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9.12.10 화 11:48

[르뽀] 광양항 CJ대한통운 ‘컨’부두를 가다

선박 입항과 동시에 부두 24시간 쉴 틈 없이 가동 김수란 기자l승인2014.04.22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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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갠트리크레인 작업은 부두하역의 백미
- 낮은 하역료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경제의 혈관인 물류의 대부분은 항만에서 이뤄진다. 우리나라같은 자원빈국은 수출입 의존율이 큰데다, 연일 체결되는 무역장벽 FTA가 항만의 역할을 날로 커지게 하고 있다. 이 중 완제품이나 반제품을 실어나르는 컨테이너는 전국 항만에서 유치전이 뜨겁다. 광양항도 예외는 아니다. 전국항만에서 유일하게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박인 1만 8,000TEU 급을 소화할 수 있는 광양항 CJ대한통운 3-1단계 컨테이너 부두를 찾아 선박 입항에서부터 항만에서 이뤄지는 모든 물류작업을 체험해 봤다.

- 부두내는 철저한 보안구역, 안전 때문에 도보 불가능

광양항을 방문하자 시야에 장난감 블럭처럼 촘촘히 쌓인 컨테이너 박스가 눈에 들어왔다. 야드 사이에도 쉴새없이 리치스태커와 야드트랙터(YT)가 움직이고 있었으며, 항만 입구에는 컨테이너를 싣고 나를 트레일러도 쉴틈없이 드나들고 있었다.

여러 항만에서 컨테이너에 매력을 느끼는 것도 이 처럼 컨테이너 박스가 정갈하게 쌓여있고 벌크화물처럼 먼지나 분진 등 지저분한 물질들이 많이 날리지 않는 나름 쾌적한 작업환경때문이 아닐까한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게다가 시설대비 물량 처리가 지지부진하다고 비판을 받고 있는 광양항의 컨테이너 부두가 쉬고 있을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지만, 이날 현장은 모든 부두에 선박이 입항해 있었다.

항만내에서는 안전문제 등의 이유로 부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차량을 타고 이동해야 한다. 여수광양항만공사(YGPA)측에서 오늘 취재를 도와줄 곳은 CJ대한통운이 회사 직원과 함께 차량을 타고 직접 CJ대한통운 광양항 3-1단계 컨테이너부두에 들어갔다. 입구에 진입하자 보안관련 직원에게 소속과 방문 이유를 설명하고 나서 내부 사무실에 확인절차를 거쳐 부두내에 들어갈 수 있었다.

YGPA 관계자는 “항만내에는 전체가 보안시설이다보니까 까다롭게 관리하기 때문에 취재협조는 우리 공사에서 담당하고 있어 사전에 조율을 해 취재해야 한다”고 설명해줬다.

사실 정확한 취재 날짜와 시간 및 장소를 사전에 협의했던 탓에 들어가는데 그리 어렵지는 않았지만, 취재가 아니면 핸드폰 카메라에까지 특수스티커를 부착해 가려야 하는 등 항만보안 관리가 그리 만만치는 않다고 한다.

부두에 무사히 진입한 이후 곧바로 CJ대한통운 정비고에 들렸다. 출발전 정비고로 오라는 말만 듣고 움직였지만, 부두가 워낙 넓었던 탓에 자동차를 이용해 움직이면서도 길을 2~3번 물어 겨우 도착했다.

CJ대한통운 정비고에 들러 소개받은 직원은 광양장비관리파트 부장인 서충기 씨였다. 서부장은 기자를 보더니 대뜸 갠트리크레인에 올라갈 것이냐고 물었다.

평소 고소고포증이 있는데다 날씨까지 쌀쌀해 갠트리크레인까지는 올라가고 싶지 않았지만,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쉽사리 체험해 보지 못할 것 같아 “당연히 올라가봐야지요.”

- “선박 입항하면 12시간씩 하루종일 작업”

이날 대한통운 부두에는 CMA-CGM 소속 1만 2,000TEU급 라벨라이스(RABELAIS)호가 입항해 한창 하역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아침 8시 30분에 입항해 밤 11시까지 작업한다고 한다. 이 배는 총 1,750TEU를 내리고 325TEU를 싣고 광양항을 떠날 예정이다.

