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사인 신감만터미널에 대형선박 기항 못해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부산북항 신감만터미널에 주주사로 참여하고 있는 에버그린이 초대형 컨테이너선 인도를 앞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항만업계에 따르면, 에버그린은 세계적 추세인 선박 대형화에 따라 조만간 자사 소속 1만TEU 선박을 부산항에 기항할 계획이지만, 현재 주주사로 참여하고 있는 신감만터미널의 최대 접안 용량이 8,000TEU 밖에 되지 않아 인근 신항으로의 기항이 불가피하다.

대만 해운사인 에버그린은 신감만터미널에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는 주주사로, 자사 선박을 모두 신감만터미널에 기항하고 있다.  신감만터미널은 동부익스프레스가 65%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에버그린 입장에서는 대형화 추세가 이어지면 자사 선박들이 신감만이 아닌 신항으로의 기항이 불가피하게 돼, 신감만터미널이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에버그린은 지난 2012년 부산북항운영사 통합에 반대, 신감만부두는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당시 에버그린이 반대한 주요 이유는 신감만에서 흑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운영사가 통합되면 자신들의 수익을 타 운영사에 나눠줘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버그린 입장에서는 적자에 허덕이는 타 운영사들과 굳이 통합할 이유가 없었던 것. 

하지만, 이젠 사정이 달라졌다. 통합운영에서 빠졌던 에버그린은 향후 신항으로의 물량 이동이 불가피해 신감만은 시간이 갈수록 물량이 줄어들지만, 통합운영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통합운영사는 정부가 부두임대료를 감면해 주는데다, 수익과 손해는 지분에 따라 공동 분배된다.

이에 항만업계는 정부의 부산북항 운영사 통합에 동참하지 않았던 에버그린의 향후 대응이 궁금하다는 반응이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에버그린이 신감만터미널에서 투자비를 회수하고도 훨씬 남을만큼 돈을 벌어들였는데 부산북항 통합 운영에 동참하고 싶었겠냐”고 반문하고는, “하지만, 에버그린의 선박도 차츰 대형화되면서 신감만에 기항하는 선박이 하나 둘 신항으로 이탈이 가속화될텐데 아마 지금쯤 북항 통합에 참여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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