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해외 휴가비용 전액 지원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시황침체로 선사들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선박을 검사해주고 비용을 받는 한국선급이 직원들의 호화휴가를 부추기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비영리법인인 한국선급(KR)은 직원들의 사기충전을 위해 해외로 휴가를 보내주고 있으며, 제반비용까지 회사에서 지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휴가코스도 다양하다. 선급 직원들은 ‘챌린지 코스’라는 미명 하에 9박10일간 히말라야 트레킹을 즐길 수 있고, 본인 의사에 따라 미국까지 입맛대로 골라서 휴가를 다녀올 수 있다. 한마디로 ‘꿈의 직장’인 것.

한국선급의 이같은 방침은 최근 시황침체로 선사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과 비교되면서 업계로부터 날선 비판을 받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최근 1~2년 동안 선사들의 신조 발주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신조 발주로 돈을 버는 한국선급도 현재 자금사정이 썩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무엇보다 선사들을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가 선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 시점에 본인들끼리 전액 비용을 지불해가면서 휴가를 줄 수 있냐”고 비판했다.

또 업계 일각에서는 내년 2월 임기가 끝나는 오공균 한국선급 회장이 지난해 본인이 만들었던 녹색산업기술원(선급 산하)의 원장으로 가기 위해 직원들에게 ‘선심용’으로 베푸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내년에 한국선급이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마당에 휴가비를 전액 지원해가면서 직원들에게 휴가를 주고 있는 데 대해, 오 회장이 임기 후 산하 기술원 원장으로 가기 위해 직원들에게 선심을 쓴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전하고는, “내년에 사정이 어려워도 오 회장 본인은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더 이상 책임질 일도 없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선급 측은 휴가비를 전액 지원해준 것은 맞지만, 휴가가 아니라 직원들의 사기충전 프로그램 중 하나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선급 관계자는 “휴가는 아니고 챌린지 코스라는 프로그램에 따라 직원들 사기충전을 위해 진행하는 것”이라며 “선사들은 어렵지만 인력이 곧 재산이라는 오공균 회장의 방침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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