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양회 수송은 일부 차질

- 수출입물량 운송에는 전혀 문제없어

 11일 수도권 화물열차 관문인 오봉역에서 컨테이너 열차가 멈춰서 있다.<오봉역 = 오병근 기자>
[데일리로그 = 오병근 기자, 김수란 기자] 철도노조의 파업이 5일째로 접어들면서 일부 물량에 대한 운송 차질이 가시화 되고 있지만, 일각에서 우려하고 있는 물류대란 가능성은 사실상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및 관련기관 등에 따르면, 13일 오전 11시 현재 화물열차에 대한 운행 차질은 9일 파업 초기와 변함이 없으며, ‘물류대란’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수출입물량 수송률도 평상시와 다를바 없는 등 사실상 전혀 지장을 받지 않고 있다.

코레일은 12일 현재 화물열차가 평상시(279회) 대비 38.7%인 하루 108회 운행했으며, 13일에는 104회 운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업이 5일차에 접어들었지만, 운행률은 30% 중후반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

실제로 수도권 철도수송의 관문인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에서는 13일 현재 화물열차를 평상시(72회) 1일 운행회수의 44% 수준인 32회 운행하고 있다. 12일 코레일에서 기관사 3명을 지원해 일시적으로 35회 운행했지만, 기관사들의 피로가 누적됨에 따라 13일부터 파업이 종료될 때까지는 당초 매뉴얼대로 32회 운행할 예정이다.

오봉역 관계자는 “파업에 따른 여파로 운행률이 떨어진 것은 어쩔수 없지만, 대체수송수단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화물운송에 큰 지장을 받는 정도는 아니다”며, “현재로서는 1일 32회 운행을 유지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18일부터는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관계자는 “매달 15일 이후 말일까지 물량이 많이 밀리는데, 이달은 16일이 월요일이기 때문에 물량이 그리 없을 것”이라며, “파업이 장기화 된다면 아마도 18일이나 19일부터는 물량 운송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주로 컨테이너 화차를 운행하는 오봉역에서는 평상시 컨테이너열차를 화물열차 운행횟수의 63%인 46회 운행해 왔지만, 현재는 20회만 운영하고 있다. 나머지 12회는 시멘트, 철강, 종이 등의 벌크화물로, 내수물량이기 때문에 수출입 물류에는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오봉역 야적장에 쌓인 컨테이너를 야드크레인을 이용해 화물차로 옮겨 싣고 있다.<사진 = 오병근 기자>
- 수출입 물량 수송에는 별다른 영향 없어

철도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수출입 물량 수송에는 사실상 영향이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철도파업과 관련, 정부 및 주요 항만공사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수출입 컨테이너 수송에 철도파업이 미치는 영향은 사실상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특히, 부산항 등 국내 주요 항만에서의 컨테이너 장치율도 아직 여유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인천항의 석탄 수송과 내수물량인 양회(시멘트)수송에는 일정부문 차질을 빚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파업이 장기화 되더라도 물류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신광호 국토부 철도운영과장은 “철도가 국내 물류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파업 장기화에도)그다지 문제될 것은 없다”며, “현재로서는 시멘트 부분이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시멘트는 철도역에서 싸이로를 설치해 바로 열차에 싣고 운행하는 부분이 있어서 당장 (수송수단을)도로로 전환하기 어렵다”며, “시멘트 운송차량(레미콘)은 자가용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확보하려면 비용이 좀 들어가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신 과장은 또 “(파업이)장기화 되더라도 충분히 도로로 수용할 수 있기 때문에, 화물차운송업계 입장에서는 나쁠 것이 없는 상황”이라며, “어떠한 경우라도 물류가 멈추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수출입 관문인 항만을 책임지고 있는 해양수산부도 이번 파업을 예의주시하곤 있지만, 수출입물량 수송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12일 현재 부산항과 광양항에서는 파업에 전혀 지장을 받지 않고 평상시대로 작업을 하고 있다.

12일 현재 각 항만별 장치율은 부산항의 경우, 북항 컨부두 57.8%, 북항 일반부두 71.6%, 신항 컨부두 57.9% 등 평균 58.1%를 보이고 있다.

광양항은 HSGT부두 53.5%, KIT부두 68.9%, 대한통운부두 35.7%로 전체 41.1%의 장치율을 유지하고 있는 등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일반부두는 파업장기화시 일정부문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탄, 시멘트 등과 같은 벌크화물에 대한 야적장이 넉넉하지 않아 파업 장기화시 야적할 공간이 부족해 선박의 입항에 상당부문 지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상시 하루 화물열차 3~4회 운행으로 평균 3,000t의 물량을 수송하는 인천남항의 경우, 12일 현재 화물트럭으로만 하루 평균 300t 가량을 반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항은 기관사들의 파업 참여로 열차가 전면 중단됐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야적물량은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인천항 석탄부두운영사인 남항부두운영(주) 관계자는 13일 “최대 30만t 가량을 야적할 수 있는 야적장은 현재 80% 가량인 20만t이 쌓여 있다”며, “아직 큰 문제가 없지만, 연말까지 파업이 끝나지 않으면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물량은 영월과 단양으로 가는 현대시멘트 물량과 서천으로 가는 중부발전, STX 반월, SK 수도권 등이 있는데 SK나 STX는 원래 화물차로 운송했던 물량이고, 중부발전은 인천항이 메인 항만이 아니라서 물류차질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동해·묵호항의 경우, 유·무연탄은 10~20일분의 재고가 확보돼 있으며, 철광석 및 백운석은 14일까지 물량이 확보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외의 항만은 철송을 통한 화물운송이 없어, 이번 파업과는 전혀 무관하다.

김창균 해수부 항만물류기획과장은 “철송이 수출입물량 수송에 영향을 끼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앞으로도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는, “다만, 인천항에서 석탄 수송에 약간의 문제가 있는데, 도로운송으로 돌리고는 있지만 한계가 있어 이 부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천항을 오가는 시멘트 물량은 도로운송으로 거의 전환한 상태이기 때문에 별 문제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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