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업계, “물류부문 정부포상 훈격 격상돼야”

현재 최고상이 석탑산업훈장인 한국물류대상의 훈격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사진은 지난해 한국물류대상 시상식에서 여형구 국토교통부 제2차관<왼쪽>이 노영돈 현대로지스틱스 대표<오른쪽>에게 석탑산업훈장을 수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 : 데일리로그 D/B>
[데일리로그 = 오병근 기자] 우리나라 물류산업의 성장과 물류종사자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한국물류대상’의 훈격이 타 산업에 비해 형편없이 낮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재 ‘한국물류대상’의 최고상인 대상(大賞)의 정부포상은 ‘석탑산업훈장’으로, 유관산업 대다수가 금탑산업훈장을 수여하고 있는 것에 비해 현저히 격이 떨어져 물류종사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물류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물류대상의 최고상인 대상의 훈격이 전년과 같이 석탑훈장으로 결정됐다. 올 초부터 훈격 격상을 위해 노력해 왔던 업계와 국토교통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

지난 1993년부터 시행돼 온 물류대상은 2005년 한 해에만 금탑훈장이 수여됐지만, 이듬해 동탑에 이어 2008년부터 올해까지 훈장 중 가장 격이 낮은 석탑훈장 1점만 수여되는 등 사실상 명맥만 이어져 왔다.

반면, 유사업종인 유통, 해운, 항공은 현재 최고상인 금탑산업훈장은 물론, 은탑, 동탑, 철탑, 석탑 등 다수의 훈장과 산업포장을 수여하고 있다.

정부포상 수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산업별 포상자(국무총리표창 이상) 수는 물류가 9점(훈장 1점·포장 2점)이었는데 비해, 해운 38점(훈장 6점 포장 8점), 철도 12점(훈·포장 5점), 무역 412점(훈·포장 66점) 등이다.

물류업계 종사자들도 이 같이 유관산업인 유통, 해운, 항공, 무역 등에 비해 훈격이나 포상자 수에 있어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대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물류산업이 모든 산업의 근본’이라고 치켜세워 주지만, 현실에서는 정부의 훈·포장이 유사 산업에 비해 형편없는 수준”이라며, “이는 정부가 물류산업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업계 일각에서는 물류대상을 기피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 요즘 세상에 정부가 해당 산업에 주는 최고상이 석탑인 경우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회사 윗선에서도 격이 낮은 물류대상 보다는 유관업종의 유통이나 해운, 항공 등의 관련행사에서 상을 받길 원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그동안 국토부와 한국통합물류협회는 올 초부터 훈격을 격상시키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 왔다. 물류협회와 국토부는 정부포상 주관부처인 안전행정부에 물류대상의 훈격을 금탑으로 격상시키고, 정부포상 수도 15점으로 늘려줄 것으로 요청했었다.

지난 6월 물류협회는 안행부에 ‘물류대상 정부포상 확대 건의서’를 제출, 고부가 가치와 고용을 창출하는 신성장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물류산업에 대한 정부의 포상 강화를 요청했다.

건의서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평균 경제성장률은 3.5%였는데 비해, 물류산업은 6.3%로 2배 가까이 높다.

아울러, 물류산업은 국내 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물류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등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2011년 기준 국내 물류시장은 매출액 89.9조 원(전체 산업의 2.7%), 업체 17만여 개(〃 3.1%), 고용규모 약 58만 명(〃 3.4%)으로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만만치 않다.

이 같은 근거를 내세워 정부포상 확대를 요청했지만, 안행부측은 포상이 남발된다는 이유를 들어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덕식 물류협회 전무는 “산업의 성장세와 타 산업의 정부포상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물류대상의 정부포상은 상당히 부족하다”며, “이 때문에 올해부터는 훈·포장 5점, 대통령·총리 표창 10점으로 정부포상 확대를 요청했지만, 결과적으로 잘 안됐다”고 말했다.

한 전무는 이어 “정부포상이 확대되면 물류기업 및 종사자의 사기가 높아지고, 한편으로는 국민들의 물류산업에 대한 인식도 제고될 수 있다”며, “올해 포상 확대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안타깝지만, 내년에는 반드시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물류대상 시상식'은 오는 31일 오전 9시 30분부터 대한상공회의소 지하 2층에서 실시된다.
 

 

저작권자 © 데일리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