   
 
서 부장은 “유럽과 싱가폴을 경유해 환적을 위해 광양항에 들렀다”며, “광양항에서 출항하면 부산항으로 이동해 다시 유럽으로 가는 선박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배가 떠날때까지 작업을 쉬지 않고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야간에는 군데 군데 위치해있는 야간작업조명탑을 켜고 하역을 진행한다고 한다.

서 부장에 따르면, 이날 통상 작업에는 약 90명 가량의 인력이 투입된다. 주로 야간 주간으로 2조로 나눠 12시간씩 작업을 진행하는데 광양항은 하역요율이 타 항만보다 낮은 탓에 많은 인력 투입이 어렵다는 전언이다. 이 때문에 갠트리 크레인의 경우 현재 5대가 풀가동하는데 크레인당 1.5명씩으로 분담한다고 한다.

다른 항만의 경우 2명씩 교대로 투입되지만, 광양항은 무작정 투입시킬 수 없다는 것. 또 트렌스퍼 크레인(TC, 야드크레인)이 16대 움직이고 있어 장비 1대당 1명씩 배치하며 교대근무를 하지 않으며, 리치스태커도 7대를 운영해 1대당 1명씩 투입된다. 야드트랙터도 20대를 운영하며 1대당 1배차로 배치한다.

서 부장은 “요율이 정상적이면 인력배치도 효율적으로 투입시킬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며 낮은 요율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광양항은 1TEU당 하역요율이 4만원대 초반으로 국내 항만 중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제값을 받으면 일하는 것도 신이 나지만, 요율이 시원치 않다보니 하역작업을 하시는 분들의 어깨도 많이 무거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선박과 직접 연결되는 하역의 핵심 ‘겐트리 크레인’

차량을 타고 다시 뱃머리에서 갠트리 크레인쪽으로 이동했다. 갠트리 크레인 아래로 쉴새없이 컨테이너 트레일러처럼 생긴 차량들이 이동하고 있는데 이 차량을 야드트렉터(YT)라고 부른다고 서 부장이 알려줬다. 일반 차량보다도 훨씬 큰 야드트랙터가 갠트리 크레인에서 내리는 컨테이너를 싣거나 내려 다시 선박에 적재하기도 했다.

“컨테이너마다 넘버가 있기 때문에 전산으로 입력이 다 돼어요. 전산으로 터치하면 어떤 자리에 있는 박스를 내려야 하는지, 또 선적할 박스는 어디에 실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다 나오는데 선박의 정해진 위치에 놓아야 합니다.”

크레인 앞쪽에는 언더박스라고 작은 공간안에도 사람이 들어가 있는데, 크레인 아래로 끊임없이 다니는 차량이나 컨테이너를 통제한다. 사람이 직접 신호를 보내고 하다보니 사고위험도 크고 해서 이 박스에 투입되는 인력이 이를 제어하고 있다는 것. 가까이서 사진을 찍으려고 했더니 박스안에서 직원이 “초상권이 있다”며 농담을 건넸다.

언더박스에 대한 설명이 끝나자 서 부장은 다시 기자에게 “크레인에 올라갈겠느냐”고 물었다. 봄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바람도 센탓에 걱정스럽긴 했지만, 역시 크레인에는 올라가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크레인에 올라가겠다고 했다.

서 부장은 기자를 데리고 갠트리 크레인 중간쯤에 있는 한 크레인에 멈췄다. 지난해 12월 들여온 24열 크레인으로 현재 대한통운 부두에 1기가 설치돼 운영 중이다. 이 장비는 머스크의 1만 8,000TEU급 선박의 하역을 위해 도입된 크레인으로, 암(팔)의 길이가 1만 8,000TEU급 선박의 바깥쪽까지 작업할 수 있다.

서 부장은 “오늘은 이 크레인이 작업을 안하니까 올라가기에는 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갠트리 크레인은 작업하는 곳까지 총 4층까지 구성돼 있다. 1층은 철구조물로 돼 있지만, 2층부터는 주행케이블, 3층은 운전실 입구이며 4층은 크레인을 정상 가동시킬 수 있는 기계실이 있다. 총 4층이라고는 하지만, 크레인을 운전해야 하는 운전실까지는 42m, 기계실까지는 53m나 된다.

서 부장을 따라 계단으로 2층까지 올라간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먼저 4층으로 올라갔다. 충격저감장치가 없는 단순한 구조인 탓에 엘리베이터가 상당히 흔들린다는 후문이다.

