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도크검사나 각종 환경 및 안전점검을 위한 수리조선소는 부산항 기항 여부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부산항에 수리조선소를 설립한다면, 이는 부산항의 경쟁력을 끌어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 해운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대형 수리조선소에 대한 필요성과 이에 대한 기대효과를 설명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대형 수리조선소의 부재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전 몇몇 국적선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토해양부에 부산 신항 수리조선소 사업의향서를 제출했지만, 금융위기로 중단됐다.

최근 선주협회는 대형 수리조선소 설립관련 요청서를 재차 국토부에 제출했다. 그만큼 대형 수리조선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는 소형 선박 수리조선소는 많지만, 2만t 이상 대형 수리조선소는 전무하다. 국적 외항선 900여 척 중 국내 수리가능선박은 단 50척에 불과하다. 나머지 선박들은 수리조선소를 찾아 베트남이나 중국, 싱가포르로 가야만 한다.

심지어 국내 빅3 선사 중 한진해운(지난 2009년 중국 시노장항그룹, 순화해운과 일본 K-Line 합작으로 수리조선소 설립)을 제외하고는, 현대상선과 STX팬오션도 중국 조선소를 이용할 정도다.

현실이 이러한데 국내에 대형 수리조선소가 존재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무엇일까.

바로 민간에서 운영하기에는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조선소는 도크 등을 설치해야 하므로 공해상을 같이 사용해야 한다”며 “여기에 높은 인건비 등의 문제로 이익이 남지 않기 때문에 수리조선소들이 신조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미포조선이 지난 2005년 수리조선소에서 신조로 전환한 마지막 사례라 할 수 있다.

대형 수리조선소는 필요하지만,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에 민간이 독자적으로 조선소를 건립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반해 일본이나 홍콩의 경우, 우리나라와는 달리 수리조선소가 잘 운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보다 GDP가 높은 홍콩이나 일본같은 나라는 악조건에서도 수리조선소를 잘 운영하고 있다”며 “이는 정부지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항만 물동량과 수리조선소 존재 여부가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이를 정부에서는 방관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5위권인 부산항의 경쟁력이 최근 일본이나 중국에 밀리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일부 학계에서는 옆나라 일본으로 가는 물량을 끌어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부산항에 대형 수리조선소가 없다는 것은 주요 선사들이 일본으로 기항지를 돌리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대형 수리조선소 설립은 부산항으로 물동량을 끌어올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수리조선소 설립에 대해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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