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기간 길어지면 물류업계 고민 커질 듯

[데일리로그 = 오병근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이 9일 오전 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가장 크게 타격을 받는 부문이 물류수송이 될 전망이다. 특히, 파업시점이 화물수송이 많은 연말과 겹쳐 파업 장기화시 심각한 물류차질이 우려된다.

국토교통부는 9일 “일부 화물의 경우 당초 계획 보다 앞당겨 이미 수송을 완료했으며, 앞으로의 물동량은 시급한 화물부터 우선 운송토록 조치할 계획”이라며, “화물열차 운행이 부족할 경우에는 화물자동차로 전환수송이 이뤄지도록 관련 업계와 긴밀히 협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러 정황상 물류부문에 대한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코레일측도 물류부문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코레일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화물열차를 평상시 대비 36%만 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파업 초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장기화시 이 보다 운행률은 더 떨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2009년 11월 26일부터 8일 간 벌어진 철도 파업으로 수도권과 부산 및 광양 간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 수송이 차질을 빚어 관련업계가 심각한 어려움을 겪은바 있다. 당시 철도 파업으로 화물열차 운행률이 한때 평상시 대비 10%까지 떨어지는 등 수출입 화물과 시멘트의 물류 수송이 큰 차질을 빚었었다. 특히, 각 업체마다 대체 수송용 화물트럭을 구하려 안간힘을 썼지만,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가 이것마저 거부하고 나섬에 따라 사태가 더욱 악화된바 있다.

당시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파업으로 우리나라의 수출입 피해액은 1일 평균 689억 원, 총 5,000억 원 이상에 달했다.

올해도 파업 장기화시 이 같은 악순환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물연대 등 공공운수노조연맹이 대체수송을 거부한다고 밝힘에 따라, 파업기간이 길어질수록 물류부문은 더욱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대체수송인 화물차를 구하더라도 운임이 1.5~2배 이상 폭등해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중소무역업체에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9년에도 화물차를 구할 수 없어 상당히 애를 먹었는데, 올해 또 다시 파업을 벌여 한 숨부터 나온다”며 “금전적인 문제도 문제지만, 우리같은 중소기업은 바이어 업체로부터 신뢰문제 하락이 우려되기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세계 해운시장의 악화로 국내 물류시장이 지난 수년 간 불황을 이어오고 있는데다, 전통적으로 화물수송량이 급증하는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물류업계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파업이 장기화될 시, 그 여파는 물류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크고 아플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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