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업계 반발에는 “아쉽다”

[데일리로그 = 오병근 기자]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격인 농협물류측이 입을 열었다. 진출가능성은 매우 높지만,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농협의 물류부문 자회사인 농협물류는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 시, 중소택배업체 인수 등을 통해 직접 관련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 여부에 대해 농협물류 고위 관계자는 “현재 진출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결정된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며, “시장에 진출에 대해 방향과 사업성 여부 등을 확고히 해야 할 시점이지만, 아직 결정하지 못해 걱정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민영택배사를 통해 2만 원 상당의 옥수수 한 상자를 보내려면 택배비로 7,500 원을 지불해야 하는데, 대기업 택배사들은 이마저도 무게가 나간다는 이유로 꺼리고 있다”고 주장하고는, “이 때문에 농민들은 택배비가 저렴한 중소택배사들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소업체들은 서비스가 제대로 되지 않아 클레임이 많이 걸려 불편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 이유를 에둘러 설명했다.

농협이 시장에 진입하면 현재 바닥상태인 택배단가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택배단가를 떨어뜨리면 (업계가)공멸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며, “문제는 현재 농민들이 택배서비스를 비싸게 이용한다는 것인데, (농협이 진출하면)농민들이 이용하는 택배단가는 안정화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농협)가 들어간다고 하면 오히려 민영업계가 초기에 주저앉히려고 단가를 더 떨어뜨릴 가능성도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고는, “때문에 농축산물만 할지, 아니면 일반택배도 같이 진행할지, 어떤 식이 합당한가에 대해서는 아직 방향을 잡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재 농협의 시장 진출에 대해 민영택배사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찬반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여당은 찬성하고 야당은 반대하는 모양새다. 또 한편으로 농민들을 대표하는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에서는 적극 찬성하고 나서는 등 택배시장의 최대 이슈로 자리잡고 있다. 농협물류측도 이 같은 내용을 잘 알고 있으며,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농림부와 새누리당, 한농련에서는 찬성을 하고 있지만, 민영업계와 새정치연합은 반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가 택배시장에 진출하는 것과 관련해 주변에서 너무 크게 이슈화 되고 있어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농협의 시장진출이 이슈화 되는 것 자체에 대해 부담스러워 했다.

또, 최근 민영업체들이 농림부를 항의방문하고, 청와대를 비롯해 국무총리실, 국토부 등에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 반대의견을 담은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데 대해서는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솔직히 이해가 안 되는 점이 있는데, CJ대한통운의 경우, 1년에 6억 개를 처리하면서 농축산물은 1,000만 개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는 전체의 0.18% 밖에 안 된다”며, “이 같은 수치를 갖고 (피해를 볼 것이라고)이야기 하는 것은 말이 안 되며, 기존 민영업체들이 너무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현재 농협이 외부적으로 중소업체를 인수할 의향을 갖고 해당 업체를 방문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며, 이와 유사한 그 어떠한 액션도 취한 적이 없다”며, “다시 말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방향을 잡지 못했으니 (택배시장에 진입하는)출발시점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농협의 인수대상업체로 거론되고 있는 D사, Y사, H사 등에는 M&A 전문 브로커들이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브로커들은 해당 기업들에 농협이 시장에 진출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으니, 기다려 줄 수 있는지 여부를 묻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중소업체 관계자는 “농협이 우리에게 직접 매각 의사를 타진하진 않았지만, 얼마 전 브로커들이 회사에 찾아와 6개월가량 기다려 줄 수 있는지를 묻고 갔다”며, “현재로서는 농협이 들어오긴 할 것 같은데, 확실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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