엘리베이터 2층에서 4층까지 올라가는 시간은 대략 1분 가량인데, 고소공포증에 흔들렸던 까닭에 더 길게만 느껴졌다. 4층에 도착해 내리자 선박의 윗부분에 컨테이너 정갈하게 쌓인 모습과 동시에 탁트인 초록빛 바다가 보였다.

이러한 광경을 보고 있자니, 올라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도 잠시였고 차가운 칼바람에 머리카락은 뒤엉키고 난간은 흔들거리는 탓에 연신 “이거 튼튼하냐”는 질문을 남발하며 지상 53m에서 시끄럽게 떠드니 보다못한 YGPA 직원이 대신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카메라를 들어줬다. 짐은 줄었건만 난간이 바람 때문에 흔들려 고장난 것 아니냐는 어이없는 질문에 서 부장이 “100억 원이 넘는 장비인데 고장나면 큰일이죠. 몇일 전에도 점검했어요”라며 웃어보였다.

   
 
- 110억 크레인의 심장부 '기계실'

불안한 마음을 가다듬고 크레인의 기계실 앞쪽에서 바다쪽으로 정면을 바라보니 계단이 유독 많이 보였다. 실제 사람이 작업을 위해 올라갈 것 같지는 않을 것 같길래 물어보니 기계 정비를 위해 사용하는 계단이라고 한다. 또 기계실 앞쪽에 특이한 고무가 감싸져 있는 것은 붐대가 쇠인데 이게 파손되면 안되기 때문에 와이어 파손을 막기 위해 덧댔다고 설명했다.

서 부장을 따라 기계실 안을 들어가봤다. 맨 처음 보이는 것은 트롤리모터라는 것인데 운전실이 붐의 앞뒤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또 호이스트는 컨테이너를 찍어 올릴 수 있는 것이며 자동 주입기는 쇠 사이 기름을 주입하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것이다. 천장에 달린 호이스트의 경우에는 바닥이 열리게끔 돼 있는데 모터를 손봐야할 때 무거운 장비를 들어올려야 하는데 이때 사용된다고 한다. 크레인은 주간, 월간, 분기별로 점검한다.

“지금 현재 이 밑바닥이 열리게끔 돼 있는데, 모터 등 장비를 점검할 때 무거운 장비를 엘리베이터나 다른 것으로 옮길 수 없으니까 이 호이스트로 들어올려야 합니다. 이 때 이 밑바닥을 열어 장비를 들어올리죠.”

기계실 안쪽에 또다른 문이 있었는데 그 안쪽은 여러 장비가 전자장비가 설치된 전기실로 전기제어를 하고 있다. 전산장비이고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적정온도인 17도를 유지해줘야 하므로 방안에 냉온풍기가 2대 가량 계속 가동되고 있다. 전기실 옆에 방은 컨트롤 타워로 사람이 자주 필요하지는 않지만 장비에 문제나 오류가 생겼을 경우 이 곳에 와서 확인한다.

기계실을 나와 3층 운전실로 가봤다. 운전실에는 와이어 등을 조작하는 운전대와 운전석이 있고 상부에 풍향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화면이 있었다. 크레인 아래쪽의 야드트랙터 운전 현황 등도 살펴볼 수 있는 화면도 있어 계속 확인하면서 작업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운전실은 바닥과 전면을 보고 작업해야 하는 특성에 따라, 바닥이 특수유리로 제작돼 있어 발 아래로 바다와 크레인 하부가 선명하게 보인다. 이 크레인에는 운전석 앞부분 바닥을 제외하고는 바닥에 장판이 깔려있어 공포감(?)은 조금 덜했던 것 같다.

서 부장은 “원래는 바닥부분은 이러한 장판으로 덮여있지 않은데 이 크레인만 특이하게 작업에 필요없는 부분은 덮은 것 같다”며, “작업자도 매일 작업하지만, 무서웠나 보다”고 덧붙였다.

운전석까지 앉아 보는 것으로 크레인 체험의 대미를 장식하고 싶었지만, 거기까지는 차마 체험해보지 못하고 뒤에서 서서 지켜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후에 들은 이야기지만 바람이 많이 부는 날 운전실에서 작업을 하면 붐대 앞으로 이동할 때도 전체가 흔들리지만, 특히 붐대 앞의 위쪽으로 꺽어지는 부분에 가서는 ‘덜컹’하면서 올라가는 탓에 심장이 쫄깃해(?) 진다고.

