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내년 초 진출… 500억 원 투입해 기존 항만 유지·보수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CJ대한통운이  전후 복구사업이 한창인 이라크 항만개발사업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정부는 이에 대한  사업 타당성 연구용역비 지원을 확정하는 등 이라크에 국내 물류기업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이번 용역을 통해 현재 후보지로 내정된 이라크 항만 3군데 중 가장 적합한 항만 한 곳에 투자를 한다는 방침이다.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이라크에 물류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이라크 현지 항만 3곳을 후보로 선정했으며, 이 중 한 항만에 진출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국토해양부는 매년 해외 해운물류사업 진출에 대한 사 업타당성 검토 연구용역비 일부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번 CJ대한통운의 이라크 항만개발사업 관련 용역에 약 3,000만~4,000만 원 가량을 지원키로 확정했다.

이번 용역은 CJ대한통운이 자체적으로 선정한 후보 항만 3곳 중 가장 적합한 항만을 선정하는 작업으로, 용역을 통해 개발 예정 항만이 정해지는대로 빠르면 내년 초 총 500억 원을 투입해 항만을 유지 및 보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항만을 개발하는 데는 적게는 수 천억 원에서 많게는 수 조 원까지 투입돼야 하는 데 비해, 이 회사가 추진하는 사업의 개발비용이 500억 원 가량밖에 되지 않는 것은 전쟁으로 파괴된 기존 항만의 일부 시설만 복구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라크는 전쟁이 다수 발발하면서 외교문제 등의 영향으로 여러 가지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이미 개발이 완료됐던 항만이 전쟁으로 망가졌기 때문에 수리 및 복구만 하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현지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 국내기업들의 해외항만개발사업이 부진한 주요 이유가 항만 하부부터 상부까지 개발하는 데 몇 년씩 걸리는 데다, 비용도 천문학적으로 투입되기 때문이다. 또 개발 후 초기 몇 년 동안은 항만을 알리는 데 주력해야 하기 때문에 물량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도 그 이유다.

하지만, CJ대한통운에서 이번에 검토 중인 항만은 기존 항만을  약간의 수리·보수만 완료하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해외 진출 시 걸림돌이 돼왔던 비용부분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해외항만개발은 하부공사부터 시작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으나 이번 CJ대한통운이 검토 중인 항만은 보수·수리한 후, 크레인만 가져다 놓는 정도라서 금액도 약 500억 원 정도밖에 투자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국내 건설업계 경기 침체로 국토부 및 대형 건설사들의 중동 진출이 활발함에 따라 이에 따른 건설 기자재 물류 운송 등의 수요도 크게 기대할 수 있다는 전언이다.

게다가 한화건설이 80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을 본격 추진하게 되면서 CJ대한통운이 이에 대한 운송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한화건설은 국내 해외건설 역사상 최대이자 해외 신도시 건설 노하우 수출 1호로 기록될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을 수주해 최근 선수급을 수령받는 등 이라크에 본격 진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가 중동지역에 대대적인 건설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다, CJ대한통운이 UAE 원전 수주로 대량화물 운송 경험이 있다는 점과 항만 운영 및 3PL에도 강점이 있어 사업성공성은 커 보인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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