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얼라이언스 입찰에 현 요율보다 낮게 써내 낙찰

-항만업계, “물량 급감 예상에 요율 올려도 시원찮을 판인데”
-“북항 요율 망가진거 보고도 아무대책 없는 BPA” 비판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PNC가 부산신항에서 디(THE)얼라이언스 물량을 낙찰받았지만, 그동안 조금씩 안정세를 찾아 온 하역요율이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산항이 한진해운 여파와 얼라이언스 재편에 따른 기항 항차 감소로 물동량 급감이 예상되는 가운데, PNC의 이번 저가 낙찰은 관련업계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항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께 진행된 디얼라이언스 물량 380만TEU에 대한 부산신항 터미널 기항지 입찰에서 PNC가 현 요율보다 다소 낮은 TEU당 6만 5,000원 가량을 써내 낙찰받았다.

PNC는 기존 기항하던 2M과의 계약이 지난달말부로 종료된대다 신규 계약을 따내지 못해 급한 마음에 부랴부랴 뒤늦게 디얼라이언스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은 하역요율을 로컬물량 20피트(TEU) 풀컨테이너 기준으로 6만 원~7만 원 사이의 가격을 써냈으며 이중 PNC가 가장 낮은 6만 5,000원을 써냈다. 이 금액은 현재 부산신항에서 처리하고 있는 금액보다 다소 낮은 금액이다.

부산신항의 한 터미널 관계자는 “PNC는 당초 디얼라이언스 입찰에 들어오려고 하지도 않았고 준비도 없었다”며, “그러다가 2M과 연장계약이 잘 안되니까 급하게 준비도 없이 입찰에 참여해 기존에 받던 수준보다 낮은 가격으로 낙찰받았다”고 전했다.

이같은 PNC의 파격적인 행보로 최근 몇 년간 조금씩 올랐던 부산신항의 요율 정상화에 제동이 걸렸다. 부산신항은 최근 5년간 매년 1.5% 가량 하역요율이 인상되면서 정상궤도에 진입하고 있었으나, 이러한 요율 정상화가 기반도 다져지기 전에 하락세로 접어들 위기에 처한 것이다.

게다가 한진해운 사태와 맞물려 올해 4월부터 얼라이언스 재편으로 부산항 기항 선박이 감축되고, 신항 2-4단계와 2-5단계 개발도 지속적으로 진행되면서 부산북항의 하역요율 인하 악몽이 신항에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산신항 관계자는 “신항에서 어떻게 올려놓은 요율인데 PNC에서 낮은 요율을 써내는 바람에 이제 요율이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우려했으며, 항만업계 관계자도 “부산신항이 장사가 잘 된다고 소문났지만, 한진해운이나 현대상선처럼 기존 선사 베이스로 있던데나 그랬지, PNIT같은데는 누적적자가 몇백억 수준인데 이제 장사 좀 해보려는 상황에서 PNC가 망쳤다”고 비판했다.

부산신항의 또다른 관계자는 “한진해운 사태로 한진해운이 다수 처리해왔던 물량이 사라진데다, 얼라이언스 재편으로 기존 부산항에서 17개 항로 정도가 빠질 예정이라 올해부터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정부와 BPA는 2-4단계, 2-5단계를 내년이나 내후년에 개장하겠다고 개발을 하고 있는데, 이러다 북항꼴 나게 생겼다”고 걱정했다.

이어 “북항도 한 곳에서 다른 곳보다 낮게 요율을 책정하면서 요율이 곤두박질쳤고, 결국 정부가 나서서 북항운영사 통합이라는 카드를 빼들었는데 그마저도 안되고 있지 않냐”며, “생각할수록 답답하고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항만업계는 신항이 북항과 같은 길을 걷지 않기 위한 강력한 방지책을 마련해놓지 않은 BPA와 해양수산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미 북항의 요율하락으로 여러차례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았음에도 아무런 방지책을 마련하지 못한채 신항에서 PNC가 요율을 끌어내리고 있어도 수수방관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여러차례 북항의 요율하락으로 국감에서 지적이 됐음에도 아직까지 시장경제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에 대해 아무런 제재가 없다”며, “북항에서 요율하락으로 결국 CJ대한통운이 적자나는 신선대를 허치슨에 매각하려고까지 했고 그거 막는다고 그 고생을 했으면서 (BPA와 정부가) 그새 잊었나보다”고 비판했다.

이어 “신항에서 요율이 하락하면 GTO들은 본사 자금력으로 버티면서 누구하나 망하기를 바라겠지만,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GTO만큼의 충분한 자금력이 안되는 국적 터미널인 한진이 될 것”이라며, “국적선사 한진해운도 못지킨 정부가 부산신항의 한진터미널이라도 지키려면 요율하락 주범에 대해 강한 패널티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디얼라이언스는 PNC가 부산신항 신규 기항지로 낙찰된지 2주 가량이 넘었음에도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PNC를 선정했다고 공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신항 관계자는 “PNC가 낙찰된지 한참이 지났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PNC를 선정했다고 발표하지 않아 업계에서 의아해하고 있다”며, “계약이 무산될 것같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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