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대비 지난해 부산항의 실제 물동량 성장률은 1%대 수준이며, 이마저도 공컨테이너 물량 증가분을 제외한다면, 물동량은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물동량 증가 동력이 사라진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는 미·중간 무역 협상 타결로 물동량 증가를 예상했으나,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운 주요 전망들이 줄줄이 하향 조정되는 등 해운업에 또다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바이러스의 장기화로 세계 경제불황이 3분기까지 이어진다면 해상무역 톤마일 성장세는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 전망도 나왔다.

클락슨은 컨테이너 시장의 경우, 평상시 광범위한 세계 경제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로 인한 소비자 활동의 둔화가 컨테이너 무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세 예상에 실제 선석당 하역능력도 차이 커

2016년 9월 발표된 ‘제3차 전국항만기본계획’상의 부산항 물동량 전망치와는 달리 지난해 부산항 실제 물동량 성장률은 1%대 수준이었고, 올해 물동량도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3대 얼라이언스들은 지난 1분기동안 중국 내 코로나 발발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감편·감선(blank sailing)을 실시했으며,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4월부터는 미국과 유럽도 물동량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 추가적인 감편·감선을 결정했다. 이로 인해 부산항도 1분기 중국항만의 정체를 피하기 위한 선사들의 우회책으로 반짝 반등했던 물동량이 4월부터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올해 물동량도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하며 기존 3차 항만계획 물동량 전망치에 최소 300만TEU가 부족한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3차 항만기본계획의 기본 가정이었던 KMI(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선석당(400m) 처리 물량은 65만TEU였으나, 실제 운영업체들의 물동량 처리 능력은 선석당 90만TEU를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즉, 현재 부산항은 신항에서만 공시하역능력보다 약 581만TEU 더 많은 물량을 처리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2023년 2-4단계와 2-5단계가 운영을 시작하면 부산신항의 총 하역 능력은 약 2,166만TEU로 공시 하역능력보다 추가로 712만TEU의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다.

-줄어드는 물량, 높아진 하역능력, 늘어나는 터미널 운영사

앞서 언급했듯, 펜데믹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인한 물량감소, 저성장 기조로 인한 경제 급반등의 어려움, 그리고 선석당 실제 하역능력의 증가로 부산항은 현재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황에 처해있다.

해수부는 물량 나눠먹기로 인한 하역료 덤핑을 막기 위해 2-5단계 우선협상 운영사인 HPT(BPT+HMM 컨소시움)에 물량 조달계획서를 받았다. 이 계획서에 따르면, PNC(부산신항 2부두)로부터 100만TEU를 가져오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고 한다. 이에 업체 선정 위원회에서 유예기간을 몇 개월 줄 테니 기존 신항 터미널에서 물량을 빼앗아 오는 방법이 아닌 진짜 물량을 창출할 수 있는 내용으로 다시 제출을 요청한 상황이라고 한다.

새로 개장하는 터미널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TEU당 6만8,000원의 요율을 받아야 하는데, 현재 북항에서 TEU당 요율은 3만 원 수준으로 북항에서 물량을 끌어오는 것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북항에 잔류 중인 피더·인트라 아시아 선사들이 비싼 요율 내어가며 신항으로 와야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항만기본계획 예상치에 한참 못 미치지는 부산항의 물동량, 단순히 터미널 개발 논리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어처구니 없는 공시 하역능력, 게다가 시장환경의 변화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계획된 개장 일정을 위해 목숨을 걸고 전진하는 정부 및 공공기관.

이렇게 아무런 대책도, 고민도 없는 상태에서 2-4단계, 2-5단계를 개장하게 된다면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물동량에 운영사간 치열하게 경쟁을 하는 곳에 기름을 붓는 격이 아닌가(물량부족은 사실 운영사들은 개장 이후에도 끊임없이 기술적으로 선성당 처리능력을 향상시키고 선진운영기법을 도입했기 때문에 생산성이 향상된 것이다)

불과 2주 전 광양에서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유치를 위한 입찰에서 TEU당 2만 원짜리 요율로 물량을 유치했다는 기사가 있었다. 자 이제 곧 있으면 부산항에서도 2~3만 원대 요율표가 생겨나지 않겠는가. 이것이 진정한 국부 유출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부산에서 독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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