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로그 = 오병근 국장] 실·국장급 인사 문제로 해수부 안팎이 시끄럽다. 문성혁 장관 취임 이후 첫 인사라는 점도 있지만, 아무래도 가장 큰 관심사는 K대 출신 인사들의 거취 문제라 할 수 있다.

해수부는 지난 10년 가까이 특정 대학 출신 인사들이 주요 보직을 독차지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국장급 인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보직은 기획조정실장과 해운물류국장이라 할 수 있다. 힘이 센 부서이기 때문이다. 최근 K대 출신 인사들은 이 두 자리를 장악해 왔다. 특히, 해운·물류·항만업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해운물류국장 자리는 사실상 독점해 왔다.

물론, 일 잘하고 능력이 있으면 되지, 특정대학 출신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 중앙부처에 특정대학 출신 인사가 장기간에 걸쳐 마치 로테이션 하듯 돌아가면서 요직을 나눠먹는 것은 분명 문제가 된다. 같은 대학 출신들의 ‘우리끼리 문화’는 조직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현재 해수부 내에서 K대 출신 인사들은 차관, 기조실장, 해운물류국장 등이다. 전임 장관이 K대 출신이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문 장관 이전에는 장관, 차관, 기조실장, 해운물류국장 자리가 모두 K대 출신 인사들로 채워졌었다. 인사편중 현상이 유래가 없을 정도다.

중앙부처 고위직을 특정대학 출신이 장악하게 되면 정부의 힘이 필요한 일부 업체도 같은 대학 출신 인사들로 채워진다. 아마도 그들만의 커뮤니케이션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중앙정부의 편중된 인사가 위험한 또 다른 이유이다.

그렇다고 K대 출신 인사들을 무조건 요직에서 배제해서도 안 될 것이다.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단지, 조직 내 구성원들에게 똑같이 기회를 주고, 능력이 있는 인사들은 특정 대학과 상관없이 기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K대 출신 인사들이 일을 잘 못했다는 것도 아니다. 이는 일을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K대 출신이 아닌 인사들에게도 골고루 기회가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건전한 경쟁을 통한 조직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공무원들은 늘 “일은 조직이 하지, 개인이 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한다. 특정 파벌이 아니라, 조직 내 구성원 간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다.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다. 싫든 좋든 이번 인사를 통해 문성혁 장관의 리더십은 시험대에 올랐다. 관련업계는 학자 출신인 문 장관이 조직을 장악할 수 있는지, 이번 인사에서 고스란히 드러날 것이라고 한다. 해운·물류·항만업계의 눈이 문 장관에게 쏠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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