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2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기업의 이익 중 일정 부분을 떼어 협력업체와 나누자는 취지의 ‘이익공유제’라는 개념을 내놓자 기업들이 술렁였다. 이익을 목표로 회사를 운영하는 사기업들에게 그들이 최고 가치라고 여기는 이익을 다른 누군가에게 나눠주자는 것은 납득이 안가는 상황이었던 것. 결국 해당 제도는 ‘자본주의 역행’이라는 대기업들의 강력한 명분(?)으로 도입이 무산됐다. 이러한 국내 대기업들의 행태로 ‘반재벌’이라는 국민정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 중견 해운사인 KSS해운이 국내 최초로 이익공유제를 도입해 화제가 됐다. 이 회사의 창업주인 박종규 고문은 지난 1995년 은퇴하면서 경영권을 자식들에게 넘기지 않고 자신의 지분을 출연해 우리사주조합을 만들어 전문경영인과 임직원에게 경영전권을 맡김으로써 윤리경영을 실천해오고 있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박 고문에게는 이미 아들이 3명이나 있음에도 아들들이 회사의 경영에 관여하지 못하게 했다”며, “시장에서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활용하는 기업공개(IPO)도 직원들에게 이익을 돌려주기 위해 추진하는 등 교과서에서나 나오는 윤리경영을 실제로 실천하고 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에 본지는 ‘깨끗한 기업을 만들어 다 함께 잘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창업정신을 모토로 기업을 운영하는 KSS해운의 기업문화를 살펴봤다. <편집자>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KSS해운은 1969년 설립 당시부터 업계의 고질적인 관례였던 리베이트 배격을 비롯해 5無(리베이트, 밀수, 사시(社是), 사내인맥, 회계장부 조작) 기업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원칙은 지킨다’는 원칙경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경영진의 정도(正道)경영의지는 무엇보다 확고하며 나아가 전 임직원이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특히, 창업주이자 전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장과 경실련 중앙위원을 지낸 박종규 고문(前회장)은 일선에서 물러나기 2년 전인 1993년에 ‘노사평화와 투명경영 정착’, ‘깨끗한 기업환경 조성’을 바라는 마음에서 ‘바른경제동인회’를 설립하고 초대 이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창업 시부터 갖고 있던 경영철학이었던 ‘참다운 기업인’이라면 경영권 상속이라는 가족주의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생각에 1995년 전문경영인 체제를 선언하면서 2선으로 물러났다. 이후 KSS해운은 현재까지 최대주주의 경영 간섭 없이 이사회를 중심으로 주요 의사 결정이 이뤄지고 있다.

KSS해운은 이사회 구성원의 3분의 2 이상을 사외이사로 두고 전문경영진에 대한 관리와 감독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경영진도 진취적이고 효율적인 경영활동으로 기업가치를 향상시켜 주주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와 함께 성장·발전하고 있다.

또 상장회사로서 그 의무와 책임을 성실히 수행함으로써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최선에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공정거래질서 확립에 솔선수범하고, 사회적 가치와 관습을 존중하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난 2007년 12월 윤리강령을 제정·시행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윤리경영 준수 선포식을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

KSS해운 관계자는 “윤리경영부서는 건전하고 공정한 기업문화의 창달 및 윤리경영과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임직원 위한 우리사주조합과 이익공유제

지난 1990년에 결성된 KSS해운 우리사주조합은 회사 직원 모두가 사주조합원으로 가입하고 있으며, 그 보유주식비율은 11.15%로, 회사의 2대주주에 해당한다.

1999년 최대주주인 박종규 고문이 본인의 소유주식까지 출연해 사주조합운동을 지원한 바 있으며, 이를 계기로 자사주 취득 조합원도 증가하는 등 우리사주조합운동이 크게 활성화되고 있다.

우리사주조합기금에서 발생되는 조합수익(출연)금은 매년 자사주를 취득해 조합원에게 분배함으로써 조합원의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피고용인이 아닌 주주로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근무해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회사는 기업활동의 경제적 효율성과 사회적 공평배분에 기여하고 있다.

최대주주 : 박종규(3,239,391주 : 27.94%)
특별관계자 : 바른경제동인회 외(244,360주 : 2.1%)

이익공유제는 지난달 박 고문이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통해 회사의 이익과 손실에 대한 임직원 중심의 책임경영 체제 확립과 임직원들의 주인의식 함양을 목적으로 제안했다.