   
 
- 항만에 들어오는 모든 ‘컨’은 야드에 적재

크레인에서 내려와 차량을 타고 이동한 곳은 야드였다. 기본적으로 야드는 선박에서 컨테이너를 내려도 무조건 야드에 쌓아두며, 육상에서 트럭을 타고 들어오는 박스도 야드에 적재한다. 때문에 트럭은 절대로 갠트리 크레인까지 오지 않는다고.

“야드에서 안쪽은 풀컨테이너이며 바깥 쪽은 공컨테이너를 쌓아 놓습니다. 부두에 들어오고 나가는 모든 컨테이너는 야드에 장치하며 블록별로 20, 40, 45피트 크기에 따라 적재합니다. 냉동 컨테이너같은 특수한 컨테이너는 장치장에 설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설비가 마련된 곳에 전기를 꽂아 가동시키고 있습니다.”

야드에서는 리치스태커와 야드크레인이 컨테이너를 싣거나 내린다. 우선 선박에서 내렸던 컨테이너를 야드트랙터가 가지고 야드에 내려놓으면 트럭이 와서 이 컨테이너를 실어 부두에서 나가는 구조이다.

이 때 차에 컨테이너를 싣거나 내릴 때 야드크레인이나 리치스태커를 사용하는데, 야드크레인은 일렬로 왔다갔다할 수밖에 없지만, 컨테이너 중간에 있는 것들을 빼내기에 편하다는 이점이 있어 컨테이너가 많이 적재돼 있는 곳에서 사용된다. 리치스태커는 자동차처럼 4개의 바퀴가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컨테이너 윗부분을 찍어서 올려 움직이기 때문에 디테일하게 작업하기 유리하다.

- 이동할 수 있는 장비 점검은 정비고에서

갠트리크레인은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점검을 하기 위해서 모든 장비를 그쪽에 보내야 하지만, 나머지 장비들은 그렇지 않다. 서 부장을 맨 처음 만났던 정비고에서 갠트리크레인 이외의 장비들을 점검하고 있다.

이날 정비고에는 좌우로 움직이는 야드크레인이 한 대 점검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앞뒤로 움직이는 야드크레인은 타이어를 90도로 돌려서 종방향으로 이동해 정비고까지 가지고 온다고 한다.

정비고 안쪽에서도 트럭의 앞부분인 트랙터가 헤드를 풀고 정비를 대기하고 있었다. 부두내에서 여러 장비가 움직이다 보니 정비고에서 할 일도 많다. 장비들의 예방장비나 고장정비 등을 진행하며, 타이어나 구리스칠, 분해 조립 등을 한다.

“갠트리 크레인을 제외한 움직일 수 있는 모든 장비는 이곳에 와서 정비합니다. 부두 내에서 안전한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정비 점검은 필수죠.”

   
 
- 목적지로 이동하는 컨테이너

정비고 옆에는 세척장이 있다. 트럭이 전자제품 등 먼지에 예민한 물건을 싣기 위해 움직이면 이 세척장에서 비어있는 컨테이너를 깨끗하게 씻어내고 목적지로 출발한다.

예민한 전자제품을 실은 컨테이너만 아니라면 세척장은 그냥 지나치기도 하는 등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이동한다. 워낙 대형선박이 들어오는데다, 품목도 가리지 않고 들어오기 때문에 완제품으로 수도권에 가거나, 반제품으로 산업단지로 가기도 한다. 또 어떤 컨테이너는 수출을 위해 선박에 싣기 위해 부두에 들어와 내려놓고 또 다른 국내 배송을 위해 짐을 싣기도 한다.

게이트를 나가고 들어오는 트레일러들이 가지고 있는 컨테이너들은 저마다 각자의 목적지로 물품을 배송하기 위해 이동한다.

이날 CJ대한통운 부두에서 작업한 박스 중 하나는 자동차 부품으로 유럽에 가기 위해 부두에 들어와 선박에 적하할 수도, 또 다른 박스는 일본산 볼펜이 들어있어 선박에 양하해 물류창고로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개개인이 사용하는 물건들의 대부분이 컨테이너 박스에 담겨 부두를 통해 들어온다. 수출과 수입이 교차하는 관문. 항만은 그렇게 매일 쉴새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김수란 기자  sooran@dailylo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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