국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므로 인근 일본과 중국의 기업체를 대상으로 신규 물류 모델 개발과 전파를 통해 FTA의 시너지 효과 창출을 도모하고 있다.

BPA 관계자는 “지난해 11월과 12월에 걸쳐 일본의 미쯔이소꼬, 센코, 토요 로지스틱스, 시노자키운수, 사가와, 니치리쿠 등을 방문했으며 같은해 10월에는 중국의 IEKA 아시아본부, 상하이락오투자관리, 상하이물류개발센터 등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시설개선과 교역량 불균형 해소에 초점맞춘 미주마케팅 우선

-거대경제권 FTA 개방에 발맞춰 환황해권 거점항만으로 발전

여수광양항만공사(사장 이상조 YGPA)는 거대경제권 FTA로 더 많은 물량이 쏟아져 나올 것이 예상됨에 따라,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타 항만공사와 차별화된 전략은 단순히 물량 유치를 위한 현지마케팅에 초첨을 맞췄다기 보다는 선사나 화주들의 시각에 중점을 둔 전략을 수립했다. 또 지난해 잠정 개방된 유럽보다는 지난달 문이 열린 미국 FTA에 더 집중할 방침이다.

YGPA는 다가오는 한·미 FTA 발효에 따라 4가지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는데 ▲주요 화주 대상 타켓마케팅 ▲선사·화주 매칭(matching) 마케팅 ▲광양~북미 항차 선사 유치 ▲선박 대형화에 따른 초대형 선박 기항환경 조성 등이다.

세부적으로, 타켓마케팅은 한·미 FTA 발효에 따라 한미간 교역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따라 화주를 대상으로 집중 마케팅을 실시할 방침이다.

수출증대가 예상되는 품목은 자동차, 섬유 및 의류, 전자·통신·IT 산업이며 수입은 농수산품, 석유화학, 기계류, 의약 등이다. YGPA는 일차적으로 자동차, 석유화학 및 농산품을 대상으로 실시하며 추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선사·화주 매칭(matching) 마케팅은 한국의 대미 교역량 수출이 수입보다 많은 불균형(imbalance) 상태에 따른 해결방안이다.

현재 미주에서 하역완료한 컨테이너의 한국행 적재물량이 없어 공컨테이너 상태로 한국지역으로 운송하면 이에 따른 초과비용이 발생한다. 이는 주요 선사의 기항을 꺼리는 원인으로 미주에서 한국행 컨테이너 물동량 부족에 따른 운임 상승 요인이다.

하지만, 수입화주는 항차 서비스 부족에 따라 광양항 이용이 곤란한 현 상태를 감안해 주요품목 수입업체와 광양~미주 서비스 선사와의 연결로 윈윈 환경을 조성해 미주 물동량을 끌어올 계획이다.

또 광양~북미 항차 선사 유치는 현재 이 구간은 주 9항차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 최소 주 12항차 이상의 서비스 제공 필요하다.

이를 위해, YGPA는 항차서비스 증대를 위해 타킷, 매칭 마케팅뿐만 아닌 신규 기항 선사에 대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항차증대를 통해 광양항에 지속 신규 화물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선박 대형화에 따른 초대형 선박 기항환경 조성으로는 글로벌 경기 변동성 증가, 선복과잉에 따른 선사간 가격(운임)경쟁 심화에 따라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컨테이너 선 대형화가 가속되고 있는 현환을 반영했다.

특히, 아시아~유럽·북미 선대는 대부분 8,000TEU 이상의 대형 선박 위주로 운영되므로 이에 따른 항만시설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YGPA는 “항로 및 안벽수심 증심사업 추진해 항로는 20미터 이상, 안벽은 17미터 수준까지 증심할 것”이라며 “대형선박 하역작업을 위한 초대형 갠트리크레인을 추가 확보해 올해 상반기 22역 규모 갠트리크레인 2기 도입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거대경제권 FTA 개방에 발맞춰 환황해권 거점항만으로 발전


인천항만공사(사장 김춘선, IPA)는 거대경제권 FTA 개방을 앞두고 인천항 최초의 200만TEU 돌파와 함께 세계 50대 항만진입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항은 200만TEU 달성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으나, 200만TEU에 불과 3,000TEU 모자란 199만6,000TEU을 기록하며 큰 아쉬움을 남겨야 했다.

하지만, 오늘 인천항의 분위기는 더욱 고무된 상태로 IPA는 지난 15일 확정발표된 주요업무계획의 10대 과제중 하나인 ‘글로벌 마케팅 강화를 통한 세계 50대 항만 진입’이라는 목표 아래로 금년도 목표 물동량을 212만TEU로 상향조정했다.

또 그간 아시아권에 집중 된 정기항로를 다변화해 한·미, 한·EU FTA 개방에 발맞춰 황해권 거점항만의 입지를 굳건히 구축할 계획이다.

먼저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의 62%를 점유하고 있는 대중국 물동량이 중국경제의 내수전환 및 생산라인 이전 등으로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항로다변화를 위한 신규선대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특히 선사간의 전략적 제휴가 확대되는 추세를 반영, 주요 타깃선사 Alliance 및 외국적 선사 본사를 방문해 인천항의 경쟁력과 지리적 강점을 어필해 신규항로 3개 이상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간 국내 선화주를 대상으로 물동량 유치에 큰 역할을 수행해 온 인천항 홍보 설명회 역시 그 무대를 세계로 넓혀 인천항 글로벌 설명회라는 이름으로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지난해 말 중국계 선사를 대상으로 진행 된 상해·대만 포트마케팅이 업계의 큰 호응을 이끌어 낸 바 있다.

하지만, 이제는 세계 주요 선사 본사가 소재한 유럽, 싱가폴, 홍콩을 중심으로 인천항과 인천신항과 관련된 명확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고 2012~15년 선대유치계획에 인천항을 검토할 수 있도록 경영진간 다이렉트마케팅도 한층 강화한다.

이 밖에, 그간 인천항만의 특화된 서비스 개발을 통해 항만물류서비스의 스펙트럼을 확대해 온 IPA는 Sea&Rail(해륙복합운송) 서비스, 수도권 소량 수출화주를 위한 LCL 서비스, 친환경 연안운송 활성화를 통한 Modal Shift 등 틈새시장 공략에도 심혈을 기울이며 인천항 이용고객들의 다양한 니즈에 부응할 계획이다.

특히,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항만공사가 설립된 2005년 처음으로 100만TEU를 돌파한데 이어, 연평균 10%를 넘는 고속 성장을 통해 7년 만에 200만TEU 시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연간 컨테이너 하역능력이 112만TEU 밖에 되지 않는 부족한 항만시설로 이러한 놀라운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인천항 물동량 확대를 위한 업계간 상생노력과 인천항만의 차별화된 마케팅 활동이 주효했다는 평가이다.

김춘선 IPA 사장은 “인천항이 200만TEU 돌파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이는 더 높은 도약을 위한 시작일 뿐”이라며 “향후 인천항이 지역사회는 물론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거대 경제권 FTA 개방에 맞춰 황해권 거점항만으로써의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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