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로그 = 오병근 기자] “택배 보내려고 하는데, 수원에서 서울 구로까지 얼마예요?”“네, 무게가 1kg 미만이면 4,000 원입니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김 모씨는 서울에 사는 언니에게 신발 한 켤레를 선물하기 위해 택배업체에 택배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의뢰했습니다. 전화기 넘어로 들려오는 택배업체 고객센터에서의 답변은 4,000 원.

4,000원. 국내 택배시장에서 개인택배(C2C) 평균 요금입니다. 지역이나 물품의 무게 또는 부피에 따라 요금 차이가 있지만, 이를 종합한 평균 요금은 4,000 원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택배 1개를 보낼 때 발생하는 평균비용 4,000 원은 어떻게 구성될까요. 우선 고객이 택배를 의뢰하면 해당 택배업체의 택배기사가 물품을 수거하러 집이나 회사를 방문하게 됩니다. 이를 집화라 합니다. 집화 수수료는 1,200 원입니다. 집화수수료는 전체 요금의 3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집화는 곧 영업을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수료도 가장 높다고 합니다.

고객으로부터 의뢰받은 물품은 택배기사에 의해 각 영업소로 옮겨지게 되고, 이러한 물품들은 허브센터로 옮겨져 각 지역별로 나눠져 보관됩니다. 이 부문에서 고객들의 오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바로 옆 동네로 보냈는데, 왜 내 물품이 대전으로 가 있냐고 따지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는 택배업체가 특정 개인의 물품만 운송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루에만 수백만 개의 물품이 이동하기 때문에 일단 모든 물품은 영업소를 거쳐 각 지역 물류센터나 허브센터로 옮겨지게 됩니다. 아무리 가깝다고 해도 그 물품 하나만 따로 배송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모든 택배업체에 공통으로 적용됩니다.

이 과정에서 간선차량운송비, 상·하차 및 분류비가 발생합니다.

택배차(1t 화물차)라 불리우며 동네 골목골목을 누비는 차량은 지선차량이라 합니다. 간선차량은 2,5t 이상 대형 트럭을 말하며, 이 차량은 지역과 지역을 오가며 화물을 옮겨 싣고 내립니다. 간선차량운송비는 250 원(6.3%) 가량 됩니다.

상·하차 및 분류비는 물류센터에 도착한 차량에서 화물을 내려 각 화물을 도착지별로 분류한 다음, 해당 지역으로 가는 간선차량에 물품을 싣는데 드는 비용입니다. 이러한 과정에 드는 비용은 300 원(7.5%)입니다.

허브센터나 지역 물류센터에서 분류된 화물은 간선차량을 통해 화물의 목적지에 소재해 있는 물류센터나 영업소로 옮겨집니다. 이렇게 옮겨진 화물들은 고객들이 수취할 수 있는 배송지로 배달됩니다. 이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이 배송수수료입니다. 배송수수료는 택배배송 과정에서 두 번째로 많은 1,000 원(25%) 입니다. 이렇게 배송이 끝났습니다. 그런데 총 비용은 2,750 원만 발생됐습니다. 그렇다면 4,000 원에서 2,750 원을 제외한 나머지 1,250 원은 택배업체의 수익이 될까요. 정답은 ‘NO’입니다. 택배물품 1개당 1,250 원이 남으면 택배업체는 벌써 부자가 됐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이러한 일련의 물품운송 과정에는 반드시 기타비용이 소요됩니다. 예를 들어 택배업체가 물류센터를 임차해 사용하면 임차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또 내가 보낸 화물이 지금 어디 있으며, 언제쯤 도착하는지 알려주는데 필요한 IT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또 이를 운영하는데도 비용이 듭니다. 이 외에도 수선비, 직영운영비, 간접비, 판매비 등 다양한 항목에서 총 1,020 원(25.5%)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이 같은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230원(5.7%)이 택배업체의 몫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우리집에 택배물품을 배달하는 택배기사아저씨는 4,000 원에서 얼마를 가져갈까요. 일반적으로 택배아저씨는 집화료와 배송료를 수익으로 가져갑니다. 때문에 집화료 1,200 원과 배송료 1,000 원 등 2,200 원이 택배아저씨의 몫입니다. 다만, 아쉽게도 한 개의 물품을 배달했을 때 한 명의 택배아저씨가 집화와 배송수수료를 한꺼번에 가져갈 순 없습니다. 택배 특성상 내가 집화한 물품은 반드시 다른 사람이 배송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택배아저씨 입장에서는 내 지역에서 집화를 많이 하고, 내 지역으로 오는 물품을 많이 배달할 때 가장 많은 수입을 가져갈 수 있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택배기사는 각 영업소에 소속돼 있습니다. 따라서 집화 및 배송수수료에 대해 소속 영업소와 별도의 수수료 계약을 맺습니다. 이렇게 영업소에 수수료를 지불하고 남은 금액이 택배기사의 몫인 것입니다.

수수료 체계는 이렇게 중요합니다. 영업소가 수수료를 많이 가져가면 본사의 이익이 줄어들게 되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영업소를 포함한 택배아저씨가 일 할 맛이 나지 않겠지요. 때문에 매년 또는 격년에 한 번씩 택배업체 본사와 각 영업소는 집화 및 배송 수수료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습니다. 때로는 한바탕 전쟁(?)도 불사하는 경우도 가끔씩 있습니다.

우리가 택배를 이용할 때 지불하는 4,000 원. 그 비용은 이렇듯 ‘택배 경제학’을 통해 형성된 가격인 것입니다.

* 이 기사는 개인택배(C2C)를 기준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개인택배는 국내 전체 택배물량의 10%에 해당되며, 나머지 90%는 기업택배(B2B, B2C)입니다. 기업택배의 평균단가는 2,300 원 선입니다.  기업택배는 택배업체가 수백 수천 개의 물품을 한 꺼번에 집화하기 때문에 수수료 체계가 개인택배와 상이합니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기업택배의 경우, 집화수수료 16%, 배송수수료 36%, 기타비용 44%, 택배사 수익 3%로 각각 책정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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