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A, 이달말 운영사 공고 강행…7말 우선협상자 선정키로
관련업계, “대책없는 운영사 선정, 운영사간 싸움 붙이는 꼴”
전문가, “운영사 난립 문제부터 해결해야”

부산신항에서 PNC와 2M이 장기계약(7+3년)을 체결함에 따라 정부와 부산항만공사(BPA)가 추진하고 있는 부산신항 통합정책이 사실상 유명무실 해졌지만, 부산신항 2-5단계 터미널 운영사 입찰은 예정대로 강행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터미널과 계약하지 않은 디 얼라이언스를 놓고 3개 운영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임에도, 아무런 대책없이 운영사를 늘리겠다는 정부와 BPA의 방침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BPA는 이달 말 부산신항 2-5단계(서컨테이너부두) 운영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고 7월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해 해양수산부와 협의 중이다.

해수부와 BPA는 2023년 7월을 목표로 부산신항 2-5단계 개장을 추진해 왔으며, 2-5단계 운영사가 향후 조성될 2-6단계도 맡길 방침이다. 해당 운영사에는 BPA가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경영에 참여한다.

이와 관련, 12일 BPA 관계자는 “5월 입찰공고, 7월말 우선협상자 선정을 위해 정부와 협의 중이다”고 확인해 줬다.

정부는 부산신항 4단계 통합정책을 통해 2-5단계를 맞은편 터미널인 HJNC(부산신항 3부두)와 통합을 전제하는 터미널 운영사를 선정키로 했다. 그렇지만 2M과 PNC(부산신항 2부두)가 7+3년 장기계약을 체결하면서 정부의 부산신항 통합정책이 어긋남에 따라 2-5단계 운영사 선정작업에도 난항이 우려된다.

신항 통합정책은 얼라이언스는 3개인데 부두 운영사는 5개나 되는데다, 하나의 터미널에서 얼라이언스 물량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 곳이 2부두밖에 없어 보다 효율적으로 부두를 운영하자는 취지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신항은 수출입화물보다 환적화물이 많은데, 환적화물이 각 터미널로 분산되고 있어 항만 경쟁력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돼 온 것이 크게 작용했다.

한 원양선사 관계자는 “운영사가 난립한다거나 얼라이언스가 터미널을 나눠 기항하는 경우는 있지만, 대부분 국가들은 운영사와 얼라이언스 간 균형이 이뤄지고 있다”며, “수출입화물이면 얼라이언스가 터미널을 나눠 기항해도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환적화물은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문제는 내년 5월 2-4단계, 이듬해인 2023년 2-5단계까지 개장을 하면 부산신항에 운영사만 7개나 되는데, 얼라이언스는 3개 밖에 없어 운영사와 선사간 불균형이 더욱 심해진다는 점이다. 게다가 현재 디 얼라이언스 하나를 두고 1부두(PNIT)와 3부두, 4부두까지 유치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2개 터미널이 추가로 개장하면 5개 터미널이 디 얼라이언스 하나를 가지고 치열한 요율경쟁을 벌일 우려가 크다는 전언이다.

부산항을 기항하는 3대 얼라이언스(2M, 디얼라이언스, 오션얼라이언스) 중 이미 2M은 최대 10년간 2부두를 기항했으며, 오션얼라이언스는 소속 선사가 지분이 있는 5부두(BNCT)에만 기항하고 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디얼라이언스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3개 터미널운영사가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2개 터미널이 추가 개장하면 운영사간 경쟁 심화에 요율하락이 우려된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2-4단계 운영사인 현대산업개발은 BNCT에 지분이 있기 때문에 향후 통합을 한다고해도 이전까진 얼라이언스 물량을 메인으로 유치하기 위해 혈안이 될 것 아니냐”면서, “물동량이 꾸준하다는 보장도 없는데 어떤 터미널이 다른데서 처리하고 남는 물량 처리하길 원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상황에서 아무 대책도, 전략도 없이 2-5단계 운영사 선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하니, 이는 물량을 두고 3명이 싸우던거 5명이 싸우라는 것밖에 더 되느냐”면서, “지금 장치율이 90% 넘어가니 신규 터미널이 필요하다고 개장을 밀어붙이는데, 얼라이언스가 향후 추가적으로 물량을 끌어온다는 보장도 없는데 지금 당장 부족하다고 터미널을 개장하는 것은 너무나 무모한 짓이다”고 분개했다.

원양선사 관계자도 “HMM만 해도 4부두만으로는 디 얼라이언스 유치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2-5단계를 염두에 둘 수도 있을 것이란 시선도 있는데, 2023년 개장하는 2-6단계까지 모두 떠안는 데에는 크게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며, “이는 디 얼라이언스가 서 ‘컨’터미널의 부두를 원활히 운영할 수 있을 정도로 물량을 꾸준히 늘릴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항만 전문가들은 북항 클로징 전제 하에 BPT와 신감만 터미널과 재협상을 벌이던지, 신항의 임대부두 3사와 똑같은 지분참여로 운영사들끼리 경쟁하는 것을 방지하던지, 대안을 만들어놓은 후 운영사 선정을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 항만 전문가는 “진해신항 개발이 예정돼 있으니, 종전 우선협상자였던 BPT측과 북항 클로징을 전제로 재협상을 하거나, 운영사 3곳이 균등하게 지분을 참여하게 해 출혈경쟁을 방지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며, “대책없이 운영사만 덜컥 선정한다면 정부와 BPA가 기존 싸움판을 더욱 크게 벌였다는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BPA측은 하역능력과 물동량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BPA 관계자는 “부산신항 서‘컨’부두 개장은 현재 부산신항 하역능력 및 운영상황, 국책연구기관의 물동량 전망, 이해관계자의 의견, 부산항 글로벌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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