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선사…눈구경 가는 한국선급
직원들 해외 휴가비용 전액 지원
2012-11-29 김수란 기자
최근 비영리법인인 한국선급(KR)은 직원들의 사기충전을 위해 해외로 휴가를 보내주고 있으며, 제반비용까지 회사에서 지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휴가코스도 다양하다. 선급 직원들은 ‘챌린지 코스’라는 미명 하에 9박10일간 히말라야 트레킹을 즐길 수 있고, 본인 의사에 따라 미국까지 입맛대로 골라서 휴가를 다녀올 수 있다. 한마디로 ‘꿈의 직장’인 것.
한국선급의 이같은 방침은 최근 시황침체로 선사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과 비교되면서 업계로부터 날선 비판을 받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최근 1~2년 동안 선사들의 신조 발주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신조 발주로 돈을 버는 한국선급도 현재 자금사정이 썩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무엇보다 선사들을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가 선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 시점에 본인들끼리 전액 비용을 지불해가면서 휴가를 줄 수 있냐”고 비판했다.
또 업계 일각에서는 내년 2월 임기가 끝나는 오공균 한국선급 회장이 지난해 본인이 만들었던 녹색산업기술원(선급 산하)의 원장으로 가기 위해 직원들에게 ‘선심용’으로 베푸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내년에 한국선급이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마당에 휴가비를 전액 지원해가면서 직원들에게 휴가를 주고 있는 데 대해, 오 회장이 임기 후 산하 기술원 원장으로 가기 위해 직원들에게 선심을 쓴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전하고는, “내년에 사정이 어려워도 오 회장 본인은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더 이상 책임질 일도 없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선급 측은 휴가비를 전액 지원해준 것은 맞지만, 휴가가 아니라 직원들의 사기충전 프로그램 중 하나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선급 관계자는 “휴가는 아니고 챌린지 코스라는 프로그램에 따라 직원들 사기충전을 위해 진행하는 것”이라며 “선사들은 어렵지만 인력이 곧 재산이라는 오공균 회장의 방침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