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부답(黙黙不答)’

CJ대한통운의 지침인 듯하다. 무엇을 물어봐도 “확인 후, 연락을 주겠다”는 말만 반복한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연락해 오진 않는다.
자신들에게 불리하다 싶으면 말이 없다. 지난 1년 가까이 기자는 확인을 요청했지만, CJ대한통운(이하 CJ)은 답변이 없다.

가장 최근인 지난 14일. 기자는 CJ측이 불법 리베이트를 동원해 중소기업의 물량을 빼앗아 간다는 내용을 담은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를 내보내기 전 CJ측에 확인했지만, 역시나 “확인해보고 연락을 주겠다”고는 말이 없다. 관련내용이 보도됐지만, 그 어떤 언급도 없다.

그런데 어쩌나, 이번에는 그들의 영업행위에 불법적 요소가 포함됐다. 때문에 기자는 생각했다. ‘최소한 어떤 해명은 내놓겠지’라고. 하지만, 이 대단한 기업 CJ는 불법 의혹 앞에서도 의연하다. 2주째 묵묵부답인 것이다.

이는 대충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지난 1년여 간 CJ는 저단가를 무기로 택배시장을 휘저었다. 경쟁사에서 빼내온 물량은 넘쳐났고, 이를 처리하기 위해 택배기사들은 밤낮 가리지 않고 골목을 누벼야 했다. 그 결과 CJ의 시장점유율은 44%에 달했고, 머지않아 50%까지 치고 올라 갈 기세다. 이러한 성장의 이면에는 단가 후려치기 전략이 있었다.

저단가 전략은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제지할 방법은 없다. 그렇지만, 물량을 빼오기 위해 지원금 명목의 뒷 돈을 줬다면 이는 명백한 불법이다.

본지는 CJ의 성장 이면에 리베이트가 일부분 활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때문에 제기된 의혹에 대해 그들은 반드시 해명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말이 없다.

사실이 아니라는 건지, 사실이기 때문에 할 말이 없다는 건지. 아무튼 그들은 말이 없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여전히 CJ의 저단가 물량 빼오기 전략은 진행 중이다. 마치 ‘누가 뭐라고 하던 갈 길을 가겠다’는 듯 당찬 행보다. 참으로 거침이 없다.

아무리 대담한 기업도 법의 테두리를 넘어서는 안 된다. 의혹이 제기됐으면 해명을 해야 한다. 숨죽여 있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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