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계자, “인수 초기에 실적개선 못하면 낭패 볼 것”

 
[데일리로그 = 오병근 기자] 옐로우캡을 운영하고 있는 KG이니시스가 동부택배를 인수한다. 실적이 좋지 않은 두 택배회사를 운영하게 될 KG이니시스에 택배업계는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KG그룹은 물류와 택배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견 택배업체인 동부택배를 인수한다고 22일 밝혔다.

KG그룹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인터넷쇼핑, 모바일쇼핑 등과 연계한 O2O(Online to Offline) 사업을 강화하고, 글로벌 물류사업부문과 국내 물류사업부문을 연계해 사업 시너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KG는 동부택배를 인수한 후, 내년 한 해 동안 별도 법인으로 운영하다, 2016년께 자사 택배브랜드인 옐로우캡과 조직을 합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옐로우캡과 동부택배는 최근까지 택배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었기 때문에, KG이니시스의 이러한 움직임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KG이니시스가 동부택배를 인수하게 되면 매물로 나온 업체가 오히려 또 다른 업체를 흡수하는 보기 드문 모양새를 취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이번 M&A에 대해 업계는 반신반의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옐로우캡과 동부택배 양사 모두 지속적으로 경영이 악화돼 왔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이 시장에 진출한다고 하면서 거론됐던 기업이 옐로우캡, 동부, KGB택배 등 3사였는데, 옐로우캡을 보유하고 있는 KG가 역으로 동부를 인수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KG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두 회사 모두 연간 영업손실이 300억 원 가까이 나는데 앞으로 어떻게 운영한다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업계 1, 2위인 대한통운과 CJ GLS가 통합한 지난해 대한통운이 택배부문에서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등 상당한 진통을 겪었는데, KG의 경우 두 적자기업을 합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1+1=2가 안 된다는 택배업계 통설이 있는데, 두 회사 모두 경영실적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 같이 업계는 동부택배를 인수한 후, 경영실적이 개선되지 않으면 KG이니시스가 상당한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G이니시스는 지난 2012년 옐로우캡을 인수했지만, 당해 42억 원, 지난해 88억 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했으며,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50억 원의 순손실이 발생하는 등 적자폭이 커지자 지난 10월 자회사였던 옐로우캡을 아예 합병했다. 옐로우캡을 시장에 매물로 내놓았지만 소문만 무성할 뿐,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업체가 없어 흡수합병은 손실을 줄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동부택배는 지난해 1,228억 원의 매출을 기록, 옐로우캡(매출 1,160억 원)보다 조금 많았지만, 영업적자가 188억 원에 달한다. 올해도 실적은 이와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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