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만공사(BPA)는 어제(9일) 본지가 보도한 기사를 ‘악의적인 거짓기사’라고 규정, 별도의 설명자료를 만들어 자사 출입 언론사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우선, BPA측의 이러한 행위에 심각한 유감을 전한다. 물론 언론 보도가 날조된 거짓기사라면 당연히 이에 대한 반박을 하는 것은 기업의 권리이다. 하지만, 사실에 기반한 기사를 자사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이를 매도해선 곤란하다.

본지는 지난 9일 ‘부산항만공사는 DP월드 대변인(?)’이란 제하의 가십성 기사를 게재했다. 해당 기사에서 해운항만업계 일각에서 BPA가 아랍에미레이트 기업인 DP월드(Dubai Port World)가 대주주로 있는 PNC의 대변인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본지는 기사 제목에서 ‘BPA가 DP월드의 대변인(?)’이라는 물음표를 사용함으로써, 업계에서 이러한 비판이 일고 있다는 내용을 전달했을 뿐, ‘BPA가 DP월드의 대변인’이라고 확정짓진 않았다. 이는 보는 시각에 따라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분명 뉘앙스적인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본보는 이번 BPA의 업무방식에 업계 일각에서 이러한 시각도 존재한다는 점을 보도한 것이다.

어떤 한 사안을 놓고 사람들의 시각은 모두 다를 수 있다. 때문에 BPA측이 본보의 해당 기사를 ‘악의적’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할 말은 많지만 따지고 싶진 않다. 이는 다분히 주관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다만, 해당기사를 악의를 갖고 보도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히 한다.

문제가 되는 부문은 ‘거짓 기사’라고 매도를 한 것이다. BPA측이 ‘거짓 기사’라고 규정했을 때에는 어떤 것이 사실이 아닌지, 객관적인 부문을 반드시 언급했어야 한다. 때문에 어떤 내용이 사실이 아닌 거짓인지, BPA측이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지난 6일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소속 선박이 PNC 부두에 충돌했고, 본지가 사고 관련 내용을 단독보도 했다.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자 PNC부두(부산신항 2부두)측의 주장이 담긴 보도관련 자료를 BPA측이 대신 각 언론사에 전달했다. 이것이 팩트인 것이다.

본지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대해 관련업계에는 이러한 시각도 있다는 점을 가십성 기사로 보도한 것이다.

이에 대해 BPA는 지난해 5월부터 터미널 홍보담당자가 참여하는 ‘부산항 홍보협의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부 운영사는 BPA 홍보부를 통해 자사 홍보자료 발굴 및 배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본지 확인 결과, ‘홍보협의체’가 운영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해당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운영사 관계자들은 ‘협의체’의 성격에 대해 “그런 일을 하는지 전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A사 대표는 “해당 협의체에 우리 회사 영업직 직원이 참여한다. 지금까지 2~3번 회의를 했다는데, 주로 각사의 물량유치 및 물량분석 등에 대해 논의하고, 보도자료를 BPA가 대신 발송해 주는지는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B사의 대표도 이에 대해 “처음 듣는 이야기로, 전혀 모르는 내용”이라고 생소해 했다.

실제로 본지가 지난해 5월 이후 10일 현재까지 BPA가 각 언론사에 발송한 1년치 보도자료를 분석한 결과, 운영사의 보도자료를 BPA측이 대신 전달해 준 사례는 이번이 유일한 것으로 파악된다. 만약, 이러한 사례가 있었다면 알려 달라. 확인이 되면 내용 수정을 할 것이다. 사실 이 내용도 그렇게까지 문제를 삼고 싶진 않다.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운영사 중 확인이 가능한 업체는 보도자료를 대신 배포해 주는지 전혀 몰랐다고 하지만, BPA측은 ‘협의체’에서 그런 일을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이렇듯 서로간의 생각과 가치관의 차이가 있으니, 주관적 요소가 다분한 부문에 대해선 따지고 싶진 않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짚어야 겠다.

도대체 본지가 보도한 해당 기사의 어떤 내용이 ‘거짓’이라는 것인가. 이는 ‘사실 보도’만을 추구해온 본지의 명예를 매우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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