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즈 서브라마니암 (Raj Subramaniam), FedEx 글로벌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총괄 수석 부사장

 
[데일리로그 = 라즈 서브라마니암, FedEx 총괄 수석 부사장] 2003년 초, 덴마크의 야누스 프리스와 스웨덴의 니클라스 젠스트롬은 소프트웨어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세 명의 에스토니아 기술자들의 도움을 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이로 인해 작은 다국적 회사가 출범됐다. 이들은 2003년 후반 회사의 인터넷 도메인을 등록하고 어플리케이션 베타 버전 출시를 준비했다.

이후 2011년, 이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사로부터 미화 85억 달러에 인수됐다. 바로 Skype이다.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이 어플리케이션은 많은 사람들이 모바일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창업 초부터 글로벌 배경을 갖거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작은 스타트업을 일컬어 소규모 다국적(micro-multinational) 기업이라 부른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더 이상 큰 규모의 회사가 필요하지 않다. Skype와 같이 소규모 다국적 기업이 많이 설립되고 있기 때문이다.

핸드폰, 배송 플랫폼, 그리고 아이디어 만으로도 충분하다. 소규모 비즈니스도 커뮤니케이션과 IT 혁신을 통해, 적은 투자 비용으로 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 구글의 경제학자 할 바리안(Hal Varian)은 이러한 변화가 21세기 세계 경제와 문화에 큰 변화를 야기할 것이라고 오래 전에 전망했다.

그의 전망에 동의한다. 가상의 네트워크(고속 인터넷, 모바일 커뮤니케이션과 디지털 기술)와 물리적 네트워크(운송 시스템과 물류 플랫폼)를 접목해, 소규모 다국적 기업도 하루 밤 사이 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회사로 탈바꿈 할 수 있다. 20세기 말에는 대규모 다국적 기업가 전세계 비즈니스를 이끌었지만 이제는 명실공히 소규모 다국적 기업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러면, 소규모 다국적 기업의 장점은 무엇일까? 먼저, 이들 기업은 규모 측면에서 중소기업에 속하며, 전세계 경제의 90%를 차지하고, 고용측면에서도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시장 변화에 신속한 대응, 혁신을 위한 협력, 대규모 조직에서 흔히 발견되는 타성의 부재 등 중소기업과 같은 이점을 갖고 있다.

이처럼 유사점이 있지만, 소규모 다국적 기업과 중소기업은 다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소규모 다국적 기업은 먼저 다양한 시간대를 이용해 전세계에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 특히, 소규모 다국적 기업은 시장의 흐름에 빠르게 대처하고, 전세계 다양한 산업에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한 예로 중국을 들 수 있다. 인터넷과 기술이 발전하며, 중국의 소규모 다국적회사는 알리바바와 같은 온라인 시장에서 해외 고객에게 물건을 팔 수 있다. 중국의 연간 해외 전자상거래 수출입 규모가 향후 5년간 10배 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해 보면, 국가간 해외 직구 시장의 중요성을 가늠할 수 있다.

인도도 마찬가지다. eBay에서만 1만 5,000명의 인도 사업가들이 39개의 전세계 eBay 사이트를 통해 201 개국의 1억 2,800 명의 사용자들에게 물건을 수출하고 있다. 이들은 다라비 지역의 가죽 자켓, 칸푸르 지역의 말 안장, 코치 지역의 그림, 뭄바이의 바닐라 빈과 에센스 등 흥미로운 지역 특산품을 판다. 하지만 이에 비해 eBay의 수출 사업가들은 평균 5.3 명의 정규직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소규모인 것이다.

라틴아메리카의 경우 칠레의 예를 들어볼 수 있다. 칠레는 라틴아메리카 국가 중 가장 높은 창업률, 지속적인 성장, 뚜렷한 정책 방향성, 그리고 국제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다. 작은 규모의 회사가 전체의 99%에 이르며, 이는 전체 고용자수의 75%에 달하는 수치이다. 자원과 금융 서비스가 부족하고 혁신의 동력이 적은 상황임에도 칠레의 소규모 회사들은 높은 수준의 글로벌 경제활동을 펼치고 있다.

물론 소규모 다국적 기업 또한 여느 비즈니스와 같이 다양한 현실에 부딪히게 된다. 파산이 날 수도 있고 회사가 매각될 수도 있다. 대부분은 ‘Skype’ 같은 회사가 되지 않을 것이다. 많은 회사가 부동산 투자가 또는 주택 구매자들에게 빅데이터 솔루션을 공급하는 Vast.com 같은 회사가 될 확률이 더 높다. Vast.com은 5개의 시간대를 거쳐 일하는 25 명의 직원이 두 개 대륙 4개국에서 근무하고 있다. 경영진은 샌프란시스코에 있으며, 최고 기술 책임자는 도미니칸 공화국에 있고, 개발 지원팀은 베오그라드에 있다. 이 회사의 CEO는 “2년 전만해도 이런 회사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미국 아리조나에 기반한 자동차 회사 Local Motors의 경우, 디자인 팀도 없고, 개발팀의 인원도도 적다. 하지만, 121개국 1만 2,000 명의 프리랜서 디자이너들이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미래 창조적인 자동차 디자인을 구축하고 있다. 다른 제조업체들과는 달리 대규모의 제조 시설도 없고, 부각되는 글로벌 본사도 없다. 하지만 이 회사는 여러 곳의 작은 공장들을 통해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 회사는 50여 개의 오프로드 차량을 생산했고, 앞으로도 1,500대 이상의 차량을 새롭게 디자인 할 예정이다. 낮은 경비는 성공적인 사업 모델의 지름길이 됐다. 이 회사의 현재 정직원 수는 단 15 명에 불과하다.

FedEx는 이런 소규모 다국적 회사들이 국경을 넘어 전세계 다양한 산업의 비즈니스 환경을 바꿀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물류산업은 특히 이 회사들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FedEx는 신속하고 안정적인 운송과 무역 규제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 그리고 공급망 관리를 통해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소규모 다국적 기업은 국경을 넘어선 무역 산업을 발전시키고, 자연스럽게 각 국의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자본이 모인다면, 소규모 다국적 기업은 직원, 고객, 및 지역사회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주체로 더욱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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