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컨’부두서 일반화물 처리 못해… 수익성 악화 불가피

-업계, “일반화물 수익의존도 높아 타격 클 듯”
-YGPA, “CJ대한통운, 일반부두 입찰에 불참”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CJ대한통운이 부산항, 군산항에 이어 광양항 항만사업도 큰 위기에 처했다. 광양항 컨테이너터미널의 최대 수익원으로 알려진 일반화물을 오는 9월부터 처리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CJ그룹이 대한통운을 인수한 이후부터 전국 항만사업이 잇달아 위기에 처했음에도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있어, 업계 일각에서는 CJ그룹이 항만사업을 접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수광양항만공사(YGPA) 및 항만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오는 9월부터 광양항 ‘컨’부두에서 일반화물을 처리할 수 없게 됐다. 이 회사는 지난 2007년부터 광양항에서 ‘컨’부두 4선석을 운영하고 있으며, 수익 중 상당 부문이 일반화물을 처리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J대한통운은 초창기 부두를 운영하면서 예측했던 것보다 ‘컨’물량이 안나오자 경영수지 악화를 근거로 정부에 일반화물을 처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컨’부두에서도 일반화물을 처리할 수 있게끔 지원했다.

하지만, 지난달 한진해운이 반납했던 ‘컨’부두 2선석을 일반부두로 전환해 재입찰하는 과정에서 광양항의 모든 ‘컨’부두에서는 2013년 8월 말까지만 일반화물을 처리하는 것으로 단서조항을 달았다.

때문에 CJ대한통운은 그동안 자사 ‘컨’부두에서 처리해 일반화물을 9월부터는 처리하지 못하게 된다.

YGPA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컨’부두에서 컨테이너 화물만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CJ대한통운의 경우 4개 선석의 ‘컨’부두에서 처리하는 화물의 절반 이상이 일반화물으로 알려져 수익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광양항 통계자료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지난해 ‘컨’부두에서 자동차 물량 63만 3,000t을 처리해 45억 5,0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여기에 자동차 물량을 제외한 일반화물 343만 9,000t(78억 9,000만 원)을 처리했는데, 이 중 다수의 물량을 ‘컨’부두에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9월부터는 이 물량을 처리할 수 없어, CJ대한통운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항만업계는 CJ대한통운이 일반화물을 처리하지 못하면 광양사업장이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항만업체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이 머스크 같은 대형 선사를 유치해 ‘컨’ 물량을 끌어오고 있으나, 대부분 부산항으로 가는 물량을 덤핑해서 광양항으로 유치하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따라서 단가가 바닥인 컨 물량을 처리하는 것은 수익성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하며, 그나마 일반화물로 수익을 냈는데 아마도 내부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의 경우, 항만하역, 운송 사업이 연계돼 있다. 따라서 항만사업이 타격을 받게 되면 전체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은 타 항만업체와는 다르게 육상운송까지 같이 병행함으로써, 터미널에서 처리하는 하역요금을 낮게 받아도 육상운송에서 높게 받기 때문에 유지가 가능했다”며 “대부분의 화물을 하역에서 트럭킹까지 원스톱으로 연결했던 부분도 있는 만큼 광양지사에서 처리하는 육상운송 부문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같이 광양항에서의 수익성 악화가 충분히 예상되지만, CJ대한통운 측은 그동안 대책 마련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YGPA 관계자는 “수익 악화가 예상되고 문제가 될 상황이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CJ대한통운 측은 지난 번 일반부두 전환 부두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결국 세방이 단독으로 입찰해 부두운영사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CJ그룹이 대한통운을 인수한 이후 약 1년 5개월간 항만사업이 전체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이 같이 광양항도 사업성 악화가 예상되자, 업계 일각에서는 “대한통운이 진짜 항만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항만하역업체인 A사 관계자는 “YGPA의 일반부두 입찰설명회 때 CJ대한통운 직원들이 이 같은 상황(9월부터 일반화물 처리 불가)에 대해 설명을 들었지만, 특별히 반발하지 않았다”며 “부산항 GA 물량 이탈, 인천신항 사업권 반납, 군산항 GM 물량 이탈에 이어 이번에는 광양항에 위기가 찾아왔지만, CJ 측이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음에 따라 현장에서는 CJ그룹이 항만사업을 접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CJ대한통운은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광양지사에 문의해봤지만, 그쪽에서 할 말이 없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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