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인터뷰] 김성원 해수부 항만물류투자협력과장

해양수산부의 해외항만개발 사업은 항만투자협력과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다. 2008년 이후부터 꾸준히 우리기업의 해외항만개발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데 전세계 인프라시장이나 항만개발이 과거 단순도급형에서 PPP(Public Private Partnership)사업으로 변화하면서 PPP사업의 성공사례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김성원 항만투자협력과장은 “성장가능성 높은 터미널에 투자하는 APMT사의 도전정신을 국내 기업들이 배웠으면 한다”며, “개발 후 운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PPP사업의 성공사례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 해수부 항만투자협력과를 소개해달라.

- 해양수산부 항만투자협력과는 민간 자본을 유치해 국내 항만 시설을 확충하고, 국내 기업들의 해외항만개발사업 수주를 지원하는 것을 주 업무로 하고 있다.

지난 1994년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이 시행된 이후 국내 총 17개 민자 부두가 개발됐고, 16개소가 운영 중에 있으며 1개소가 건설 중에 있다. 또 항만 이용자의 편익을 제고하고 항만의 활용성을 높이고자 민간자본을 유치해 항만배후단지를 조성,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2009년부터 개발도상국의 항만기본계획수립과 항만건설 타당성조사 실시를 지원하는 해외항만개발지원사업을 수행 중이다. 해외 항만에 대한 타당성조사 등의 비용을 지원함으로써 기업입장에서는 초기 진출에 소요되는 투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조사 과정에서 상대국 정부와의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향후 항만개발사업을 수주하는데에도 일조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선진항만기술 전수 등 개도국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초청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해 주요 개도국 정부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구축, 향후 우리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데도 힘쓰고 있다.

▲ 해외투자사업과 관련해 가시적인 성과가 있다거나, 주력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 지난 2009년부터 우리 해수부는 해외항만건설 분야의 수주를 지원하고자 해외항만개발지원사업을 시행해 오고 있다. 동 사업의 시행을 계기로 총 3건의 수주 성과가 있다.

2008년 투르크메니스탄의 ‘투르크멘바시항 현대화사업 타당성 검토 및 기초자료조사’ 사업을 해외항만개발지원사업을 통해 지원했고, 이를 계기로 2011년 약 1억3,000만 달러 규모인 투르크멘바시 해군기지내 수리조선단지 건설사업을 수주했다. 또 2012년 해수부가 지원해 진행된 ‘알제리 항만개발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조사용역’은 2014년에 약 2억3,000만 달러 규모의 알제리 젠젠항 컨테이너터미널 건설사업을 수주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줬다. 방글라데시는 2018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진행된 ‘방글라데시 항만개발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검토’ 사업을 통해 쌓은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파이라항 개발 설계감리 사업을 우리기업인 건화·대영·희림 3사 컨소시엄이 수주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 방글라데시 개발사업은 지난해 화제가 많이 됐었는데.

-지난해 4월 수주해 2022년 5월까지 3년간 진행되는 사업으로 세계 유수기업을 제치고 국내 건설엔지니어링사가 사업을 수주했다. 올해는 이들 기업들이 좀 더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특히, 방글라데시와는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이다. 방글라데시는 10%대에 가까운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이다. 하지만 현대화된 컨테이너 항만이 없어 물류 효율이 굉장히 낮은 실정이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 나라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치타공’의 컨테이너 항만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수부는 국내기업이 치타공 컨테이너항만 개발사업도 수주할 수 있도록 방글라데시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

▲ 기업들과 협력은 잘 되고 있나.

- 항만투자협력과는 여러 민자사업들을 담당하다 보니, 민간기업과의 관계가 특히 중요하다. 민간자본 유치, 민자항만의 원활한 운영, 해외진출 지원 등을 위해 민간기업들과 수시로 소통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접촉이 어려운 상황에서 영상회의를 최대한 활용해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 중이다.

해외항만사업의 경우, 리스크가 굉장히 큰 사업이어서 기업들이 진출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물론, 성급한 진출은 금물이지만 때로는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투자를 결정해야할 때도 있다. 우리나라의 주요 제조업이 진출해 있는 베트남, 향후 경제성장이 기대되는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는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하는 혜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해외 GTO 중의 하나인 APMT사는 다른 GTO들이 아시아, 유럽 등지에 집중할 때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 위험성이 따르지만 앞으로의 성장가능성도 큰 터미널에 투자해 지금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우리나라 항만물류기업들도 이러한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 해외항만투자사업 진출에 대한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한다면.

- 해외항만사업의 가장 큰 리스크는 불확실한 물동량이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화주와의 공동진출이 바람직하다.

일례로 지난 2009년 STX팬오션이 미국계 곡물회사 번지(Bunge), 일본계 종합상사 이토추(Itochu)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국 롱뷰항 곡물터미널을 개발했다. 총 사업비 2억 달러를 들여 미국 서부 최대 곡물 수출터미널을 개발한 것으로, STX팬오션은 번지사 곡물 수출의 해상운송물량을 전담함으로써 안정적인 물동량 확보가 가능했기 때문에 사업주로 참여했다.

비록 2013년 STX그룹의 유동성 문제로 출자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아쉬운 사업이 되었지만, 다른 기업들에게 해외진출의 좋은 선례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물동량 확보를 위해 국내외 제조기업 등 화주기업과 물류기업간의 협력이 아주 중요하다.

▲ 항만투자협력과장으로서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 항만투자협력과장으로서 PPP사업의 성공사례를 만들고 싶다. PPP사업은, 간단히 말해 재정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이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인프라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정부에서 민간기업에게 개발권을 보장하되, 개발은 민간기업 자본을 통해 진행하고 민간기업은 개발 후 운영을 통해 투입한 자본을 회수하고 이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전 세계 인프라시장은 단순 도급형에서 PPP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때문에 해수부는 건설사, 민간하역사 등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외 항만 사업에 진출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힘을 합쳐 해외 PPP사업을 수주하게 된다면, 향후 해외 항만 운영을 통해 선사에게도 큰 도움이 됨과 동시에 해외 거점 항만간의 연계를 통해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본다. 민간기업, 개도국 정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 좋은 성공사례를 만들어 나가도록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