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 전담 근해협의회도 이틀 연속 조사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지난해 말 몇몇 컨테이너 선사에 대해 운임담합을 이유로 압수수색을 벌였던 공정거래위원회가 7일부터 현대상선을 시작으로 또 압수수색을 전격 단행했다. 이번 조사에선 국적선사 뿐만아니라 머스크를 비롯한 외국선사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연휴 직후인 7일 현대상선을 비롯해 범주해운과 외국적선사 5곳을, 8일에는 고려해운과 팬오션을 비롯한 국적선사 4곳 등 총 11개 선사를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인 오늘도 컨테이너선사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지난 연말 첫 압수수색 당시 조사를 받지 않았던 한국선주협회 산하 근해협의회(한일항로 전담)도 7일과 8일 이틀간 강도높은 압수수색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을 받은 한 업체 관계자는 “공정위가 첫날인 7일 현대상선과 범주해운, 외국선사인 코스코(COSCO), 양밍, TS라인, 머스크(MCC), 완하이를, 8일에는 고려해운과 팬오션, 천경해운, 남성해운 등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고 들었다”며, “근해협의회는 조사할 자료가 많아서인지 이틀 연속 방문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같이 공정위가 국내외 할 것없이 컨테이너선사를 대상으로 대규모 압수수색을 벌인 이유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는 지난 연말 진행했던 일부 컨테이너선사들의 운임담합 관련 압수수색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연말에 진행했던 공정위 조사에 대해 추가적인 조사가 있을 것이란 이야기가 계속 있었는데, 연휴 직후 급습한 것 같다”며, “조사 과정에서 선사들이 운임담합 이유로 물류사인 A사 때문이라고 반발하자 A사도 압수수색을 하는 등 최근 진행된 일련의 조사들이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공정위가 외국적선사로까지 칼끝을 겨눴지만, 실제로 이들 업체들에게 제제를 가할 수 있을진 의문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5곳의 외국적선사들이 한중항로에 대한 담합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측 화주들이 해당 혐의 입증을 위한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도 있어 만만한 결국 국적선사들에게만 제재를 가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번 조사 전부터 머스크나 코스코를 비롯한 중국쪽 관련된 외국선사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이 경우 중국측 화주들에게 자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결국 외국선사에겐 제대로 된 조사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 아니냐”면서, “외국선사는 시늉만 하고 만만한 국적선사만 다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고 말했다.

이어 “해운재건 정책 핵심이 컨테이너선사들에 대한 지원인데,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이번 기회에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영업하는 외국선사에 대해선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만만한 자국선사만 쥐잡는다는 반발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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