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L 부인에도 인수설 확대

-인수시 현대상선, 얼라이언스 재진입 난망 우려

▲ 출처-코스코 홈페이지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중국의 유일 원양 컨테이너선사인 차이나코스코쉬핑이 다음 M&A 타겟으로 싱가포르 선사인 PIL을 주시하고 있다. 양사는 부인하고 있지만, 결국 M&A가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M&A설을 부인해왔던 선사들이 결국 M&A를 성공했었다는 점을 들며, M&A 성공시 현대상선의 얼라이언스 재진입이 더 멀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해운·항만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선사인 PIL(Pacific International Lines)이 최근 중국선사인 차이나코스코쉬핑의 다음 M&A 대상이 될 것이라는 업계의 예측에 대해 일단 손사레를 쳤지만, 해운업계는 결국 양사간 M&A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PIL은 6월 기준으로 선복량 37만 2,000TEU의 세계 12위 컨테이너 선사로 동남아항로와 아프리카 일부 노선에 강점이 있다. 이 회사는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전 원양 ‘컨’선 시장에 완하이라인과 공동 진입을 시도해 무산됐지만, 최근 1만 8,000TEU급 선박 12척을 발주하는 등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만약 코스코가 PIL을 삼킨다면, 선대규모 211만TEU로 확장돼 3위인 CMA CGM과 간격이 좁아질 수 있다. CMA CGM의 선대규모는 6월 기준 231만 7,000TEU로 확인됐다.

PIL은 코스코와 M&A설이 제기된 이후 일단 부인은 하고 있지만, 국내외 관련업계에서는 결국 코스코에 합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이유로 ‘컨’선 시장에서 M&A설이 제기된 이후 당사자들이 관련내용을 부인했음에도 결국 M&A가 이뤄졌던 전례가 많은데다, 현 중국 정부의 해운정책이 대형선사로의 집중 현상이 강하기 때문이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여지껏 글로벌 ‘컨’선 시장에서 M&A설이 제기된 이후 실패한 적이 없었고 PIL은 현재 시장에 나오는 마지막 매물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대다수 전문가가 예상하고 있다”며, “거론되는 현대상선이나 양밍, 짐(ZIM)라인 등이 국가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PIL은 순수 민간자본이라는 점도 인수설에 불을 지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이 홍콩이나 싱가포르를 하나라고 보는 시각이 크고 싱가포르 정부도 APL을 CMA CGM에 넘긴 후 해운을 포기한 상황인데다, 중국 정부 측에서 M&A에 국가전략적으로 개입을 한다면 싱가포르 정부 입장에서 PIL을 넘기고 얻을 이익이 많을 것”며, “싱가포르항의 떨어지는 물동량에 대해 코스코에서 담보를 해줄 수도 있는 등 실익을 따지겠지만 결국은 코스코의 M&A가 성공하리라 본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중국이 OOCL을 인수했을 때 OOCL이 매각을 할 정도로 어렵지 않았지만,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서 M&A를 주도했고 국가주석이 최종 사인을 하러 홍콩에 직접 가지 않았느냐”고 반문하고는, “현 시진핑 정부가 일대일로라는 정책을 펴면서 해운을 키워야 했기 때문에 누가봐도 불가능할 것 같은 코스코와 차이나쉬핑을 합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 일대일로 정책이 시진핑 정부의 권력 유지를 위한 정책이라는 시각이 큰 상황에서 한진해운 파산 이후 해운에 조금만 더 투자하면 시황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PIL 내부적으로 현재의 적자가 충분히 커버되는 수준이지만, 중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나선다면, 또 중국 정부 자체가 해운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PIL 인수를 성공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문제는 코스코가 PIL 인수를 성공할 경우 부산항과 현대상선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코스코의 시장 지배력이 아시아 전체를 아우를 경우, 동북아권의 환적화물 이탈과 현대상선의 원양 시장 재진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언이다.

해외 항만업체 관계자는 “PIL 인수 목적은 아시아권 내에서 시장을 완전 장악하기 위함인데, 그렇다면 코스코에서 마음먹기에 따라 물량을 자유자재로 항만에서 집결할 수 있다”며, “환적항을 옮길 정도로 능력이 되고 특히, 싱가포르와 홍콩, 상하이가 지도상 일직선이라는 지리적 이점이 있기 때문에 이를 어떠한 방식으로 든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부산항 물량 이탈은 시간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련업계 관계자도 “PIL은 아시아권에서도 중동이나 인도를 비롯해 아프리카까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선사인데 이를 코스코가 먹는다면 아시아착발 물량 점유율이 높아져 시장을 완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대일로 정책 등을 미뤄 예상해본다면 머스크와 코스코가 동서양을 나눠 움직일 수 있고 이 선사들이 독자적으로 시장을 양분하지 않을까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얼라이언스가 의미없을 수도 있고 또다른 판도가 형성될 수도 있을텐데 이에 반해 현대상선에 대해서는 어떠한 대비가 없다”며, “코스코의 시장 지배력 강화 이후, 한국 정부가 현대상선에 대한 입지나 원양선사 재진입에 대한 확실한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고작 KSP같은데 힘을 빼고 있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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