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BIT·CJ대한통운만 합병 협약 체결

-추후 BPA 및 근해선사 자금 투입도 불투명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부산북항 통합작업이 반쪽짜리 통합으로 귀결될 전망이다. 허치슨과 동부익스프레스를 제외하고 감만(BIT)과 CJ대한통운만 합병하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23일 부산북항 4개 운영사 중 CJ대한통운이 운영하고 있는 신선대(CJKBCT)와 장금상선의 감만부두만 합병 계약을 체결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23일 “오늘 신선대와 BIT 양사가 합병 협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분구조를 명시한 주주협약은 아니며, 민간에서의 합병 체결이라서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말했다.

당초 해수부와 부산항만공사(BPA)는 부산신항으로 물량이탈 현상이 가속화되자 경영사정이 악화된 북항 운영사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항 4개 운영사를 모두 통합하고 BPA와 근해선사 10여개사가 지분을 참여해 운영하는 안을 마련했었다.

하지만, 정부의 통합계획이 나온지 불과 두달 후, CJ대한통운이 허치슨에 신선대부두 매각을 추진한데다, 차이나쉬핑에 20%에 달하는 지분을 주당 1원에 헐값매각하는 등 통합작업을 더디게 만들었었다.

게다가 허치슨으로 매각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비난여론이 번지면서 매각이 무산되자, 서로 지분구조를 놓고 싸우는 등 통합작업에 난항을 겪어왔다. 결국 현재 매각작업이 진행 중인 동부익스프레스와 통합 법인 지분구조에 큰 이견을 보인 허치슨은 통합에서 빠졌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BPA의 통합 후 지분구조 계획에 불만을 품은 허치슨이 지난달 중순께 참여하지 않겠다고 통보했었다”며, “허치슨도 허치슨이지만 CJ대한통운이 차이나쉬핑에만 지분을 넘기지 않았어도 이렇게까지 꼬이지는 않았을텐데 안타깝다”고 전했다.

통합작업이 반쪽짜리로 출범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당초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던 근해선사와 BPA의 자본금 납입 역시 불투명해졌다. 양측의 통합법인 자금 투입에 대한 명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당초 계획은 BPA가 통합법인에 참여해 한국형 GTO를 만드는 것이었고, 근해선사는 1개사의 항만 운영권 독점이 우려스러워 지분을 확보하려했던 것이었다”며, “2개사만 통합할 시, 한국형 GTO가 만들어질지 의문인데다, 근해선사들은 터미널 운영권을 독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참여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따라서, 이번 통합작업에 최종적으로 2개사만 참여한다면, 통합 효과가 사실상 없어 지난 1년여간 허송세월만 보냈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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