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추진단, “집배원 연간 노동시간, OECD 노동자 보다 982시간 많아”

 집배원들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745시간으로 OECD 회원국 평균(1,763시간)보다 982시간 긴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고광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 추진단장이 기자회견장에서 노동조건 실태조사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로그 = 오병근 기자] 집배원들의 연간 노동시간이 연평균 2,700시간이 넘어섰으며, 이는 OECD 회원국 평균인 1,700시간에 비해 약 1,000시간이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정사업본부는 이 같은 결과에 따라 집배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집배원들의 사망사고가 사회적인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집배원 노동시간이 연간 2,745시간이고 장시간 및 중노동에 따른 만성적 질환과 사고 위험, 직무스트레스 등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우정사업본부는 인력 증원, 안전보건관리시스템 구축, 노동강도 완화 등을 위한 제도 개편 등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정사업본부 노‧사와 민간전문가 등 10명으로 구성된‘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이하 기획추진단)’은 22일 광화문우체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집배원들의 노동시간, 건강상태, 직무스트레스 등 노동조건 실태를 발표하고, 7대 정책분야 38개 핵심 추진과제를 권고했다.

이날 기획추진단이 발표한 노동조건 실태를 보면 지난해 기준 집배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2,745시간으로, 우리나라 임금노동자 평균(2,052시간)보다 693시간, OECD 회원국 평균(1,763시간)보다 982시간 긴 것으로 나타났다.

우체국(총괄국) 단위로 볼 때 연간 노동시간이 3,000시간이 넘는 곳이 13곳(1,388명)으로, 조사대상 집배원(우정‧별정직, 상시계약 등 총 1만 6,484명)의 8.4%를 차지했다. 특히, 배달물량이 집중되는 설과 추석 등의 명절 특수기 평균 노동시간은 주당 68.0~69.8시간이었다.

이 결과, 최근 10년 동안(2008-2017년) 총 166명의 집배원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주요 사망원인은 과도한 업무량과 스트레스와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이들 집배원들의 직무스트레스 수준은 소방공무원, 임상간호사, 공군조종사, 원전종사자 등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업무량이 많음을 의미하는 직무요구도, 작업환경의 열악함을 나타내는 물리환경 영역의 점수가 비교집단 중 가장 높았다.

기획추진단은 이 같은 노동조건 실태를 바탕으로 지난 1년여 논의를 거쳐 ▲인력증원 ▲토요근무 폐지 ▲안전보건관리시스템 구축 ▲집배부하량시스템 개선 ▲조직문화 혁신 ▲업무완화 위한 제도개편 ▲서비스 질 향상 위한 재정 확보 등 7대 정책권고안을 발표했다.

특히, 과중노동 탈피와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집배원 2,000명의 정규직 증원 필요하고, 이를 위해 우선 내년까지 정규직 1,000명을 증원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7대 정책권고안 발표와 함께 기획추진단은 ‘이행점검단’을 구성 및 운영키로 했으며, 집배원들의 노동조건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7대 정책권고안’ 이행실적을 면밀히 평가할 계획이다.

노광표 단장은 “매년 20명에 가까운 집배원들이 목숨을 잃는, 반복되는 사망재해의 원인을 찾고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해 왔다”며 “권고안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공감대 형성과 노동조합들의 지지와 협력, 우정사업본부의 집행력 등이 뒷받침돼 집배원들의 노동조건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과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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