이 제도는 이익이 창출되면 그 이익의 일부를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분배하고 손실이 발생하면 그 손실의 일부에 대해 임직원들도 함께 책임지는 제도이다. 특히, 기업의 투명회계를 전제로 회사가 추구해온 전문경영인의 책임경영과 함께 기업의 투명성을 더욱 확고히 다질 수 있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임직원의 책임경영으로 인한 이익 증가는 주주의 배당금 증가로 이어져 주주와 임직원이 상생할 수 있는 최상의 기업모델이 될 것”이라며, “기업이익에 연동되는 진정한 상여금 제도로써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이익환류 정책에도 적극 동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회사는 또 하나의 가족”

KSS해운은 임직원간의 언로(言路)가 열려 있어 하고 싶은 이야기는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개방된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는 등 ‘가족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해운업 특성상 해상직원과 육상직원으로 분류됨에도 해·육상 합동수련회 등을 통해 관계회사 임직원 및 퇴직자를 포함한 해·육상직원을 대상으로 ‘우리는 하나’라는 공동체의식을 함양함으로써 허물없는 인적교류와 노사화합을 달성하고 있다.

또 노동조합과는 격의 없는 대화로 노조의 요구사항을 합리적으로 받아들이고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이 수시로 선박을 방문해 해상직원들과의 대화를 나누며 고충사항을 듣고 그 해소를 위해 고충처리전담기구를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977년 선원노조설립이후 한차례의 분규도 일어난 적 없는 기업을 이어오고 있다.

- 협력업체와 상생 및 사회적 책임 달성에 노력

 

KSS해운은 윤리강령에 ‘경쟁사와 협력회사에 대한 자세’를 도입하고 있으며, 협력업체와의 관계에서는 ‘구매관리절차서’ 및 그 하위에 ‘협력업체 관리절차’를 규정해 협력업체 선정 시에는 ‘협력업체 등록평가 보고서’에 적시된 선정기준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 협력회사에 대한 대금지불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회사의 대금지급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집행함으로써 대금지급지연 등으로 인한 현금 유동성 문제를 차단하고 있다.

또 회사의 협력업체간 상생노력의 하나로 협력업체 결제대금 조기 집행제를 시행하고 있다. 해운불황기에 거래기업의 원자재 대금과 상여금 등 명절 전 자금유동성이 필요한 기업의 자금운용 및 사기 진작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매년 설과 추석 등 명절 전에 지속해오고 있다. 향후 협력업체와의 유대관계 및 협력강화를 위해 이를 지속 시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기업이라면 시행해야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우수 해운인력 양성을 위해 해양대학교, 해사고등학교 내 우수학생 또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및 한국해양수산 연수원 학생의 학업 정진을 위해 정기적으로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국립암센터의 암 연구기금 기부, 회사와 직원간의 상시 대화 채널인 ‘회사발전위원회’에서 연 2회씩 성금을 모금해 회사의 지원금과 함께 사회복지시설에 후원, 전임직원 불우이웃 연탄배달, 김장담그기, 밥퍼 무료급식 참여 등의 사회공헌 확대를 꾸준히 실시해오고 있다.

KSS해운 관계자는 “회사는 영업력 강화를 바탕으로 고용 확대 및 지속적인 이익 창출을 통한 사회공헌에도 힘쓰고 있다”며, “향후에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KSS해운은.

 
-KSS해운은 1969년 코리아 케미컬 캐리어스(한국특수선, KOREA CHEMICAL CARRIERS LTD.)에서 출발해 ‘깨끗한 기업을 만들어 다 함께 잘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창업정신을 계승했다. 창립 46년 동안 기초 케미컬화물, 가연성·폭발성·유독성 케미컬화물 및 가스화물 등 석유화학의 특수화물을 운송하는 해운기업이다.

가스운반선 10척, 케미칼운반선 5척 등 15척의 사선과 3척의 용선선박 및 4척의 LNG지분참여선을 포함해 총 22척의 선박을 운항하고 있다. 특히 LPG와 암모니아 가스를 운송하는 대형 가스운반선 부문은 2017년 총 10척으로 아시아 굴지의 선단을 갖추고 있다. 또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노하우로 특수 케미컬 화물 운송에 있어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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