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치슨과 6대4로 합병 합의된 듯

-양사 통합법인서 CJ지분 13%로 대폭 줄어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CJ대한통운이 자사의 핵심계열사인 ‘CJKBCT’를 외국계 물류기업인 허치슨에 전격 매각한다. 이에 따라, CJ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항만사업에 대한 투자를 사실상 중지했던 CJ대한통운의 항만시장 철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CJ대한통운은 최근 부산북항 신선대를 운영하는 CJKBCT 지분을 자성대를 운영하는 허치슨과 합병하기로 최종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 이후 해당 법인은 CJ대한통운의 지분이 대폭 줄어들게 됨에 따라 CJ그룹의 계열사에서도 제외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추석 직전 부산북항의 신선대(CJKBCT)를 운영하는 CJ대한통운과 자성대(HBCT)를 운영하는 허치슨은 현재 운영 중인 양사의 터미널 통합을 위한 합의를 마쳤다.

현재 신선대는 CJ대한통운이 67% 가량을, KCTC 13%, 국보 12%, 한진5%, 동부익스프레스가 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허치슨의 자성대 지분율은 100%이다.

이번 합의는 허치슨과 CJ대한통운이 6대4비율로 합병하는 것을 골자로 일단 허치슨이 CJ대한통운이 보유한 지분중 60% 가량을 인수하고, 이후 자성대와 신선대를 50대50으로 흡수합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 자체가 허치슨과 CJ대한통운만 이뤄짐에 따라, 허치슨이 CJ대한통운의 보유 지분 중 60%에 해당하는 지분을 인수하게 되면 CJ대한통운이 보유한 지분은 허치슨과 CJ대한통운이 각각 40%, 27%로 나눠지게 된다. 이후 신선대와 자성대가 각각 50%의 지분으로 나눠 법인을 흡수 통합하면 허치슨 70%, CJ대한통운 13%, KCTC 6.5%, 국보 6%, 한진 2.5%, 동부익스프레스 1%로 정리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신선대와 자성대의 통합을 위해 계속 논의는 있었지만, 최근 허치슨과 CJ대한통운이 6대 4비율로 주식을 나눠 흡수합병하는 등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도 가닥을 잡고 추석 직전 최종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종적으로 통합법인에는 허치슨은 70%를 보유하면서 운영권을 갖게 되는 것이 골자라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통합으로 CJ대한통운이 더 이상 부산항에서 터미널을 운영할 수 없게 됨에 따라, CJ그룹 인수 후 지속적으로 우려해왔던 ‘CJ대한통운의 항만사업 포기’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현행 공정거래법상 CJ그룹의 계열사로 분류됐던 신선대 법인은 통합 후 CJ대한통운 지분이 얼마 남지 않게 되면서 그룹 계열사에서도 제외돼 이같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에는 지주회사의 계열사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상장된 회사일 경우 자회사와 손자회사 모두 2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손자 회사 아래 증손자회사는 100%를 확보해야 계열사로 인정받는다.

CJ대한통운의 경우 지주회사인 CJ주식회사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고 CJ주식회사의 자회사인 CJ제일제당과 신규로 설립한 또다른 지주회사인 KX홀딩스가 각각 20.08%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CJ주식회사 입장에서 신선대는 증손자회사이지만, KX홀딩스에서는 손자회사로 분류되면서 교묘히 공정거래법 위반소지를 벗어난 바 있다.

정부당국에서 어느 쪽에 잣대를 들이댈지 의견은 분분하지만, 이를 의식해서인지 CJ대한통운은 허치슨과의 합의 과정에서 CJ그룹과 신선대 법인이 계열사라는 인연을 끊기 위해 20% 이하의 지분만 보유하는 구조여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양사 통합은 지난해 1월부터 꾸준히 협의됐던 사항인데 당시에도 최종 지분율이 7:3 정도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며, “51대49 정도로 논의됐었는데 CJ대한통운측에서 지분을 덜 가지고 가고 싶어 했고 결국 손자회사 해소를 위해 20% 이하로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항만업계 관계자도 “CJ그룹 인수 후 CJ대한통운의 항만사업 포기설은 계속 제기돼 왔었는데 국내 메인 항만인 부산항을 포기한다는 것 자체가 결국 이 설을 사실로 입증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고는, “과거 CJ대한통운이 신선대를 차지하기 위해 지분을 매입했지만, 결국 운영권을 확보한지 6년만에 부산항에서 자리를 내놓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CJ대한통운측은 허치슨과 신선대 통합은 협의 중이며, 부산항에서 터미널 운영을 못하더라도 전체 항만사업을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허치슨과의 통합은 협의 중에 있다”고 밝히고는, 항만사업 포기와 관련해서는 “우리가 운영하는 항만이 부산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인천이나 평택, 목포 등 전국 17개 무역항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이 사안을 가지고 그러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현 양사 지분구조>

신선대 

자성대
CJ대한통운
67%
허치슨 100%
KCTC
13%
국보
12%
한진
5%
동부익스프레스
2%

 

 
<흡수 통합 후 합병법인 지분>

 

 
신선대+자성대
허치슨
70%
CJ대한통운
13%
KCTC
6.5%
국보
6%
한진
2.5%
동부익스프레스
1%

 

 
저작권자 © 데일리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